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화제> 전경련 어버이연합 스폰 의혹 진실게임

2016.04.26 08:55:13 호수 0호

정관계 관통 ‘큰 게이트’열린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보수시민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그 동안 청와대 등의 지시로 관제 데모를 한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 대표적인 민간경제단체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서 어버이연합에 억대 자금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어버이연합은 이 돈을 다시 탈북자단체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버이연합이 탈북자들에게 집회 동원을 위해 준 돈의 출처가 전경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 집회에 참여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에게 일당을 주고 동원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발단은 한 언론 보도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언론은 지난 11일 “어버이연합이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모두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를 열었고, 이때 일당 2만원씩을 주고 탈북자 1259명을 고용한 것을 ‘어버이연합 집회 회계장부’를 통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어버이연합 어떤 조직? = 어버이연합은 2006년 5월8일 설립된 보수시민단체로 ‘아스팔트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주로 60대 이상 노인들이 가입한 단체이다. 정치적으로 극우적 성격을 띠며, 집회 등을 통한 정치적 활동에 매우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반북, 매카시즘적 태도를 보이며, 고엽제전우회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수단체로 유명하다. 사무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의동에 소재하고 있다.

한 명이 20회 집회
40만∼50만원 수입

어버이연합은 정부정책등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이 일어날 때면 항상 보수정치세력의 입장에서 격렬하게 반대시위를 해왔다. 이들의 무조건적이고 극단적인 시위방식은 항상 반대 시위자들과의 충돌을 불러왔으며, 이로 인한 비난과 비판이 줄곧 이어져왔다. 이 때문에 대부분 노인들만으로 구성된 이 단체가 지속적으로 극렬한 정치적 시위를 지속하는 이유가 국내 보수계열 정치단체의 지원과 비호 때문이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왔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집권한 상태에서 경찰 등은 어버이연합의 시위가 폭력으로 번져도 이를 묵인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또한 이들의 정치적 시위가 항상 보수정당의 정책을 지지하거나 반대 세력을 규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정권에 의해 고용된 ‘알바’라는 주장도 사실은 이미 세간에 널리 퍼져 있다.


누구 지시 받고 움직였나
노인들의 박근혜 호위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기 중에 서울특별시가 2010년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의 ‘도시 빈곤층 무의탁 독거노인 점심 라면 및 도시락 제공’이란 명목으로 1100만원을 지원해 이러한 사실들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운영진은 누구? = 어버이연합은 크게 회장, 고문, 부회장, 공동대표, 사무총장 실무 국장 아래 20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회장은 심인섭씨가 맡고 있으며, 실무는 추선희 사무총장이 대부분 처리하고 있다.

심 회장은 정년퇴임 후 미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시민단체 활동을 했다. 추 사무총장은 과거 자유네티즌구국연합과 박정희 대통령 바로알기 등의 단체에서 활동했다.

세월호 반대 집회는 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일선에서 추 사무총장이 시위자를 모집하고, 그 밑으로 일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총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책 밑에는 지부장 6∼7명이 있다. 총책과 지부장은 모두 탈북자 출신이다.

돈 받고…
관제 데모 의혹

어떤 시위해왔나? = 어버이연합은 그간 집회·시위 때 화형식과 폭력 행사 등으로 종종 물의를 빚어 왔다. 어버이연합은 2010년 초까지 주로 북한의 핵 실험 반대, 한미 FTA의 비준 촉구 등의 시위를 전개해오고 있었다. 2011년 7월30일에는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와 관련해 영도조선소에서 집회를 갖는 3차 희망버스를 태종로에서 저지하고 버스 내에 난입해 승객 및 주변 행인들의 신분증 등을 검사했다. 이 과정에서 반발하는 승객과 몸싸움이 일어났다.

2011년 8월1일에는 반값등록금 집회에 반대하며 집회에 참여한 당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최고위원(현 국민의당 의원)에게 물병 등을 던졌으며, 2011년 8월2일에는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철회를 위한 농성장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에게 '골통을 부숴라'는 등의 폭언과 함께 우산 등으로 폭행을 했다.

