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기획특집 4>정치 거물 추석 어떻게 보내나

2010.09.20 09:25:00 호수 0호

지역구 강행군 “한가위 민심을 잡아라!”


추석에 징검다리 연휴까지 겹치면서 일주일 동안 정치 일정이 멈춰 섰다. 다음달 3일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역시 21일부터 25일까지는 차기 당권을 노리는 후보들도, 이들의 유세를 지켜볼 당원들도 ‘민족의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전국투어 일정을 비워뒀다. 이에 따라 여의도는 오랜만에 휴식기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보내는 정치인들의 행보는 가지각색이다.


박근혜 추석엔 다시 ‘정중동’, 정몽준 지역구 공들이기
정세균·손학규·정동영 눈앞으로 다가온 전대 올인

길게는 열흘가량 계속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치권 거물들의 ‘추석나기’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추석에 특별한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추석 연휴 첫째날인 21일 김윤옥 여사와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 가족과 청와대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방송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라며 “추석특집 아침마당 ‘대통령 부부의 사람사는 이야기’에서 대통령 부부의 평범한 삶을 진솔하게 들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석 민심 잡아라~



이 대통령은 방송에서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부부로서의 고민과 삶에 대한 것부터 함께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희망의 이야기, 어머니로부터 배운 교훈, 손주 사랑 등 가족 이야기, 김 여사의 잘 알려지지 않은 내조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말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서민정책 현장에서 만났던 인사동 풀빵장수 부부와 구리시장 할머니에 대한 뒷얘기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전 대표는 추석 연휴를 지역구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은 “지난해에도 지역구에 머물렀다”면서 “아직까지 연휴 기간 동안 지역구에서 추석 인사를 드리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로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FIFA 부회장 자격으로 월드컵 유치전을 펼친 것 외에는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를 개최하고 지역민원 해결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특히 지난 18대 총선에서 전략공천 돼 지역구를 울산에서 서울로 바꾼 후 지역민심을 사로잡는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추석에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선영이 있는 경기 하남을 찾아 차례를 올리는 것 외에는 지역구 활동을 펼칠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일찌감치 각종 행사를 통해 ‘추석민심 잡기’에 나섰다. 김 지사는 지난 8일 평택시 부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개최한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우정캠프’에 참석해 내국인 멘토 등과 소원문 쓰기, 추석노래 부르기, 송편 만들기, 고향 음식 만들기 등 각국의 명절에 대해 서로 이해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다문화가정 이민결혼여성들을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는 ‘친정아버지 같은 정책’을 강조하며 “우리에겐 즐거운 명절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소외감을 느끼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커지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면서 “이들이 풍요롭고 넉넉한 정을 나누는 한가위가 되도록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10월17일 다문화인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2010 다문화 한마당 잔치’를 개최할 것임을 밝혔다. 정세균·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 ‘민주당 빅3’는 바쁜 추석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다음달 3일에 치러질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민주당 전당대회 전국투어’로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하지만 20일 SBS 초청 토론회를 마치고 나면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시당대회 참석 전까지 전국투어 일정이 없어 추석연휴를 보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당대회를 일주일 여 앞둔 시점이라 망중한을 즐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특히 전당대회 마지막 변수로 후보들간의 마지막 합종연횡과 더불어 추석 연휴 민심이 꼽히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 지난해 사무실에 출근, 당원들에게 “추석 잘 보내라”는 안부 인사를 했던 정 전 대표는 이번 추석에는 특히 당심을 챙기는 데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측은 추석 연휴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잡힌 것은 없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예년과 다름없는 추석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측은 “지역구인 전북으로 내려가 추석을 보낼 것”이라며 “선산을 찾아 성묘를 하는 등 가족 일정을 소화한 후에는 지역구의 노인복지시설이나 아동복지시설, 장애인 시설 등 소외된 이웃이 있는 곳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로당이나 아동복지시설 방문은 명절마다 항상 해오던 것으로 별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24, 25일의 일정에 대해서는 “많은 일정이 쏟아지다보니 변동 사항이 많아 확실히 답하기 곤란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쁜 행보를 보이는 이들이 있는 반면 가족들과 조용히 명절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는 것을 선택한 이들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추석연휴동안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명절이나 여름휴가기간동안 자택에서 휴식을 취했던 만큼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정가 한 인사는 “박 전 대표는 추석 연휴마다 부모님의 묘소가 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은 것 외에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었다”며 “휴식을 취하며 향후 정치구상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최근 정중동 행보를 벗어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추석 이후 본격적인 외부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족들과 ‘망중한’ 즐겨

실제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 친이계 의원들과 회동을 가진데 이어 지난 2008년 9월 여성 초선의원들과 오찬을 가진지 2년 만에 당내 여성의원들과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또한 지난 8일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출판기념회 참석, 10일 대구시 당정협의회에서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 문제 논의, 15일 제대혈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공청회 참석 등 외부 활동도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이러한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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