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5.11 13:54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리나갤러리에서 올해 첫 전시로 곽연주·정선주 작가의 2인전 ‘Everything is Possible’을 준비했다. 관람객에게 가능하다고 믿으면 실제로 이뤄지는 ‘시크릿 효과’를 전달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Everything is possible. Even the impossible.”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영화 <메리포핀스>에 나오는 대사로 엄마를 잃고 집까지 빼앗기게 될 상황에 놓인 마이클 가족에게 유모 메리포핀스가 건네는 말이다. 도전 메리포핀스의 방문은 불운의 연속으로 마음을 닫아버린 아이가 다시 꿈을 꾸도록 만든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우산을 타고 홀연히 사라지는 메리포핀스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꿈을 안고 노력한다면 기적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메리포핀스>는 동명의 소설 <메리포핀스>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영화다. 메리포핀스 역을 맡은 줄리 앤드류스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64년 제작된 이래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관람객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국민을 통틀어 3명뿐인 직업이 있다. 이들은 전국을 3개로 쪼개 각 지역을 담당한다. 1명만 없어도 남은 2명의 부담은 배로 늘어난다. 백골이 된 사체의 신원을 밝혀내는 법의인류학자. <일요시사>가 박대균 순천향대 해부학교실 교수를 만났다. 지난해 9월13일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에서 만난 박대균 교수는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았다고 털어놨다. 박 교수는 ‘태어나서 이렇게 아파본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의 앞에는 <일요시사> 취재진이 사전에 보낸 인터뷰 질문지가 놓여 있었다. 질문지는 답변을 위한 기록으로 빼곡했다. 뼈가 하는 말 박 교수는 국내에 단 3명뿐인 법의인류학자다. 사망 이후 백골이 된 사체의 뼈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다. 다른 2명은 가톨릭대 해부학교실에서 일하고 있다. 박 교수는 충청도와 전라도에서 의뢰를 받는다. 백골화 된 사체가 발견되면 박 교수에게 연락이 오고 사람의 뼈로 판명되면 부검 등의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법의인류학은 법의학이라는 큰 범주 안에 아주 작은 부분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법의학을 1로 따지면 법의인류학은 1/16 정도입니다. 법의학자는 사망 이후 3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8년 6월 장영하 법무법인 디지털 대표변호사는 뇌물죄 및 특가법상 제3자 뇌물죄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고발했다. 앞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에서 네이버의 성남FC 우회 지원에 대해 고발한 사례가 있지만 6개 기업(두산건설·네이버·차병원·농협·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의 후원금 의혹을 고발한 것은 장 변호사가 처음이다. 지난 5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디지털 사무실에서 장영하 변호사를 만났다. 아래는 장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왜 이 대표를 고발하게 됐나? ▲이 대표는 친형 이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했고 형수를 상대로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하는 등 나쁜 짓을 저질렀다. 그 과정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불거졌다. 법률전문가로서 사건을 보는 순간 ‘뇌물죄’라는 확신이 서 고발하게 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성남판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이라고 고발장에 기재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은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제3자를 도왔다는 내용이 골자다. 마찬가지로 이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의 권력을 이용해 제3자(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미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전직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잡는 모양새다. 문제의 당 대표는 과거 그 전직 대통령 ‘때리기’로 대중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인 바 있다. 5년여의 시차를 둔 두 사람의 평행이론에 대해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2016년 10월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른바 국정 농단 사태를 접한 시민이 거리로 나와 ‘진상규명’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당시 성남시장)가 참석했다. 촛불집회 사이다 발언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즉각 형식적인 권력을 버리고 하야해야 한다. 아니 사퇴해야 한다. 탄핵이 아니라 지금 당장 대한민국의 권한을, 국권을 내려놓고 즉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당시로선 파격적인 발언을 던졌다. 이 대표의 ‘사이다’ 발언은 대중의 지지로 이어졌다. 기초단체장이었던 이 대표가 광역단체장(경기도지사), 민주당 대선후보, 국회의원, 당 대표 등의 굵직한 수식어를 달 수 있었던 배경으로 ‘촛불집회’를 꼽는 이도 상당수다. 