이외 2013년에는 통합진보당 해체를 촉구하는 혈서와 삭발식을 진행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문재인 더민주(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의 정계 퇴진 등을 주장하며 화형식을 했다. 당시 야당과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합의한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당시 대표)도 화형식의 대상이 됐다. 또 그 동안 어버이연합이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규탄 집회에 대규모로 동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동원된 사람은 누구? = 일부 언론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탈북자들을 조직적으로 세월호 반대 집회에 동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어버이연합이 돈을 주고 집회에 동원한 탈북자들의 내역이 기록돼 있는 것이다. 장부에는 집회에 동원된 탈북자의 전체 수는 물론 개개인의 이름과 계좌번호, 지급된 일당까지 날짜별로 상세히 기록돼 있다.


어버이연합은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모두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때 일당 2만원을 받고 고용된 탈북자 수는 1259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지급된 돈은 모두 2518만원이다. 같은 기간 어버이연합이 참여한 집회는 102회로, 세월호 반대 집회가 약 40%에 이르고 있다.

세월호 반대 집회 알바 모집 역시 추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최고 윗선에는 추 사무총장이 아래 탈북자들을 모집하고 일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총책’이 있다. 총책 밑에는 지부장들이 있는데 탈북자들이 모여 있는 인천·광명·송파·가양·양천·상계·중계 등을 관리한다. 총책과 지부장은 모두 탈북자 출신들이 맡았다.
 

지도부가 집회에 동원할 인원수를 총책에게 전달하면 총책의 책임 아래 탈북자들을 모집한다. 장부에는 각 지역별로 동원된 인원도 집계돼 있다. 알바 동원이 상시화되면서 정산은 월말에 한꺼번에 이뤄졌는데, 많을 경우 40만∼50만원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한 사람이 한 달에 20회 이상의 집회에 고용된 것이다.

자금 어디서 나오나? = 한 언론은 추 사무총장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에 전경련 이름으로 2014년 9월, 11월, 12월 3차례 걸쳐 1억2000만원이 입금됐다고 보도했다. 언론이 자체 입수한 기독교선교복지재단의 2014년 계좌입출금 내역을 공개하면서 “이 계좌는 사실상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의 차명계좌”라며 “추 사무총장은 어버이연합의 조직 운영과 자금 관리를 맡고 있고 이 계좌에서 어버이연합 사무실 임대료 등이 지급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계좌 주인인 선교복지재단은 이미 수년 전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계좌로
검은 커넥션

어버이연합의 차명 계좌로 추정되는 계좌의 거래내역을 보면 전경련은 추 사무총장에게 네 차례에 걸쳐 175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좌에서는 어버이연합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의 주인에게 600만원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또 탈북자 동원을 책임지고 있는 탈북어머니회 김모 회장에게 2900만원이 지급됐다. 김 회장은 어버이연합 내에서도 탈북자를 대표하는 인물로 전해진다.

2014년 9월5일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추정되는 계좌에 전경련 명의로 4000만원이 입금됐고, 그 다음날 어버이연합은 민생법안 처리 촉구 시위를 벌였다. 또 어버이연합은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모두 39회의 세월호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때 일당 2만원씩을 주고 탈북자 수 천명을 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경련이 돈을 대주며 보수단체에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집단행동을 하도록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 개입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지시설 진실은? = 어버이연합의 자금을 지원해 준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집회를 지시한 윗선이 청와대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어버이연합 관계자 A씨는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공격을 하는 것 같다”며 “집회를 열어달라는 요구를 안 받아줘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양파 의혹’
청와대·전경련 막후 지원 진실게임

이 관계자는 “올해 초 한일 위안부 합의안 체결과 관련해 청와대 측에서 지지 집회를 지시했는데 어버이연합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집회를 했다가는 역풍이 일 것이라고 여겼다”며 “애국보수단체의 역할과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시’를 내린 인물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 B행정관을 지목했다. B행정관은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한 ‘전향386’과 ‘시대정신’이라는 단체의 핵심 멤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학 시절 좌파 운동가였으나 1990년대 후반 노선을 갈아타 보수 진영에 참여했으며 북한 인권 운동가로도 활발하게 활동 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청와대에 들어와 지금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B행정관은 보수 성향의 탈북단체들을 사실상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단체 대표 C씨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탈북단체가 주도한 집회가 있었는데, 이 때 B행정관을 처음 만났고 이후에도 수차례 만났다. 청와대로 직접 찾아가 B행정관을 만난 적도 있다”며 “B행정관이 탈북단체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재계 대표단체
정치개입 시도?

한 언론에 따르면 보수 시민단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D씨도 ㅎ행정관에 대해 “탈북자 단체장들과 연루가 많이 돼 있다”고 설명한 후 “어버이연합의 경우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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