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증시가 3000을 돌파하려면…

2016.01.15 08:57:39 호수 1071호

증시가 박스권(box pattern, 주가지수가 일정한 상한선과 하한선 사이에서만 오르내리는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하며 안방 마님 행세를 해 온 외국인 세력이 장기간 지속적인 매도를 하며 지수를 묵직하게 짓누르고 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이유는 미국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상회하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자금 이탈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12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30달러까지 날개 없는 추락을 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으로 인해 산유국과 같은 원자재 수출국가들의 재정이 급속히 악화하여 이들이 자금 회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21세기에 지구상의 원유 등 자원이 고갈될 거라는 예측 때문에 닥쳐올 미래를 염려했었는데 이제는 유가 하락이 오히려 문제가 된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자원 문제, 환경오염 등이 큰 문제가 된다는 폴 에를리히의 <인구 폭탄(Population Bomb)>이나 식량이 인구 증가를 못 따라가 재앙이 된다고 했던 맬서스의 <인구론> 그리고 과거 예비군 훈련장에서 한창 때의 남성들을 ‘씨 없는 수박’을 만들고 훈련을 면제 시켜줬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과 함께 예언은 틀리게 돼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최근 베스트셀러 중의 하나는 <2018 인구절벽이 온다>인데 이렇게 되면 생산자도, 투자자도 그리고 소비자도 급격히 사라져 죽음의 경제가 된다는 내용이다. 인구 문제뿐 아니라 요즘은 갈수록 신문을 펼치기가 겁난다. 때로는 조심스레 펼친 일면의 머리기사부터 가슴이 먹먹해진다.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권, 점점 더 경쟁력을 잃어 가는 한국의 기업과 빚에 파묻히는 가계, 초고령화, 금수저 흙수저의 웃지 못 할 신조어를 낳은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문제, ‘정론직필’과 멀어져 지극히 편향적인 일부 언론들 그리고 이에 절망하는 청춘들의 아픔이 점점 더 커져 가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누가 누구를 탓하기 어렵게 되어 세상이 갈수록 ‘아노미’ 상태에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가질 때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비양심, 불공정, 편향적 시각에서 나오는 언행들이 상호 작용하여 경제의 근간을 흔들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주가를 떨어뜨리고 젊은 청춘들이 세상을 비관하여 결혼과 출산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세상에 배려와 희망이 없다고 보면 종족 번식의 의욕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인구 문제와 자원 문제는 주가에 직결돼 있다. 오랫동안 한국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 허약한 경제 체질로 인한 성장력 저하인데 미래가 뿌연 스모그에 쌓여 있어 투자를 할 수 없으니 바이코리아가 어려운 것이다.

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기업과 가계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소신 있는 그림을 그리는 주체가 안 보인다. 기운이 없다고 임시변통으로 링거에 의존하기 보다는 술과 담배를 끊고 식생활 개선을 하며 시간을 정해 운동을 하는 처방과 과단성이 필요하다. 이를 할 수 있는 주체들은 남 탓이 필요 없다. 체질 개선의 희망이 보이면 글로벌변수의 영향을 덜 받으며 중시가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수 있다. 증시는 가능성과 기대감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hthwang07@hanmail.net>

<황호탁은?>

▲공학박사, MBA
▲전 대기업 임원,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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