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스타 발굴 프로그램 열풍 ‘왜’

2010.11.02 10:24:19 호수 0호

“내가 만드는 감동 드라마”

지난 7개월간 숱한 화제를 뿌렸던 <슈퍼스타K 2>가 우승자 허각을 배출하며 긴 여정을 끝냈다. 지상파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케이블의 신화’로 불리기까지 ‘슈퍼스타K 2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전 세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신인 가수 발굴 프로그램. 무엇이 그 열풍을 만들었고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 분석해 봤다.

<슈퍼스타K 2> 마지막회 18.1% 시청률 기록
폴 포츠·수잔 보일·허각 등 ‘인생역전’ 기회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 영국의 폴 포츠. 그가 출전했던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은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서 누적 조회수가 1억 건을 넘을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제 그는 공연 요청을 받고 전 세계를 돌면서 생애에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민에게 희망을



‘제2의 폴 포츠’라 불리는 천상의 목소리 수잔 보일도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순박한 시골 아줌마에서 일약 스타로 탄생했다. 작년 47살의 나이로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녀는 최근 미국의 유명한 쇼 프로그램에 나와 웅장한 무대를 선사했다.

중졸 학력의 환풍기 수리공 허각은 지난 10월22일 최종 결승을 치른 <슈퍼스타K 2>에서 쟁쟁한 이력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상금 2억원을 거머쥐는 행운을 누렸다. <슈퍼스타K 2> 이날 방송분은 18.1%(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신인 가수 발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명의 가수 지망생들이 마지막 승자로 한 발 한 발 좁혀가는 순간 대중들은 열광했다. 대중들은 누구나 공감하고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또 다른 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갈증은 무수한 가수 지망생들에게 희망을 준다.

서바이벌 진행방식에 따라 매회 탈락과 생존자가 결정될 때 고조되는 긴장감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참가자들의 경쟁 과정뿐 아니라 불우한 가정사, 참가자 간의 갈등, 러브 라인 등을 엮은 편집은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한 음악평론가는 “우리는 음악적인 감동, 인간적인 드라마를 보고 있는 거다. 그 점이 사람들과 접점을 형성한 것 같다”고 밝혔다.
열풍은 일으켰지만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앞으로의 활약상이다.

<슈퍼스타K> 방송 당시 도전자들은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톱10 중 활동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멤버는 50%밖에 되지 않았다. 활동을 시작했더라도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진 못했다. 우승자 서인국을 비롯해 길학미, 박태진, 정슬기 정도만 활동을 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소속사에 들어가 트레이닝을 받고 있거나, 아예 소속사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그토록 인기 있던 출연자들이 정작 실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가수들의 주요 홍보수단인 지상파 방송사들의 텃세다. <슈퍼스타K> 출신이라는 훈장이 오히려 데뷔 이후 ‘주홍글씨’가 되어 버린 꼴이다. 많은 사람의 기대를 모았던 서인국의 경우 음반 발표 이후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경쟁 관계인 케이블 채널이 만들어낸 스타를 굳이 지상파에서 도와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수년간 준비된 가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것. 대부분의 연습생은 3~5년 정도의 연습기간을 거친 뒤에야 데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슈퍼스타K> 도전자들은 방송 출연 이후 이렇다 할 트레이닝을 받지 못하고 그대로 실전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오디션 과정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고는 해도 아직 기존 가수의 스타성과 실력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

마지막 회에서 우승자를 발표하고 시상했던 배철수는 출연자들에게 “순위는 무의미하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가 관건이다”고 충고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훌륭한 재능을 갖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전속 계약을 할 때는 당장 보이는 것보다는 미래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제부터가 시작

<슈퍼스타K 2>가 배출한 스타들의 미래는 대회가 막 끝난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가수가 탄생되는 순간만 냄비처럼 끓어오를 게 아니라 폴 포츠나 수잔 보일이 어떻게 세계무대로까지 나아갈 수 있었는지 그 이후를 잘 지켜보고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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