누적 인원 1300만명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장동도 변호사비도 아니었다. 성남FC에 발목이 잡혔다. 주변부부터 포위망을 좁혀가던 검찰은 이제 ‘윗선’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검찰의 창과 윗선의 방패가 부딪히는 상황에서 2장의 문서가 ‘스모킹건’으로 떠올랐다. 수년 전 실제 서명한 당사자가 ‘방어’의 목적으로 공개한 문서다.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고발→경찰의 무혐의 처리→이의 신청→검찰 수사→경찰 재수사→기소 등 2018년 첫 문제 제기 이후 4년 동안 이어온 사건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소환조사하겠다고 통보했다. 4년 끌다가 마무리 단계 검찰은 이 대표와 관련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검찰이 전 방위로 수사망을 펼치면서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이래 줄곧 ‘윗선’으로 지목돼왔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인물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과 쌍방울 그룹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2022년 마지막과 2023년 시작을 알리는 전시를 준비했다. 박민준 작가의 개인전 ‘X’. X는 박민준이 집필한 신화적 원형성을 품은 서사와 고전적 아름다움을 지닌 도상, 작품 제작의 개념적 장치와 치밀한 방법론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전시 제목인 X는 박민준의 작품 곳곳에 배치된 상징 코드로 다층적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X는 로마자로 숫자 10을 의미하고, 박민준의 10번째 개인전을 기념한다. 추상화된 기호를 내포한 미지의 가능성, 박민준의 과거 연작과 새로운 연작이 컬래버레이션 하듯 연결돼 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전 과정을 폭넓게 지시한다. 이미지로 이번 전시에서 박민준은 회화와 조각, 드로잉 등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라포르 서커스’는 천재 곡예사인 형 라포와 평범한 동생 라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라포르 서커스 단원의 별난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미술사학자 알리자린이 600여년 전 활동한 화가 사피에르가 남긴 최후의 작품을 추적하는 ‘두 개의 깃발’도 소개한다. 두 연작을 포용하는 동시에 정물화, 풍경화의 형식과 조형성을 변주한 작품 ‘X’, 16~18세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즉흥극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여름 18‧19세 보호종료아동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내는 기자에게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기자님. 저는요, 이런 일을 너무나 많이 보고 듣고 겪어서요.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 어느 날 자정이 다 된 시각,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보호종료아동의 장례식에 가고 있다고 했다. 차를 몰고 가는 건지 통화 음질은 좋지 않았다. 조 대표는 얼른 장례식장으로 오라고 기자를 채근했다. 언론이 사건을 알려야 한다고, 빨리 와달라고. 버려진 아이 매번 보고 듣고 겪어서 놀랍지 않다고 해도 슬픔까지 없으랴. 조 대표는 오랜 시간 속울음을 삼켜왔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조 대표의 모습은 ‘위로’처럼 느껴졌다. 보육원에서 학대 피해를 입고 사회로 나와서 적응하지 못하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많은 보호종료아동에게 건네는 애도. 지난해 9월29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아권익연대 사무실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따로 생업이 있는 조 대표는 이날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뺀 상황이었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
[JSA뉴스]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MUSEUM1(뮤지엄 원)에서 상환·임동욱·조정현 작가의 3인 단체전 ‘가려진 시선’을 준비했다. 이번 3인전은 뮤지엄 원에서 개최했던 storage2.0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가 모인 단체전이다. 상환·임동욱·조정현 등 세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겪는 차별, 부조리 등 사회 이면에 대해 관찰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의 이야기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예술에 대한 사유를 작품으로 구성하고 그들의 시선을 영상과 설치 작품에 담아냈다. 어두운 사회 ▲상환= 부산대 미술학과에서 조소를 전공한 상환은 현대사회 속 미처 깨닫지 못한 ‘일상 속 가치’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반영했다. 사람은 각자 꿈꾸는 이상향이 있고 그곳에 닿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놓치는 일상의 가치, 그리고 사람과 가치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의 관계를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상환은 본인과 일상 속 가치 있는 여러 가지 것, 반려묘를 매개체로 ‘삼각’을 만들어 균형을 이뤘다. 작품 제목인 ‘Special triangular relation’에 나오는 삼각형은 단순한 모양이지만 꼭짓점이 하나라도 없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 지리산대화엄사가 주최한 국보 35호 ‘사사자삼층석탑 효‧사랑 휴대폰 카메라사진 콘테스트’ 수상작이 선정됐다.