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적통성 광고 파문

2010.09.28 09:48:54 호수 0호

현대차그룹 “어이 상실…”

현대건설의 주인 자리를 두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결전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경영능력을, 현대그룹은 적통성을 앞세우면서 자신의 강점을 알리는데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현 회장이 선수를 날렸다. 추석연휴부터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광고를 공중파 3사에 대대적으로 내보낸 것.

현대그룹 측 관계자는 “오늘 매각공고가 난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계속 관련 광고를 내보낼 것”이라며 “현대건설 인수의지를 강력하게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공중파와 케이블방송 모두에 관련 광고가 나갈 것”이라며 “광고비나 광고횟수 측면에서 이전보다 두 배가 늘어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인수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그룹의 광고 내용과 형식은 단순하다. 광고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모습이 담긴 3장의 흑백사진과 해설, 광고문구가 번갈아 등장하는 형식이다. 광고의 첫 번째 장면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단독으로 등장하며 ‘아버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라는 해설과 함께 ‘1974년 현대건설 설립’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정몽헌 회장의 사진과 함께 ‘아들의 모든 것이었습니다’라는 해설이 나온다. 이와 함께 ‘1995년 현대건설 회장 취임, 현대건설 회생 위해 정몽헌 회장 4400억원 사재 출연’이라는 문구가 뒤따른다. 현대그룹이 다른 범현대가와 달리 현대건설을 승계 받은 적통이며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건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함께 건설현장을 순시하는 사진에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는 해설과 문구가 동시에 나온다. 이 광고를 두고 현대차그룹 측 관계자는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장자 역할을 하고 있는 정몽구 회장이 계열분리 전 그룹 회장을 맡았던 점을 상기시키며 “적통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오히려 진정한 적통성은 유동성 위기로 부침을 겪었던 회사를 인수해 안정적으로 시장에 재안착시켜 향후 지속 가능한 경영을 펼치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그룹 측 관계자는 “이미 인수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고 기아자동차나 현대제철 등 덩치가 큰 여타 기업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일으켜 세운 경험도 풍부하다”며 “건설업의 특성상 현대건설은 향후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진정 적통성을 잇는 것은 여기서 살아남아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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