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발칵 뒤집힌 사연

2010.10.19 09:26:47 호수 0호

“상무 아들이 낙태 강요했다”



사옥 앞 1인 피켓시위 “상무 아들이 낙태 강요”
인터넷 논란 확산…회사 측 “개인 일” 해명 진땀

두산중공업이 발칵 뒤집혔다. 경영 현안 때문이 아니다. 악재도 아니고, 사건도 아니다. 고작 임원 개인의 집안일로 회사 전체가 시끄러운 모양이다. 과연 무슨 사연일까.



지난 12일 정오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두산중공업 서울사무소 앞. 이 주변엔 일대 소란이 일었다.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1인 피켓시위 때문이었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검정색 모자로 얼굴을 가린 한 여성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이 빼곡히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두산중공업의 직원인 남자 친구가 낙태를 강요했다는 내용이었다. 더욱이 여성은 자신과 사귀었던 남성이 두산중공업 현직 고위간부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바람 피운 뒤 애 떼라”

‘두산중공업 ○○팀 ○○○의 아이를 가진 여자입니다!’란 제목의 피켓을 든 이 여성은 “두산중공업 이모 상무의 아들 이모씨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이씨가 바람을 피운 뒤 자신에게 낙태를 강요했다”며 시위를 했다.

시위녀에 따르면 여성과 이씨는 같은 대학, 같은 과 출신으로 최근 6개월간 교제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를 임신했다. 그런데 이씨는 여성의 임신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여자와 2주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다른 여성과 함께 간 여행인지 몰랐던 이 여성은 결혼해 함께 책임지자고 설득했으나 이씨는 아이를 지우라며 낙태를 요구했다. 생명을 지울 수 없었던 여성이 혼자 낳아 키우겠다고 하자 이씨는 마지못해 결혼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엔 이씨의 어머니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어머니는 집을 얻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여성은 형편상 2000만원 이상은 어렵다고 했고, 어머니는 “계산이 안 맞는다”며 결혼을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 사정하고 또 사정해 결국 결혼 날짜를 12월로 잡았으나 여성은 그때서야 이씨의 해외여행 사실을 알았다.

여성은 이씨에게 따졌다. 그러자 이씨는 임신 중인 여성을 세게 밀쳐내는 등 폭력을 휘둘렀다. “(억울하면)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진행하라”는 큰소리까지 쳤다. 피켓엔 당시 여성이 폭행을 당했다는 증거로 병원 진단서 사본이 붙어 있었다.

여성은 시위에 나선 이유에 대해 “(저는) 아이를 혼자 낳아 키울 것”이라며 “이씨와 결혼을 절대 원치 않는다. (다만) 이씨를 사회에 고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시위 모습과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현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이 휴대전화로 시위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오르자마자 수천명이 읽었고, 댓글도 금세 늘어났다. 댓글 중엔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더해져 논란이 가중됐다.

두산중공업 측은 이날 하루 종일 진땀을 뺐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 회사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나설 일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임원의 일도 아니고 그의 아들 문제로 회사 안팎이 시끄러워 곤혹스럽다”며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나설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당사자가 많이 곤란해 하고 있다”며 “양쪽 주장이 워낙 달라 해결점을 못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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