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총 1500점의 출품작 중 5작품이 뽑혔다. 대상은 박선주씨의 ‘화엄사에서 빛나는 부모님’ 최우수상은 이상석씨의 ‘3대 가족이 화엄사에서’가 차지했다. 김영란씨의 ‘둥이들과 함께’는 우수상, 조희경씨의 ‘부모님과 함께 한 포근한 화엄사’는 가작의 영예를 안았다. 입선 두 작품에는 이경민씨의 ‘코로나를 극복한 엄마와 아들’과 윤봉섭씨의 ‘딸 아이 공직시험 합격 후’가 각각 선정됐다. 국보 제35호 사사자삼층석탑은 연기조사가 어머니를 극진하게 시봉한 이야기를 석탑과 석등, 기단의 암수 네 마리 사자를 표현해 효 사상을 만방에 알린 내용으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효사상 전파 위해 개최 휴대폰 카메라로 ‘찰칵’ 화엄사는 효사상을 우리 생활 속에 접목시키고 우리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사사자삼층석탑 효‧사랑 휴대폰 카메라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대상에 선정된 박선주씨는 “엄마는 ‘지금 여기가 극락이라고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절에 와서 짧게나마 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라가 평화로우면 백성이 ‘나랏님’ 동향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제 할 일을 잘하면 국민 역시 제 할 일만 잘하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기준에 맞춘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좋은 상황이 아닌 듯하다. 국무총리의 이름이 연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4월3일 윤석열 대통령(당시 당선인)은 초대 국무총리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지명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 전 총리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전 정부 두루 중용 전북 전주 출신인 한 총리는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두루 중용된 정통 경제관료다. 김대중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냈고 노무현정부 시절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이명박정부에서도 주미대사를 지냈다. 한 총리의 지명은 여소야대 청문회를 돌파할 ‘묘수’로 여겨졌다.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인 장관 임명 제청권을 갖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바야흐로 K-문화의 시대다. K-팝이 미국 빌보드차트에 오르내리고 K-드라마와 K-영화가 OTT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우뚝 선 금자탑은 오랜 기간 명맥을 이어온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세워졌다. 30년 넘게 지역에서 묵묵히 ‘전통문화 지킴이’로 활동한 양영두 사선문화제전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자리한 ‘연대와공생’ 사무실에서 양영두 사선문화제전위원회 위원장을 마주했다. 해가 잘 드는 사무실은 영하의 날씨가 무색하게 훈훈했다. 셀 수 없을 만큼 언론을 접했을 양 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긴장된다. 그리고 긴장한 상태로 진행하는 게 맞다”며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사선대 전설 지난 9월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북 임실군 사선대 일원에서 ‘2022년 사선문화제’가 열렸다. 올해로 36회째를 맞는 ‘사선녀 선발대회’를 비롯해 사선가요제, 호남좌도농악 전국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각 분야 사회발전에 헌신해온 유공자를 발굴해 시상하는 소충·사선문화상도 함께 진행했다. 전주에서 남원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임실군 관촌면에 사선대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오는 24일, 서울 마포 석불사에서 ‘겨울, 한강, 음악 그리고 템플스테이’ 음악회가 열린다. 비영리단체 희망시루 주최로 열리는 이번 음악회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지친 서울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전망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석불사가 주관하고 서울시, 불교리더스포럼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한양도성 Temple 투어&인생問답’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번 음악회는 재즈 음악과 인생문답, 희망 트리 제작, 나만의 뱅쇼 시음, 새해맞이 떡국 공양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불자뮤지션 출동 인생문답 코너도 유충식, 장웅연 두 불자 뮤지션을 주축으로 튠어라운드밴드, 유충식트리오, 가수 소욘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전 신청자에게 받은 사연의 대답을 들어볼 수 있는 ‘인생問답 Are you Ok?’ 코너를 통해 한 해 동안 가슴에 담아놓은 고민을 털어버릴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석불사 주지 경륜 스님, 정한신 희망시루 대표를 비롯해 지역의 주요 인사,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함께한다. 특히 크리스마스이브에 열려 이웃 종교와의 이해와 존중의 마음을 담아내고, 전 세계가 차별과 소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해운대구 소재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김덕기 작가의 개인전 ‘Memories of the wind: 바람의 기억’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김덕기는 물 위의 돛단배를 소재로 다수의 신작을 선보인다. 