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수천억 성과급 지급 논란

2010.08.03 09:47:34 호수 0호

2조 적자 낸 주제에 ‘성과급 파티’?!


이번 달부터 전기요금이 평균 3% 정도 인상된다. 한국전력이 올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전력이 임직원에게 기본임금의 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임직원 1만9천여명에 기본임금 500% 성과급
“경영효율화·비용절감 노력이 선행돼야”


본문/ 지난 7월27일 한국전력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를 받음에 따라 관련 규정에 의거, 임직원 19000여 명에게 기본임금의 5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전 직원들이 지난 6월에 이어 9월과 12월에 나눠받게 될 성과급 총액은 3600억~3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총액 3700억



한전 측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한전뿐 아니라 다른 공기업들도 성과급 또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며 “우리는 지난해에도 A등급을 받아 급여성격의 성과급 400%가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문제는 한전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1조2587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적자폭이 전분기 대비 16.6%나 늘었다. 올 상반기 전체로는 총 2조338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식경제부와 한전은 전기요금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으로 전력판매가 늘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근거로 지경부는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7월28일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8월1일부터 3%대 올리기로 관계부처 간 최종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전력수급 상황과 한국전력공사 적자 등을 감안해 작년과 같은 수준(3.9%)의 전기요금 인상을 제시했지만, 기획재정부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2~3%대 초반 인상을 주장해왔다. 전기요금 유형별로는 산업용 전기료가 평균 5% 안팎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동안 2조원에 달하는 빚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떠넘겨진 셈이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게 됐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중소업체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빚을 국민에 돌리기에 앞서 경영효율화와 비용절감 등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전이 3개월간 자체 감사를 한 결과 예산이 잘못 집행됐거나 절감이 가능한 재정규모가 8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한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감사 결과 130건의 행정조치를 통해 임직원 3명에 대해 징계, 126명에 대해 경고 및 주의를 주는 한편 추징·회수·환불 등 80억9800만원의 재정조치를 내렸다. 행정조치 유형별로는 시정 46건, 개선 43건, 통보 등 41건이었으며, 재정조치로는 추징·회수·환불이 52억4700만원, 예산절감이 15억5700만원, 감액 등이 12억9400만원이었다.

3개월 감사만으로도 사업 계획이나 예산 집행에 여전히 구멍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인천본부의 경우 10t 미만 전신주를 물류센터에서 수령할 때 공사업체가 직접 싣도록 한 후 비용을 주고 있다. 하지만 기사를 포함, 크레인을 임차한 후 상차하면 한 해 3억7500만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광주전남본부의 경우 정기운항 선박을 이용해 배전공사 자재를 도서지역으로 실어 나를 때 실제 비용을 확인해 정산해야 한다. 하지만 공사 건별로 운반비를 계산해 1억2800만원의 예산을 중복 지급했다. 고흥지점의 경우도 배전설비 보강공사 등 23건은 도서지역 배전공사여서 지식경제부가 관리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집행할 수 있는데도 한전 예산으로 3억1000만원을 잘못 집행했다.

절감가능 재정 80억

순천전력소 등은 발전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12억6600만원의 접속설비 공사비를 청구하지 않고 누락했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한전 측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경영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이라며 “그것을 평가 받아 상여금을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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