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선 현대백화점 사장 ‘주식대박’ 비밀

2010.10.05 09:51:43 호수 0호

오래 튀겼는데…그래도 ‘눅눅한 뻥튀기’

현대홈쇼핑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린 정교선 현대백화점 사장. 그의 주식 거래를 두고 말들이 많다. 계열사들이 밀어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도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정 사장의 현대홈쇼핑 주식매매 전 과정을 들여다봤다.

현대홈쇼핑 상장 ‘돈방석’1000억원 차익
계열사 밀어주기 논란…헐값 매매 의혹도


국내 홈쇼핑업계 3위인 현대홈쇼핑이 증권시장에 상장된 것은 지난달 13일. 현대홈쇼핑은 첫날 공모가(9만원)를 크게 넘어선 13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45%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으로 1조5660억원(1200만주)에 달해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계열사 지분만 사들여



이후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달 말 현재 12만150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12만∼13만원 선에서 거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목표주가는 14만∼15만원대다.

현대홈쇼핑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면서 주요 주주들도 막대한 상장 차익을 누리게 됐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는 모회사인 현대백화점(15.60%·187만2000주)이다. 그 뒤를 이어 현대그린푸드(15.31%·183만7400주), 정교선 현대백화점 사장(9.91%·118만8600주)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대주주인 정 사장은 대박을 터뜨렸다. 현대홈쇼핑 상장작업을 진두지휘한 정 사장은 이번 현대홈쇼핑 상장으로 인해 상당한 차익을 거두게 됐다. 정 사장의 지분 평가액은 약 1500억원으로, 상장차익은 무려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정 사장은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그의 형은 정지선 그룹 회장이다.

그러나 정 사장의 대박을 두고 말들이 많다. 계열사들이 밀어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 더구나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현대홈쇼핑 상장설이 나돈 것은 올초다. 그때만 해도 그룹 측은 “상장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지만, 지난 4월부터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하는 등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다.

정 사장이 현대홈쇼핑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은 3년 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 사장은 2007년 10월 디씨씨, 에이치씨엔 경북방송, 에이치씨엔 서초방송, 에이치씨엔 충북방송 등의 지분 5.32%(47만8400주)를 사들여 보유 주식을 10.74%(96만6600주)로 늘렸다.

정 사장은 그전까지 5.42%(48만8200주)를 갖고 있었으나 최초 보유하게 된 경위는 확인할 수 없다. 현대백화점 측도 “장외에서 비상장 주식을 거래했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들 회사로부터 현대홈쇼핑 주식을 매입해 2008년 말 13.21%(118만8600주)까지 지분을 확대한 데 이어 상장 전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의 지분(9.91%)으로 조정됐다.

문제는 정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회사들과 현대백화점그룹의 관계다. 디씨씨, 에이치씨엔 경북방송, 에이치씨엔 서초방송, 에이치씨엔 충북방송 등 4개사는 그룹 종합유선방송사업(SO) 지주사격인 에이치씨엔의 자회사들이다. 사실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셈이다.

특히 정 사장은 에이치씨엔의 지분 5.91%(11만2819주)를 소유, 개인 대주주로 있다. 결국 정 사장은 자신이 에이치씨엔을 통해 경영권을 간접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회사들의 현대홈쇼핑 지분을 묘한 시점에 사들인 것이다. 계열사들이 대박이 뻔한 주식을 상장 전 오너에게 판 이유가 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들 회사가 주식을 그대로 쥐고 있었으면 정 사장의 지금과 같은 대박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정 사장의 주식 매입 가격도 석연치 않다. 정 사장은 계열사들로부터 주당 3만9000원에 주식을 사들였다. 총 매입가는 187억원.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이 평가액은 3년 만에 3배 가까운 약 550억원으로 불어났다. 물론 정 사장 몫이다.

‘3만9000원→12만원’

그러나 3만9000원은 매매 당시 앞서 상장된 동종업계 평균 주가보다 훨씬 낮게 책정된 금액이다. 헐값 매매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2007년 10월 경쟁사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주당 가격은 각각 7만5000원과 6만7000원 선으로, 정 사장이 계열사 주식을 매입했던 금액과 2배 가량 차이가 난다. 공모가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정 사장의 주식거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 사장은) 현대홈쇼핑 상장 전 계열사 주식 외에도 장외에서 일반 주식도 샀기 때문에 밀어주기가 아니다”라며 “지금 와서야 매입가를 놓고 너무 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3만9000원이란 가격은 당시 장외거래 시세에 따른 적절한 금액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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