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날개 달고 추락하는 교회

2010.10.12 10:32:24 호수 0호

삼일교회, 애매한 징계 안식년 이용 면죄부 주나 비판

한국 개신교의 위상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유는 성추행 사건이다. 목회자의 신분으로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다. 부인 살인에 15세 소녀 등 미성년자 상습 성추행, 성폭행 등 유명 목사들의 성범죄와 부패 사고다.  여기에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이 더해졌다. ‘10년 후 한국 교회를 이끌어갈 목회자’ 여론조사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를 받던 목회자라 개신교의 충격은 더 컸다. 이같이 도를 넘은 목회자의 성범죄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간통·성추행 빈발… 목회자 윤리 지도시스템 필요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플레비언교회개혁연대 등 교회 개혁 단체들은 공개적 사과와 전 목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반해 삼일교회측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사자인 전 목사는 해외로 출국했다.

침묵속에 면죄부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보도는 교계 언론에서 먼저 나왔다. <뉴스앤조이> 보도에 따르면 삼일교회 당회는 지난 7월10일 리더 모임 이후 교회 안에 떠돌던 성추행 소문에 대해 전 목사가 사실을 시인하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누구를 성추행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회는 고민 끝에 ‘3개월 설교 중지와 6개월 수찬 정지’로 징계한다고 발표했다. 안식년을 시작한 8월부터 징계가 시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근거하면 설교 중지 시간은 이미 절반이 지난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일교회 측은 뚜렷한 증거도 없이 교회를 공격하는 외부 세력의 짓이라고 밝혔다. 교회 측에 따르면 서리집사 이상 되는 재직보고회를 통해 이미 안식년 등과 관련된 내용을 밝혔다는 것. 또한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회 측의 답변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재직보고회에서 다 밝혔다고 했지만, 내용은 일반에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논란이 되는 성추행 건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비방하는 네티즌 등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라는 것이다.

삼일교회의 이 같은 조치와 대응은 결국 전병욱 목사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높다.

플레비언교회개혁연대와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 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 운영자들은 성명을 통해 “성추행은 형법에 규정되어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교회에서 목회자를 통해 상습적으로 벌어져 왔다는 것은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삼일교회 측의 은폐에 대해서도 분노를 드러냈다. 진실에 대한 책임 있는 소명은커녕 은폐하는 데에만 급급해 있다며 “애매한 징계와 안식년을 이용해 전 목사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판했다.

이들 개혁단체들은 이번 사건이 교회 전체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강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의 공개적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삼일교회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한국 교회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짓을 중단하고 성추행 사건 전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유명 목사를 비롯한 목회자의 성범죄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7월에는 성관계를 거부하는 부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성남의 A목사가 뒤늦게 경찰에 자수했다. A목사는 지난 2009년 3월5일 새벽 12시30분 경 수정구 태평동 자신의 집에서 부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토막내 팔당호 주변에 버렸다. 또 여신도와 간통을 하다 남편이 들이닥치자 건물 밖 에어콘 실외기에 매달렸다가 추락사한 인천지역을 대표했던 B목사. 사건 당시 개신교계 측에서는 간통추락사를 과로사로 왜곡하기도 했다.

또 있다. “빤쓰 내리라 해서 내리면 내 교인이고, 안 내리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떠든 한국 교회의 지도급 C목사, 15세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녀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군포 당동의 D목사, 본인이 운영하는 공동체에 소속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E목사 등 일상적 해프닝이 되고 있다.

목회자의 성범죄 관련 사고는 해당 뉴스 사이트를 비롯해 포털 검색 사이트에서도 삭제되기 일쑤다. 이들 사건들 중 일부도 검색에서는 사라졌다.
교회 목사의 성범죄와 관련해 다음 아고라에서도 논쟁이다. 아이디 soonmOO은 “전병욱 목사가 한국 교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으로 볼 때 하나님과 교회 앞에 회개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도 넘은 목회자 성범죄



그는 또 ‘우리가 청원하는 까닭은’이라는 글을 통해 한국 교회의 성적 타락은 교계 지도급 인사들의 타락과 성적 문제를 가볍게 다루는 교회 분위기, 공동체 내부에 윤리위원회 등 목회자의 윤리적 타락을 다룰 시스템이 없는 현실, 성(性)과 관련된 잘못된 성경 해석 및 기준 등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교회 목사의 윤리적 타락을 다룰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했다. 아고라 글에 따르면 “한국 교회의 각 공동체에는 ‘윤리위원회’조차 없다. 거룩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할 목회자가 저잣거리의 윤리수준조차 충족시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하고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종교가 기독교, 전문직에 의한 성폭력 중에 종교인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이 1위라고 하니 목회자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질타의 대상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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