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취재] 현대종합상조 두 얼굴⑤ 비밀 아지트 실체

2010.07.06 09:09:57 호수 0호

초호화 ‘VVIP 아방궁’… 결국 누구 돈일까요?

국내 대표 상조업체인 현대종합상조의 폐쇄적인 경영 행태가 말썽이다. 겉만 번지르르하다. 그 속은 전혀 딴판이다. 외부의 조언과 지적엔 눈과 귀를 꽉 막은 상태. ‘식구’의견마저 외면하는 실정이다. 그저 ‘회장님’지시에 따라가기만 급급하다. 당연히 ‘괴리 경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철옹성’에 갇힌 ‘독불장군’꼴이다.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달라도 너무 다른 현대종합상조의 ‘두 얼굴’을 들춰보기로 했다.

 

현대종합상조가 극비리에 초호화 골프빌리지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가는 수십억원에 이른다. 현대종합상조는 고객이 맡긴 회비로 운영되는 만큼 향후 고객돈 유용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회원이 아닌 직원용으로 사용할 계획이어서 형평성 시비도 불거질 조짐이다.
법인 명의로 사들여
오는 10월부터 사용



현대종합상조가 고객돈으로 비밀리에 마련한 골프빌리지는 경기도 용인 K컨트리클럽 내부에 있는 T빌리지다. 상조업체가 리조트는 물론 골프빌리지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종합상조는 지난해 법인 명의로 T빌리지의 분양권을 약 30여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매입했다. 현재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했으며 오는 10월 준공까지 잔금만 치르면 사용이 가능하다. 아직 준공이 떨어지지 않아 등기는 미뤄지고 있다. 현대종합상조의 회계에도 완전한 자산으로 잡히지 않은 상태다. 현대종합상조는 지난해 말 현재 건설 중인 자산이 15억3000만원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너무 호화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엔 이미 현대종합상조의 ‘아방궁’이란 소문까지 보태져 뒷말이 무성하다. 더욱이 고객들의 피같은 돈을 쌈짓돈처럼 마구 사용했다는 따가운 눈총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모 상조업체 임원은 “현대종합상조 경영진이 공개석상에서 수십억원짜리 골프빌리지를 샀다고 자랑하는 것을 들었다”며 “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데 이 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금은 초호화 아방궁이란 꼬리표가 붙었다”고 귀띔했다.

임직원용 30억 최고급 골프빌리지 통째로 매입
‘불 보듯 뻔한’ 고객돈 유용 논란·형평성 시비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보람상조 사태 등으로 상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마당에 현대종합상조가 떡하니 최고급 빌리지를 사들여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며 “결국 누구 돈이겠냐. 안 그래도 상조업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고객돈 유용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이 사실이 회원들에게 알려지면 한바탕 시끄러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T빌리지의 내·외관과 주변 환경 등을 살펴보면 충분히 초호화 또는 아방궁이란 평가가 나올 만하다. 국내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T빌리지는 최고급 리조트다. 분양가는 9억∼39억원. 단지는 ▲타운형(160∼210㎡/48∼64평형) 28실 ▲2세대가 붙어 있는 듀플렉스형(251∼306㎡/76∼93평형) 45실 ▲단독형(320∼409㎡/97∼124평형) 18실 등 총 91실이다.
현대종합상조는 4개층짜리 단독형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도미니엄으로 인·허가를 받은 T빌리지는 호수와 골프장 페어웨이를 끼고 있다.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설계사가 맡았다. 이 회사는 미국과 이탈리아, 영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인도 등에서 해외 부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고급 건축물을 설계해온 고급 주택 전문 설계사이다.
꿈의 궁전 따로없네
“벽돌 하나까지 수입”

