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재벌후계자 체크 ⑤ GS그룹 허윤홍

2010.10.12 09:25:02 호수 0호

한 나라의 경제에서 대기업을 빼곤 얘기가 안 된다. 기업의 미래는 후계자에 달렸다. 결국 각 그룹의 후계자들에게 멀지 않은 대한민국 경제가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할 수 있을까. 우리 경제를 맡겨도 될까. 불안하다.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경영수업 중인 ‘황태자’들을 체크해봤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GS그룹 허윤홍 부장이다.



주유원부터…‘후계 모범’ 밑바닥 경영수업 화제
방계 친인척 주요계열사 장악 ‘반쪽 그룹’승계?

대기업 서열 7위 GS그룹은 재계에선 보기 드물게 4세 경영에 접어들었다. 4세 오너 일가들이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곳은 LG그룹, 두산그룹 등뿐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외아들을 두고 있다. 그룹 후계자로 유력한 허윤홍 GS건설 부장이다.

올해 32세인 허 부장은 허 회장과 같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을 졸업한 후 2002년 1월 GS칼텍스(당시 LG칼텍스)에 입사했다. 다른 재벌그룹 후계자들과 달리 평사원으로 들어간 허 부장은 경영 수업도 다른 후계자들과 다르게 받았다.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실무 경험부터 쌓은 것.

식구가 많다보니…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기업의 가장 밑바닥을 알아야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다”는 허 회장의 지론에 따라 주유기를 들었다. 허 회장은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총수로 유명하다.


허 부장의 고행(?)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04년 말까지 평사원으로 재직하면서 영업전략팀과 강남지사, 경영분석팀 등을 거쳤다. 이어 2005년 1월 GS건설(당시 LG건설)로 자리를 옮겨 재경팀 대리로 승진했고, 경영관리팀 과장·차장을 거쳐 올초 부장으로 승진했다.

입사해 부장까지 되는데 8년이 걸린 셈이다. ‘황태자’들이 보통 부장 타이틀로 경영 수업을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대기업 2∼4세들의 평균 임원 선임 나이가 31세, 승진기간이 28개월이란 점에서도 그렇다.

허 부장은 2008년 8월 가정을 꾸려 그룹의 차세대 오너로서 안정감을 더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다 만난 중소기업 오너의 딸과 결혼했다.

사내 평판은 좋다. ‘회장님 아드님’티내지 않고 선후배들과 허물없이 잘 어울리는 평범한 샐러리맨 스타일이란 게 동료들의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허 부장이 회장 아들이란 사실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겸손하고 일을 잘한다”며 “소탈하면서도 원만한 성격으로 조직 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계 작업에 있어 재계의 모범사례로 꼽힐 만큼 차근차근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있는 허 부장. 다만 그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바로 사촌들의 견제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은 그룹 모양새를 갖추고 있지만, 허 회장의 형제들이 각 계열사들을 경영하고 있어 다음 세대엔 계열 분리까진 몰라도 사실상 별도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허 부장은 반쪽짜리 그룹을 승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GS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오너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허 회장의 형제(사촌)들이 쥐고 있는 것. 그 밑으로 각 일가의 자녀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형국이다.

GS칼텍스는 허 회장의 사촌형 허동수 회장이 맡고 있다. 허동수 회장의 장남 세홍씨는 GS칼텍스 전무로 재직 중이다. 올해 41세인 세홍씨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스탠포드대 MBA를 마치고 일본 오사키 전자, IBM 뉴욕지사, 셰브런 싱가포르지사 등에서 근무한 뒤 2007년 GS칼텍스에 상무로 입사했다. 싱가포르 법인장을 지내다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다. GS일가 4세 중 가장 직급이 높다.

GS리테일엔 허 회장의 삼촌 허승조 부회장이 있다. 허 회장의 형제들도 한자리씩 꿰차고 있다. 허 회장의 첫째 동생인 허정수 GS네오텍 사장을 비롯해 ▲둘째 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사장 ▲셋째 동생인 허명수 GS건설 사장 ▲넷째 동생 허태수 GS샵(GS홈쇼핑) 사장 등 동생 4명이 모두 계열사 대표이사로 있다. 허정수 사장의 장남 철홍씨 등 이들의 자녀들은 각 계열사 핵심 요직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사촌들에 지분 밀려


4세들의 주식도 거의 차이가 없다. 허 부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주)GS 지분 0.43%를 갖고 있다. 세홍(1.40%)씨와 철홍(1.34)씨보다 적다. 나머지 10여명의 ‘홍’자 돌림의 사촌들(0.12∼1.22%)과 비교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주)GS는 GS리테일(65.80%) GS칼텍스(50.00%), GS홈쇼핑(30.00%), GS글로벌(55.90%) 등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다.

GS그룹 측은 후계 문제를 언급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허 회장이 올해 62세로 아직 경영에서 물러날 시점이 안 됐을 뿐더러 허 부장도 아직 30대 초반이라 경영권 승계 여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허 회장이 (주)GS 지분 4.77%로 최대주주로 있는 등 주요 계열사 지배력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그렇다고 지분 등을 놓고 오너일가간 견제하거나 경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