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필로폰 간부’ 스토리

2010.09.28 09:32:55 호수 0호

‘뽕에 뿅간’ 화학박사 부장님

‘신공법’으로 필로폰 2㎏ 제조
시가 66억원…6만6천명 투약분


두산그룹이 발칵 뒤집혔다. 계열사 간부가 마약을 만들어 유통시킨 사건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마약과의 전쟁’이후 국내에서 소규모 필로폰 제조사범이 잡힌 적은 있었지만, 대량으로 필로폰을 제조·유통해 적발된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대기업 간부가 주범이란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모 주립대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두산전자 김모 부장은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였다. 하지만 불치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걱정하던 와중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동서의 부탁을 받고 위험한 결심을 했다. 필로폰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화학 지식이 풍부한 김 부장은 종전의 필로폰 제조방법과 달리 1㎏에 12만원 정도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원료로 한 신공법으로 순도 94%에 이르는 필로폰을 만들었다. 이 화학물질은 미국 등에서는 마약원료로 유통이 통제되고 있으나 국내에선 화장품이나 의약품 원료 등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지난 2월 대전의 선배회사 실험실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필로폰 2㎏을 제조했다. 필로폰 2㎏은 시가 66억원 상당으로 6만6000명 투약분에 달한다. 김 부장은 1㎏을 2회에 걸쳐 1억7000만원에 판매하고, 나머지 1㎏을 지난 달 1일 판매하려다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 부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김 부장이 만든 필로폰을 유통한 혐의로 박모씨 등 2명도 구속기소하고, 필로폰 판매 등을 알선한 나머지 3명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들이 유통시킨 필로폰 1㎏의 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이와 관련된 판매 가담자와 투약자 등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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