특히 아이패드 드로잉 작품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수면 위로 하얀 요트를 띄운 사람이 돛을 올려 항해를 시작한다. 돛단배는 오직 바람이 이끄는 힘에 의해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는다. 김덕기의 화면은 힘찬 여정의 출발점에 선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듯 활기차고 평화롭게 펼쳐진다. 치유와 긍정 김덕기는 “캔버스에 담아내는 풍경은 기억을 꺼내 옮기는 즐거운 과정이자 놀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이 묶였던 지난 3년여간 여행이 즐거웠던 이유를 깊이 생각해봤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경험이 된 여행이었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그림을 통해 나누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김덕기의 신작에서 돛단배와 함께 주요하게 다뤄진 소재는 ‘물’이다. 강과 시내, 늪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자란 그는 풍경을 그릴 때 물 표현을 즐기는 편이다. 이전 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면초가,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 주변이 모두 적으로 둘러싸인 상황을 뜻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검찰의 노래’에 시달리고 있을 듯하다. 재임 시기 일어난 사건이 하나둘 들춰지면서 검찰의 포위망이 좁혀오는 모양새다. 여기에 공고했던 지지층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저는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 대통령 이후에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이라든지, 현실 정치와 계속 연관을 갖는다든지 그런 것 일체 하고 싶지 않다.” “대통령을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대통령이 끝나면 ‘잊혀진 사람’으로 그렇게 돌아가고 싶다. 대통령 끝난 이후 좋지 않은 모습, 이런 것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잊히고 싶다 SNS 등장?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퇴임 이후엔 ‘자연인 문재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경남 양산 사저에 머물면서 자연과 벗 삼아 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하지만 지난 5월9일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고 얼마 되지 않아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통에 나섰다. 책을 추천하거나 자신과 반려동물을 근황을 알리는 등 꾸준한 SNS 활동을 이어갔다. 언론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택시기사는 몇 번이나 주소가 맞는지 물었다. 광주에서 2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했지만 이 길은 처음이라고 했다. ‘차를 돌릴 수 있을까’ 걱정이 나올 때쯤 3층집이 보였다. 벨을 누르자 개 짖는 소리가 온 산을 울렸다. 추사재, 생각을 따라가는 집에 도착했다. “무등이 앉아, 손. 그다음에 간식을 줘야 돼요.” 추사재를 찾은 취재진은 나란히 서서 ‘무등이 아빠’의 지시에 따랐다. 온 집안이 떠나가라 짖던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무등이는 한 사람, 한 사람과 나름의 의식을 치른 후 얌전해졌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탁탁’ 바닥에 꼬리치는 소리만 가끔 날뿐 조용히 기다렸다. 책과 술 1.5층 높이의 서재는 2만5000권 분량의 책으로 가득했다. 3층집 곳곳 어딜 가도 책이 놓여있었다. 책뿐이랴. 추사재에는 술도 그득했다. 지난 15년 동안 윤창륙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법의치과학교실 명예교수가 마개를 딴 와인만 4500여병에 이른다. 단순히 계산해도 1년에 300여병 수준이다. 지난 8월5일 작열하는 태양 아래 책 향기와 술 향기가 공존하는 곳, 추사재에서 윤 교수를 만났다. 윤 교수는 “추사재는 생각을 따라가는 집, 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임옥상 작가의 개인전 ‘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을 준비했다. 리얼리즘 미술에서 출발해 대지미술, 환경미술로까지 작업 영역을 넓힌 임옥상의 현재 활동과 작업을 살펴본다는 취지다. 임옥상 작가는 1950년 충남 부여 출생으로 서울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81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진행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2004년과 2010년 베이징비엔날레 등 국제미술행사에 참가했다. 대지의 숨소리 임옥상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관 밖’ 미술실천적 참여프로그램, 이벤트, 설치, 퍼포먼스 등을 다수 기획해 진행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공공미술, 공공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통의 계기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 파주 장단평야의 논에서 ‘예술이 흙이 되는’ 형식을 빌려 일종의 환경미술 혹은 대지미술, 현장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임옥상의 오랜 인생관과 예술관이 복합적으로 펼쳐진 실천의 장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관 6~7전시실과 야외 전시마당에 설치되는 6점을 포함해 총 40여점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법원장은 국회의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5부요인으로 불린다. 