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곧 죽어도 ‘외모’ 본다

2010.08.24 09:02:45 호수 0호

결혼정보회사 통해본 재혼녀 구하는 남자들 실태


재혼시장, 이제 더 이상 비밀 재혼은 없다
남성 대부분 재혼할 때도 상대녀 ‘외모’ 최고로 꼽아



이혼율 급증으로 인해 최근 재혼은 이혼 후 자연스러운 코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결혼 커플 4쌍 중 1쌍은 재혼 커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재혼 연령도 남자는 44세, 여자는 39세로 고령 재혼이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재혼 커플이 늘어나면서 재혼 중매시장, 재혼 혼수품 등 재혼 시장도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으며 덕분에 재혼 전문 정보회사도 성황을 맞고 있다. 한국사회가 재혼에 관대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요시사>는 결혼정보회사 10년차 베테랑 재혼전문 커플매니저를 통해 재혼녀를 구하는 남자들의 실태에 대해 취재했다.

S결혼정보회사 재혼전문 커플매니저 A 팀장에 따르면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은밀히 진행되던 재혼은 이제 위풍당당하고 화려하게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A 팀장은 “재혼은 한 번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 간의 만남이기 때문에 초혼보다 신중해야 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상대를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대에 대한 욕심과 환상만으로는 원만한 가정을 꾸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재혼 남성도 외모 선호

‘사랑밖에 난 몰라’ ‘장래성이 있으니까’ 등 순정과 환상 속에 배우자를 구하는 초혼보다 재혼상대를 고르는 사람들의 조건은 더욱 까다롭다. 남녀 재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혼 동기로 남성은 ‘외로움 극복’ ‘상대를 사랑해서’ ‘성생활 욕구 때문’ 등의 순이었고, 여성은 ‘상대를 사랑해서’ ‘경제적 필요 때문’ 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결혼정보회사의 재혼전문 커플매니저인 A 팀장은 “재혼을 생각하고 있는 남성들이 재혼 조건 1순위로 꼽는 것은 바로 상대 여성의 ‘외모’”라고 말했다. 초혼 남성들이 내세우는 조건과 마찬가지로 남성들 대부분은 무조건 예쁜 여자를 우선 찾는다는 것.

의사·약사 등 소위 말하는 능력 있는 여성이어도 재혼시장에서는 못생겼거나 뚱뚱한 여성이면 커플 성사율이 떨어진다.



S결혼정보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초혼 여성과 재혼 여성의 경우 나이 차이는 10년 이상인데도 신체 사이즈는 비슷했다. 즉 처녀 시절과 비슷한 몸매를 가져야 재혼시장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여성은 ‘내숭스럽다’ ‘여우같다’는 평을 들을 정도의 애교 많은 여성으로 나타났고, ‘성격 좋다’‘털털하다’라는 평을 듣는 여성은 친구라면 몰라도 재혼시장에서는 선호하지 않는다.

이어 A 팀장은 재혼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우, 전 배우자에 대한 보상심리로 상대를 결정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령 전 배우자와 헤어진 이유가 성격차이였다면 전 배우자와 비슷한 성격의 상대와는 만남의 자리마저 피한다는 것. 또 전 배우자의 종교 생활로 인해 불화가 많았다면 특정 종교를 가진 상대와는 절대로 만나지 않겠다고 선전포고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한 남성의 경우 궁합을 매우 중요시 여겨 무조건 선 궁합 후 만남을 외치기도 했다고.

하지만 A 팀장은 이런 편견과 선입견은 오히려 좋은 만남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서로의 요구에 따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도 결혼까지 골인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재혼에 있어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녀문제다. 혼자가 되기 전 자녀가 없었다면 문제가 없지만 단 몇 년이라도 부부생활을 이어오다가 이혼 혹은 사별한 경우에는 으레 자녀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재혼을 원하는 남녀 모두에게 자녀가 있다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S결혼정보회사가 재혼희망 남성 581명과 여성 5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의 64.4%는 상대의 자녀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표했고, 32.7%는 한 명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경우, 36.3%는 상대의 자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으며 38.3%는 한 명, 21.3%는 2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해 남성들에 비해 수용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남성들은 본인에게 자녀가 있어도 상대방의 자녀에 대해서는 비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녀가 1명인 남성 57.9%는 상대방의 자녀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고, 자녀가 2~3명인 남성들도 각각 41.4%, 33.3%는 수용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남성들은 상대방의 자녀가 아들일 경우 수용이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와 관련 A 팀장은 “핏줄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 사회의 남성들은 친아들이 아닌 양자에게 재산을 상속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자녀가 1명인 여성의 11.6%만이 상대의 자녀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2~3명의 자녀가 있는 여성도 각각 9.3%, 16.6%만이 상대 자녀수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여성들은 본인에게 자녀가 없더라도 상대 남성의 자녀 1명까지는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성들이 상대방의 자녀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며,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재혼을 하는 이유는 재혼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경제력을 보완하려는 시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사별, 이혼 등 혼자된 이유에 따라 재혼까지 걸리는 기간도 남녀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결혼정보회사 부설 연구소가 재혼회원 538명(남성 298명, 여성 2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은 사별한 경우 가장 빨리 재혼하는데 비해 여성은 사별한 경우 가장 늦게 재혼하는 것으로 집계된 것.

유형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사별 3.4년, 이혼 3.7년, 사실혼 4.4년 순이었고, 여성은 그 반대로 사실혼 4.5년, 이혼 4.8년, 사별 5.9년 순이었다.

재혼은 OK! 자녀는 NO!

A 팀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남성은 사별, 이혼 등 헤어진 유형과 관계없이 혼자 사는 것에 익숙지 않고, 가사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재혼을 빨리 결심한다”면서 “또 이혼한 경우에는 전 배우자와 자녀 양육 부분을 의논하고, 분담할 수 있지만 사별 후에는 가사와 자녀 양육을 모두 혼자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재혼을 재촉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별한 여성의 재혼이 상대적으로 늦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성의 특성상 남성보다 가사와 자녀양육을 소화해낼 수 있고, 정서상 여성의 지조를 미덕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아직 남아있어 여성의 재혼을 그다지 권유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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