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알고 보면 쉬운(?) 정치인이에요”

2010.07.27 10:06:56 호수 0호

인터넷 속 정치인이 사는 법

유시민, 천호선 재보선 돕다 트위터에 ‘MP3가 날 울려’
김제동과의 인터뷰 뒷얘기, 본회의장 잠자리 명당 소개



미니홈피,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한 인터넷 정치가 활발해지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생기고 있다. 과거 인터넷 정치는 정치인들의 자기 홍보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국회 본회의, 상임위 회의를 생중계하거나 국민들과 현실정치를 논하는 것을 거쳐 이제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민들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하나 둘 웃음꽃도 피어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정치의 숨은 이야기들을 따라가 봤다.

인터넷 정치의 강점은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트위터의 경우 그 효과가 상당하다.

이 때문에 많은 정치인들이 너도 나도 트위터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그 중 일찌감치 트위터 스타로 떠오른 유시민 전 장관은 트위터에서 현실 정치를 전하고 있다.

7월 은평을 재보선에 출사표를 던진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 전 장관은 지난 13일 트위터에 “퀴즈 하나 낼까요?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제일 싫어하는 전자기기는?”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에 웃고 울고


답은 ‘MP3’였다. 유 전 장관은 “출근인사 때 귀에 MP3 리시버 끼고 가시는 분과는 소통이 완전 불가능! 소리를 한껏 질러도 눈을 맞출 수가 없다”며 “천호선 후보하고 길에 서서 매일 출근 인사하는데 MP3 앞에서는 속수무책, 두 손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1박2일 트윗번개 계획을 정했다. 명동성당 앞에서의 트윗번개 일정을 전하며 “나중엔 1박2일로 추진해볼 생각”이라고 밝힌 것이 ‘1박2일하면 복불복도 하자’는 것으로 이어진 것.

같은 당 김영환 의원은 의원실 스튜디오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트위터에 ‘의원실 스튜디오! 공개합니다. 김영환 뉴스 ①도시농업’을 올렸다. ‘막내비서가 앵커고 오진웅 비서관은 PD 김인아 비서는 작가 한자리씩 차지했습니다. 의원실 식구들이 만든 김영환TV’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1인 방송국 대박났어요! 문의·격려 전화와 메일 쇄도! 일부 의원실에서는 그쪽 의원님께 절대 보여드리지 말라는 부탁도요!’라는 자랑 섞인 글까지 올라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의 트위터에는 ‘김제동씨가 이정희 의원과 웃고 울고 간 까닭은?’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모 언론사의 ‘김제동 톡톡톡’ 코너 인터뷰를 위해 이 대표를 찾아온 날의 뒷이야기다.

인터뷰 일정이 잡히면서 술렁이기 시작한 의원실 분위기와 김제동씨를 위해 보좌관들이 준비한 ‘김제동씨,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플랜카드가 소개됐다. 인터뷰 당시 현장 분위기는 물론 한껏 들떴던 국회 의원회관의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의 굴욕 에피소드도 화제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 7일 KBS라디오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얼마 전부터 저도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렵게 공부해서 시작했는데 아직 팔로우해주시는 분이 많지 않아 내심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의견도 좋고 꾸짖는 말씀도 좋다”며 “트위터에서 많이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자기 홍보’를 했다.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 사무총장에 내정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사무총장 내정 후 고뇌가 많습니다.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까? 어떤 의견도 좋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마세요! 진정입니다” “나의 탑라인에서 보이지마라”라는 답변을 받았다.

강기갑 전 대표는 지난 19일 팔로워들과 함께 한 ‘팔로워 9000 돌파 번개’로 굴욕 정치인에 이름을 올렸다. 트윗 식구가 9000명을 넘기면서 가진 첫 번개를 트위터에 공지하며 “안 오시면 미워할겁니다”라고 했지만 지각생까지 포함, 13명의 트위터리안이 모였던 것.

하지만 강 전 대표는 트윗번개 소감으로 “세상이 참 신기해! 정치인 별 거 아닌데 언제든지 찾아오세요”라며 만족해했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블로그에서 국회 속 숨은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전 정책위의장은 국회의원 최초로 애플 앱스토어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신의 명함에 ‘QR 코드’를 새겨 넣어 ‘시니컬한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재미로 정치에 다가가’고 있는 이다.

그가 전하는 국회 속 숨은 이야기에는 국회의사당을 떠받치고 있는 12개의 기둥에 대한 것과 국회 본회의장의 자리 배치 방법, 국회의장이 외국에 방문해서 받아온 선물들에 대한 것이 있다.

또한 지난해 국회 본회의장 점거 시 ‘잠자리 명당’에 대한 정보도 있다. 전 정책위의장이 꼽은 잠자리 명당은 본회의 진행요원석이다. 이곳은 본회의의 원활한 진행과 모니터 화면, 전광판 등을 관리하는 국회사무처 직원이 상주하는 곳이다. 본회의장은 의장석으로 경사가 지어 있으나 이곳은 평평하고 천장까지 있어 ‘본회의장 잠자리 명당’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시야가 열려 있어서 상황 발생 시 유동적으로 대처하기도 좋다고.

국회, 요건 몰랐지?

본회의장 내 투표소는 대기소보다는 협소하지만 상체만큼은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안락하게 잠들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2위에 올랐다.

의외의 명당은 ‘예비 전투공간’인 국회의장석 앞이다. 전 정책위의장은 이곳을 “본회의장 내에 찾기 쉽지 않은 평지이고, 언제나 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적재적소”라며 “더불어 전장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의외로 한산하고 편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제발 더 이상 침낭이 필요없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국민들이 싸운다고 매도하지만 한시간을 자도 편안하게 집에서 자는 것을 마다할 의원이 어디 있겠냐”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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