외관은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풍의 건축양식을 도입했다. 이 스타일은 돌, 흙, 나무를 내외장재로 사용하는 이탈리아의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석재를 활용한 고풍스런 외관이 100년 이상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내부는 실별로 각각 다르다. 단독형의 경우 세대마다 정원이, 각 실마다 야외 테라스가 설치됐다. 마루와 계단은 앤틱한 나무 바닥이다.
유럽식 전통 벽난로를 비롯해 이탈리아산 타일, 스페인산 대리석, 인도산 천연석, 러시아산 목재 등 자재와 가전, 가구 등이 모두 수입 명품이다. 특수 이글 창호는 가구당 1억원이 넘는다. T빌리지 측은 “벽돌 하나까지 해외에서 모두 수입해서 쓸 정도로 최고급 자재로 지어졌다”며 “럭셔리한 건축물이 페어웨이의 아름다운 전경과 조화를 이뤄 주거공간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T빌리지를 분양받으면 K컨트리클럽 정회원권과 2인 주중 회원 대우, 3년간 그린피 면제, 골프 카트 제공 등의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제공된다. K컨트리클럽은 총면적 135만㎡(약 40만평) 규모에 27홀(퍼블릭9홀)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 22개국에서 185개의 명문 골프 코스를 운영하는 세계 최고의 골프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해외 명문 골프장 부킹과 그린피 우대, 총지배인 영접 등 각종 VIP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
또 관공서 민원 대행 서비스와 택배서비스, 가사일을 도와주는 심부름 서비스 등의 섬세한 서비스와 함께 단지 내·외부 및 세대 내·외부를 구분하는 철통같은 보안이 유지된다. 다목적 회의실, 라운지, 와인바, 휘트니스, 전시실 등 커뮤니티센터는 분양자 누구나 비즈니스, 휴식,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T빌리지 분양 담당자는 “희소성, 고급성, 차별성을 내세운 골프빌리지가 새로운 고급 주거상품으로 부유층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며 “골프빌리지는 국내 최상위층인 VVIP들만을 위한 시장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현대종합상조 측은 T빌리지 매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T빌리지 1∼2차 분양 당시 법인 명의로 한개 동을 통째로 산 것은 맞다”며 “당초 준공 예정이었던 지난달부터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시행사의 일정 차질로 좀 미뤄졌다”고 말했다.
“1% 최고 부호들 선호 스타일”
내·외부 럭셔리 명품 ‘도배’

그는 빌리지의 매입 배경과 용도에 대해선 “상조업과 같은 영업조직은 사기 진작이 필수란 점에서 매입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전국 지사장들이 거의 100% 찬성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 특정 임원 개인이 아닌 직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양, 복지, 연수, 포상 등의 목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골프장이 붙어있어 인식이 부정적일 수 있으나 굳이 골프를 즐기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냥 평범한 콘도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이용자는 별도로 회원권을 구입하지 않아도 골프 부킹이 가능하지만 만약 골프를 친다면 개인돈으로 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매입금액이 결코 비싼 게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동안 직원들의 지원 프로그램에 소요된 금액을 감안하면 이런 빌리지를 사고도 남는다”며 “회사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당장은 아니지만 해외여행 기준으로 10년 정도가 지나면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종합상조가 제정·시행하고 있는 사내 윤리 규범엔 ‘고객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가장 첫머리에 명시돼 있다.

휴양·복지 용도 운영
10년 지나야 본전치기

‘고객의 의견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고객의 진정한 요구는 항상 옳다고 생각한다…고객을 모든 판단 및 행동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다…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찾는다…고객의 정당한 요구에 신속 정확하게 응답한다…고객의 재산은 회사재산과 동일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골프를 규제한 대목도 눈에 띈다.
‘사적으로 이해관계자와 골프를 치면서 거래업체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과 사적인 용도로 이해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골프회원권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과연 현대종합상조가 수십억원을 들여 마련한 초호화 골프빌리지가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일까. 또 현대종합상조가 밝힌 대로 이 빌리지가 평소 땀 흘려 일한 직원들에게 돌아갈 건전한 쉼터로 운영될 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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