사법부 최고 상급기관인 대법원의 수장이다. 2017년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일요시사>가 김 대법원장의 지난 5년을 훑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와 함께 사법부 양대 최고 법원이다. 대법관 수는 총 14명으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2명의 대법관이 상고심(법률심) 재판을 담당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장은 사법행정업무만 맡는다. 사법부 수장 5부 요인 2017년 9월부터 대법원을 이끌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문재인정부 ‘신데렐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았다가 국정감사 발언 이후 한직으로 밀려났다. 문정부가 출범하면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승진한 뒤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바 있다.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때 김 대법원장은 춘천지방법원 법원장이었다. 대법원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법원장에서 대법원장으로 직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김 대법원장의 지명은 ‘파격’으로 여겨졌다. 당시 대법원장이었던 양승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라고 알려진 장소에 들어서자 색연필로 쓴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8평 남짓한 원룸에는 세간살이도 많지 않았다. 작은 상을 사이에 두고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인 김달성 목사와 마주 앉았다. 1980년대부터 서울, 인천 등지에서 노동선교를 해온 김달성 목사는 10년 전, 경기도 포천으로 활동 지역을 옮겼다. 포천은 언뜻 보면 동남아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이다. 김 목사는 “이주노동자가 자꾸 눈에 밟혔다”고 했다. 5년 전부터는 이주노동자 선교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맨땅에 헤딩 지난 10월4일, 포천 소흘읍 송우리에 위치한 포천이주노동자센터(이하 센터)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 이날 만남에서 김 목사의 지난 5년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간 국가가 만든 법과 제도에 상처 입은 이주노동자들은 센터를 찾았다. 김 목사의 활동은 ‘분투’에 가까웠다. 넘을 수 없는 벽을 앞에 두고 끊임없이 두드리는 형국이었다. 김 목사가 이주노동자 선교활동을 위해 찾은 곳은 이주노동자들이 다수 입원해있다는 포천의 한 병원. 그는 산업재해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3만평 땅을 둘러싼 잡음이 서서히 가라앉는 모양새다. 계약의 주체가 됐던 이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복잡하게 얽혀있던 이권이 정리되고 있다. 문제는 정돈되는 상황 이면에 속으로 곪아터진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충남 계룡시를 찾았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흐릿하니 찌뿌둥했다.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도로도 한산했다. 계룡시청에서 차로 5분 남짓 거리에 있는 대실지구 유통시설 용지는 휑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흐린 하늘 아래 펼쳐진 3만평 땅에는 풀만 한가득이었다. 기대 컸는데 황량한 땅만 뒤편의 고층 아파트와 앞쪽의 대형 상가는 짝 안 맞는 퍼즐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대실지구 주변을 함께 돌아본 시민단체 관계자는 많은 상가가 공실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곳곳에 ‘공인중개사’ 간판들이 여럿 눈에 띄었지만 손님은 없었다. 간판도 없이 텅 빈 사무실이 대부분이었다. 계룡시 곳곳에는 고층 아파트, 다이소, 하나로마트 등 주거‧편의시설을 짓는 공사현장이 많았다. 비 예보가 있는 날씨 때문인지 공사현장에 인부는 거의 없었다. 이날 찾은 계룡시는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유동인구가 적은 평일 오후의 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충무로갤러리에서 김경원·장세일 작가의 2인전 ‘플라시보 바이러스’를 준비했다. 플라시보 바이러스는 ‘플라시보 효과’에서 비롯된 합성어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의 플라시보 효과를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의료진이 제안한 가짜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으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 즉 심리적 요인에 의해 병세가 나아지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불면에 시달리는 환자에게 수면제 모양의 소화제를 건네면 신기하게도 편안하게 잠든다고 한다. 위약 효과, 가짜약 효과라고도 한다. 보통 사람을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증식이 불가능해 숙주 세포 내에서 복제가 이뤄진다. 짧은 복제 주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변이가 가능하다. 변이가 지속될수록 초기 모습을 잃어버려 나중에는 다른 바이러스라고 봐도 될 정도로 달라지기도 한다. 작가들은 이 두 단어를 합쳐 ‘플라시보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김경원은 대상을 무수히 반복시켜 다른 형상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대상을 중첩시키는 현재의 작업방식을 갖게 되기 전에는 특정 동물을 의인화하는 작업을 했다. 예를 들면 젖소가 소파에 앉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