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황금 찬스’ G20 마케팅 열전

2010.11.02 09:15:00 호수 0호

정상회의 진열장 열어보니... ‘Made in Korea’ 총집합

“우리 제품 좀” 행사 협찬사 선정 경쟁 치열
전세계 관심 집중…글로벌 홍보 효과 기대



G20 정상회의가 코앞인 요즘 재계에 ‘G20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부분 행사를 기념한 이벤트 또는 홍보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명 브랜드들이 행사 협찬을 위해 뜨거운 물밑 경쟁 중이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만큼 광고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알리기’ 각축장으로 떠오른 G20 정상회의. 치열한 경쟁을 뚫은 ‘G20 상품’들을 소개한다.

11월1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20개국 정상과 7개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의 경제적 효과는 적게는 20조원에서 많게는 30조원까지 추산된다.

이런 ‘황금 찬스’를 기업들이 놓칠 리 없다. 전 세계에 브랜드와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각 기업들이 자사품 알리기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기업들이 행사 협찬을 통해 얻는 직·간접적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기’ 각축장

재계 관계자는 “올림픽, 월드컵 못지않게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G20 정상회의도 기업들의 마케팅 각축장이 되고 있다”며 “행사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협찬하는 것만으로도 대내외 신뢰도와 인지도 상승 등 글로벌 홍보 효과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70여대의 특별기로 국내에 들어오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국내 양산차 중 최고급형인 현대차의 ‘에쿠스 리무진 VL500’모델을 타게 된다. 의전용 차량으로 제공될 에쿠스의 방탄 등 경호와 관련된 성능은 극비사항이다. 다만 공개된 이 모델의 사양을 통해 의전차량을 엿볼 수 있다.

VL500은 1억4600만원으로 배기량 5000㏄급 4인승 차량이다. 전장 5460㎜, 전폭은 1900㎜로 렉서스LS460L, 벤츠S500L보다 최대 310㎜, 뒷좌석에서 앞좌석까지는 최대 376㎜가 길다. 또 지난해 세계 10대 엔진에 뽑힌 ‘타우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는 미터당 51㎏의 괴력을 과시한다.

현대·기아차는 “넓고 긴 디자인과 고성능 엔진이 각국 정상들에게 안락함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에쿠스를 통해 국내 대표 럭셔리 차종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G20 행사에 동원되는 의전차량은 240여대. 현대·기아차는 이중 에쿠스를 비롯해 정상 배우자, 수행원, 경호원 등의 이동 수단으로 카니발과 카렌스, 모하비, 스타렉스 등 170여대의 차량을 제공한다. 나머지 70여대는 BMW코리아(750Li), 아우디코리아(뉴A8 4.2 FSI 콰트로), 크라이슬러코리아(디젤 G20 리미티드) 등이 나눠 협찬하기로 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국가원수급 인물은 35명. 이들은 서울시내 특급호텔 18곳 중 10곳에 분산 투숙한다. 리츠칼튼, 신라, 롯데, 웨스틴조선, 그랜드하얏트, 쉐라톤워커힐, 파크하얏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코엑스인터컨티넨탈, 임피리얼팰리스 등이다.

VIP들을 잡지 못한 8개 특급호텔들도 ‘G20 특수’를 누린다.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각국 기자단을 유치해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환영만찬은 롯데호텔이 담당한다. 메뉴는 이명박 대통령이 전문가들과 시식회를 갖고 결정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VIP 케이터링 서비스팀’을 구성, 월드컵 기간 전국 10개 경기장과 32경기의 모든 연회행사는 물론 VIP 고객 및 자원봉사자들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

VIP들이 마실 물은 화산 암반수인 ‘삼다수’다. 삼다수는 G20 정상회의의 공식 음료로 지정, 각 회의 테이블에 오른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10t가량을 G20 정상회의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삼다수의 브랜드를 국제화하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건배주와 만찬주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통주가 유력한 후보다. 그중에서도 전통주의 대명사격인 막걸리가 만찬 테이블에 오를지가 관심거리다. G20 준비위원회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의 만찬 때 사용될 건배주 및 만찬주의 후보 리스트는 최근 청와대에 건네졌다. 보해양조와 국순당, 금복주, 배상면주가 등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르면 이달 말까지 정상회의 만찬 건배주 1종과 만찬주 2∼3종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23일 경북 경주 보문단지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에선 금복주의 전통청주 ‘화랑’이 건배주로 선정된 바 있다.

전자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정상회의에 디지털 제품을 협찬키로 했다. 각국 정상들은 두 업체의 모니터로 회의를 진행하고, 쉬는 시간엔 3D TV를 시청한다.


통신은 KT가 맡았다. KT는 행사 진행에 필요한 일체의 방송·통신서비스 및 IT서비스와 각국 정상이 이동 중 실시간으로 자국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모바일 IPTV(인터넷TV)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상들은 행사 기념으로 선물을 받는다. 준비위가 우선 준비한 선물은 111년 전통의 대한민국 대표 홍삼 브랜드인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다. 각국 정상들에게 시가 105만원짜리 정관장 홍삼정 천을 증정할 예정이다. 고려인삼은 그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에게 주는 선물로 애용돼 왔다. 1999년 방한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홍삼차 세트를, 1995년 방한한 중국 장쩌민 전 주석은 정관장의 고려삼 천삼을 선물로 받았다.

엄청난 광고

퍼스트레이디들에겐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화장품 ‘설화수’가 전달된다. 정상들 부인들에게 무엇을 선물하느냐를 놓고 관련 업체들이 경쟁을 벌인 결과 설화수가 채택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등 여성 정상들은 남편이 동행할 경우 남성용 화장품을 선물 받는다. 설화수는 지난해 6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자들 전원에게 선물로 증정되기도 했다.

준비위는 이밖에 각국 대표단과 기자단 등에게 제공할 선물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엔 토속품에서부터 첨단 제품까지 다양한 종류가 검토되고 있다. 당연히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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