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2010.10.05 10:20:57 호수 0호

“끝까지 잘할 수 있었는데…”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8대 총선을 통해 정계 복귀한 후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거쳐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민주당이 지난 7월 재보선에서 패배, 비상대책위 체제로 접어들면서부터는 비상대책위 대표를 맡아 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결정되는 10·3 전당대회까지 당의 지도부 공백을 메워왔다.

원내사령탑으로 제1여당을 이끌랴, 전당대회를 준비하랴,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를 진두지휘하는 등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정치 일정 속에서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퇴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비상체제 속에서도 노련한 정치력을 발휘한 그지만 ‘마음고생’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그간의 피로가 누적된 듯 “굉장히 힘들다. 원내대표를 안 하면 모르겠지만 둘 다 하려니 벅차다”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정세균 전 대표가 정말 고생을 했겠더라”며 “봐주지도 않는데 행사 참석은 다 해야 하고, 가면 민주당을 다들 욕하지만 그래도 민주당은 해야 한다고 하고…”라고 토로했다.

‘마지막 고비’였던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마음고생이 더했다. 박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비공개 요청 발언으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당 안팎에서 “김 후보자를 비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지난달 29일 인사청문회에서 김 총리 후보자로부터 총리 지명 전 박 원내대표와 만났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이를 두고 박 원내대표가 김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용인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

박 원내대표를 향한 공세는 당내에서도 제기됐다. 정범구 의원은 이날 “어제 청와대와 국회 수뇌부가 인사청문회를 16시간 앞두고 술과 밥을 곁들인 자리를 가진 것은 적절치 않다. 야당인 민주당 입장에서는 더 적절하지 못했다”고 원내 지도부를 겨냥했다.

조경태 의원도 박 원내대표에 대해 “원내대표로서는 나름대로 역할을 열심히 잘 하고 있다”면서도 “비대위원장으로서 조정과 통합의 능력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특히 특정 계파에 소속돼 있다는 분을 지역위원장 선정 권한이 있는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으로 그대로 쓰는 등 공정한 심판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중립성을 심대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이는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큰 오점을 남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3일 전당대회가 개최, 새로운 당 지도부가 선출되면서 박 원내대표도 “힘들어 못하겠다”던 비대위 대표직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