한나라당 창당 13주년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보낸 축사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축하’를 위한 것이지만 말 속에 은근히 뼈를 심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나라당의 창당 13주년을 맞아 정진석 정무수석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 우리는 서울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서울회의는 세계경제의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과 IMF개혁 등 당면한 어려운 과제도 풀어냈다.
G20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성숙된 시민의식은 세계에 깊은 인상도 남겼다. 서울G20정상회의의 성공은 대한민국 국민의 성공이며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며 G20 정상회의에 대해 자화자찬으로 축사를 시작했다.
이어 “높아진 국격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정치문화를 조성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면서 “우리 사회 모든 부문이 선진화 되듯 정치도 선진화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뒤 “또 공정사회가 돼야한다. 대한민국이 선진일류 국가로 나아가는 길에 당원이 함께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축사가 최근 야권이 대포폰 등으로 대표되는 민간인 사찰 의혹과 김윤옥 여사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연루 의혹 등으로 청와대를 향한 정치공세의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견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동영상 축사에서 “그동안 숱한 어려움 속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당을 지켜온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 한나라당은 10년의 야당 생활을 마치고 국가를 운영하는 여당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안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큰 기회이자 위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우리가 국민에 대한 의무와 책무를 다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몇백년 정당이 될 수도 있고 국민에게 버림받고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뒤, “여당으로서 더 잘해 국민에게 인정받는 정당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