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진 달> 황천우 작가의 신작 <수락산에서 놀다> 출간

2015.10.12 11:36:45 호수 0호

문학과 역사의 콜라보레이션

[일요시사 취재1팀] 최현목 기자 = 영문학을 전공했고 문예창작학과에도 발을 들였던 소설가 황천우(56)와 국사학을 전공한 아내 김영미(56)가 자신들의 삶의 일부인 수락산에 문학과 역사를 접목시켰다. 수락산에 남겨져 있는 선조들의 행적을 밝힌 작품 <수락산에서 놀다(柳水落山)>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수락산이란 이름의 기원, 김시습과 그의 동문수학인 서거정이 노래한 수락산 사계절 풍경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매월당 김시습이 인생 전성기에 수락산에 찾아들어 터전을 잡고, 한양을 드나들며 세상을 질타하고, 파계할 정도로 사랑을 노래하였고 또 아내 사후 거처를 동봉으로 옮겨 수시로 그곳을 방문했던 제자들인 남효온, 홍유손, 김일손 등에게 생사론 · 귀신론 · 군주론 · 다도 등의 사상을 전수하는 등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김시습이 떠난 이후 수락산 이야기는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선 신응시, 이항복 등에 의해 간간이 이어가지만 전체적으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다. 그리고 조선 중기 현종, 숙종 시절 걸출한 인물들에 의해 수락산 이야기는 절정을 향한다.

동쪽 즉 남양주시는 죽음을 불사할 정도의 기개와 호방함으로 똘똘 뭉친 인물로 지금도 그곳에 영면해있는 터줏대감 호곡 남용익, 조선 한문사대가 중 한 사람인 월사 이정구의 자손들과 남용익의 친구들에 의해 세상에 그 존재를 알린다.

동 시기에 수락산 서쪽의 의정부시와 노원구는 실학의 선구자며 사상가였고 역시 지금도 그곳에 영면해있는 서계 박세당과 그의 조카, 숙종조 정치의 중심에 섰던 약천 남구만의 아들인 남학명에 의해 이야기가 이어진다. 특히 박세당은 매월당 김시습의 맥을 잇고 기라성같은 제자들을 배출하며 이야기의 품격을 높인다.

그들이 떠난 이후 추사 김정희 등 많은 사람들이 수락산을 찾아 흔적을 남기지만 그 세가 왕성하지 못했다. 하여 노원구 토박이(태어날 당시 양주군 노해면)인 황천우와 그의 아내 김영미가 수락산에 감추어있는 사연을 모두 찾아내고 더하여 새롭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단순히 이야기뿐만 아니다. 두 사람은 매월당 김시습이 머물며 제자들에게 사상을 전수했던 <수락산 정사>의 정확한 위치를 비롯해 노원구 벽운동에 있었던 ‘수락산재’ 등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문화유산들과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찾아내어 수락산의 실체를 되살렸다.

이는 한국 문학사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시도로 두 사람은 단지 수락산을 떠나서 자연과 인간은 동일체라는 인식하에 또한 자연은 후손들에게 빌려 쓴다는 사실에 입각해 자연을 자신들처럼 소중히 여겨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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