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고발]LG전자, 냉장고 ‘굉음’에 잠 못 이루는 사연

2010.09.28 09:51:12 호수 0호

하루 종일 ‘웽~웽~웽’ “시끄러워 못살겠네!”


바야흐로 소비의 시대다.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에는 기업을 견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미약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우리 소비자들은 부당한 일을 겪어도 이를 하소연할 데가 없어 마른 가슴만 쾅쾅 치는 일이 허다하다. 이에 <일요시사>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성난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불량감별 안 되는 소음측정기로 판정 의혹
“소비자가 직접 측정하라”며 떠넘기기도


 A씨는 지난 7월28일 LG 냉장고를 구입했다. 제품에 하자가 있어 지난 8월7일 새 것으로 교환받았다. 하지만 교환받은 새 제품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 것.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서비스직원을 불러도 봤지만 “집안이 너무 조용해서 소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 뿐 제품에 하자는 없다”는 말만 남기고 돌아갔다. A씨는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 여기며 불편함을 참고 지냈다.

24시간 소음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손님이 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꺼낸 말은 “무슨 냉장고 소음이 이렇게 심하냐”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이 소릴 듣고 어떻게 견디냐”는 말도 덧붙였다. 그녀가 예민한 게 아니었다. 이에 A씨는 A/S를 요청했다. 당시 서비스직원은 “주변 환경에 따라 소음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 냉장고가 안정되면 소음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냉장고는 24시간 소음을 쏟아내며 A씨를 괴롭혔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한 차례 교환을 받았음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냉장고 구입 당시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다”던 판매직원의 말만 믿고 LG전자 측에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LG전자 측 관계자는 “구매 후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규정상 바로 환불 조치는 어렵다”며 “서비스 직원에게 다시 점검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A씨는 LG전자의 권유에 따라 다시 한 번 A/S를 요청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상이라는 것. 정상의 기준이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A씨는 다시 LG전자에 전화를 걸어 소음관련 기준에 대해 문의했고 “해당 제품의 정상수치는 39.8dB”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와 함께 A씨는 소음 측정기를 가지고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소음 측정을 위해 A씨의 집을 찾은 서비스직원은 “냉장고가 켜진 상태와 꺼진 상태의 소음을 각각 측정해서 10dB이상 차이가 나면 불량”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당연히 불량판정이 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소음 차이는 8dB, 측정값은 31.0~39.1dB로 나왔다. 정상이었다. 하지만 소음측정기에 대해 알아보던 A씨는 석연찮은 점을 발견했다.

당시 LG전자 직원이 가져온 소음측정기의 경우 측정 범위가 35~130dB이었던 것. 애초에 불량을 감별할 수 없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그 길로 A씨는 해당 서비스센터에 항의했다. 그러자 LG전자 측 직원은 “소음측정 결과 정상으로 판명 났기 때문에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의뢰해서 불량 판정을 받으면 환불해 주겠다”고 말했다.

눈 가리고 아웅

A씨는 LG전자의 ‘눈 가리고 아웅’식 대응에 분통이 터졌다. 저소음을 측정할 수 있는 소음기는 1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대여해 주는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LG전자에서 해결해 줘야 할 문제를 고객에게 떠넘기는 게 말이 되냐”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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