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뒷담화] 미남탤런트 A군, 일본 진출 미룬 진짜이유

2010.10.12 09:52:09 호수 0호

찰거머리 같은 ‘야쿠자’ 때문에…


연예인과 연예기획사 그리고 조폭의 밀월 관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연예인과 폭력을 상징하는 조폭이 겉으로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현실은 다르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이른바 ‘악어와 악어새’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기획사의 불평등 조약과 조폭의 폭력에 시달리며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미남탤런트 A군이 일본 조폭으로부터 사업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소속사 K 대표 “일본 조폭, 사업 제의”
조폭들 교묘하게 위장…분간하기 쉽지 않아

최근 미남탤런트 A군 소속사 K 대표는 여러 곳으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고 미팅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곱상한 외모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A군이 일본에서도 이름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

지난 6월 중순 어느 날. K 대표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날 밤에도 전화가 걸려왔으나 곧바로 끊어버렸다. 전화를 받자마자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다짜고짜 “A군의 일본 내 팬미팅 행사를 하자. 꼭 우리와 계약을 해야한다. 다른 기획사와 계약을 하면 큰 일 날 것이다”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K 대표는 “누군데 그러냐”고 물었지만, 상대방은 “조만간 사람이 갈 것이다”는 말만 하고 끊었다. 



연예계 각종
이권사업 개입

이후 K 대표는 여러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면서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던 7월 초, 일본 계열의 모 무역회사 G 대표를 만났다. G 대표는 A군의 일본 진출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제시했고, K 대표는 그때 비로소 G 대표가 전에 전화를 했던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일단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일어선 K 대표는 다양한 정보망을 이용해 G 대표에 대해 알아본 결과, G 대표가 일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조폭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후 조폭과 연계를 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아는 K 대표는 G 대표와의 거래는 없던 일로 하고 당분간 일본 진출은 묻어두기로 했다. 

A군의 한 측근은 “이곳저곳에서 각종 사업 제안이 오는데 이중 조폭들의 제안도 섞여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이를 걸러내려고 노력하지만 교묘하게 위장돼 있어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일본 같은 경우, 해당 기업의 신뢰등급표가 갖춰져 있어 이를 활용하고, 중국은 지명도가 있거나 확실한 보장이 있는 기업을 파트너십 상대로 선택한다”며 “해외 조폭과의 연결 고리는 철저히 차단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년 일본의 한 사업가로부터 A군과 골프 라운딩을 하게 해주면 현금으로 3억원을 주겠다는 제안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야쿠자의 거물이었다”며 “요즘 조폭들은 깍두기 머리도 아니고 말쑥한 양복을 차려입어 구별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 한국 드라마와 연기자의 인기가 동반 급등하면서 조폭의 대상은 가수에서 배우로 다양해졌다.
연예계와 조직폭력의 유착은 어찌 보면 세계적으로 뿌리깊은 현상이다.

90년대 말 한류 열풍 계기 배우로 영역확대
코스닥 상장에도 관여…거액자금 합법 조달


지난 7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조폭들은 일부 인기가수들의 유흥업소 출연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연예계에 기생해 왔다. 폭력 조직원 출신들이 1인 매니저 겸 보디가드로 일하며 밤무대 출연 및 지방 행사를 주선해주고 출연료와 사례비를 소속 가수들과 나눠 갖거나 활동비 명목삼아 모두 착복하는 게 당시 연예계의 뒷모습이었다. 이 가운데 부를 축적한 일부 조폭 출신 매니저들은 거대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연예 관련 기획사를 차려 연예계의 ‘큰 손’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연예인과 조직폭력의 관계는 끊어지지 않고 수면아래로 깊이 잠수,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간혹 연예인과 관련된 폭력사건에 조폭들이 개입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합법적인 관계로 모습을 바꿨다.

조직폭력의 개입이 가장 자주 물의를 빚은 부분은 공연 관련 사업. 특히 지방 공연과 관련된 이권에는 여전히 조폭들이 관련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가수 B씨의 지방 공연 뒤풀이 때 공연기획사와 B씨 측근이 각각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시비를 벌인 사건도 상징적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10여년 전만 해도 영화나 음반의 유통·판매와 관련된 실질적인 이권을 폭력배들이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런 관련 사업이 대형화되면서 거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획사나 투자자들이 ‘우리 뒤에 아무개가 있다’는 식으로 엄포를 놓는 경우는 여전히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도 “엔터테인먼트 회사 상장이나 이벤트 기획 등에 조폭들이 개입해 이익을 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90년대 말 일본으로부터 불어 닥치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사업 다각화를 꿈꾸던 조폭들의 연예계 침투 폭을 넓혀준 결정적 계기였다. 사업가로 변신한 조폭 세력들이 연예계의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한 건 ‘스타=돈’이라는 공식 때문이다.

약점 이용해 돈 뜯어내
보복 두려워 신고 못해

최근엔 코스닥 우회상장과 한류로 파이가 커진 만큼 관심사 역시 큰 돈이 되는 쪽으로 옮겨지고 있는 추세다. 조폭들은 수십억원의 자금을 통해 연예인 관련 주식으로 시세차익을 올리거나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꾀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가 오가고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조폭들이 해외 팬미팅이나 사인회 등에 개입해 배후 조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쇼비즈니스의 생리상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을 비롯해 가까운 일본과 홍콩에도 연예인이 폭력조직으로부터 협박당하고 이용당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그 만큼 조폭과 연예인의 커넥션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고 뿌리가 깊다는 걸 의미한다. 일례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본 여가수 C양은 야쿠자의 물밑 지원에 힘입어 스타덤에 오른 것으로 유명하고. 홍콩 영화계는 지난 90년대 초반까지 현지 최대 폭력조직인 삼합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불고 코스닥 우회 상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3~4년전부터 매니지먼트업과 영화 제작·투자업을 가장한 조폭들의 연예계 침투 사례가 전례없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연예인들이 데뷔 초 활동하는 데 편하다는 이유로 폭력조직의 힘을 자주 빌리다 보면 나중에는 그들에게 약점을 잡히고 이용당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폭력조직은 기획사에 침투해 얻은 연예인의 사생활 정보를 악용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하지만 정작 연예인들은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와 보복이 두려워 조폭의 협박을 선뜻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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