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붉은악마에 몰빵…수십조 잭팟 터졌다

2010.06.29 09:20:10 호수 0호

[집중기획]‘월드컵 대박’ 대기업 손익계산서

대기업들이 ‘월드컵 효과’에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대대적이고 적극적인 월드컵 마케팅을 펼친 기업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 매출이 급등하는가 하면 이미지와 인지도가 크게 향상되기도 했다. 해당 기업으로선 여간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월드컵 물결’을 제대로 탄 각 기업의 손익계산서를 들여다봤다.

공식후원사 현대·기아차 마케팅 효과 ‘10조+α’
KT·SK텔레콤·삼성전자 수백∼수천억 이익 예상



이번 남아공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는 현대·기아차다. 2002년부터 3회 연속으로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나선 현대·기아차는 국내 기업으론 유일하게 대회 후원사로 참여,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향상되는 등 전 세계적인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권을 쥐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파트너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아디다스, 코카콜라, 소니, 비자카드, 에미레이트항공 등 6개 기업이다. 공식후원사는 교묘한 위장 광고로 이익을 얻으려는 ‘매복 마케팅’을 펼치는 비후원사와 달리 월드컵 명칭과 로고를 직접 사용할 수 있다.

투입 비용 20배
“15조원 이른다”

현대·기아차는 남아공 현지에서 의전용 차량 및 32개 본선 진출국 팀 버스 등 총 830여 대의 차량을 제공했다. 차량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현지를 돌아다니며 상당한 홍보효과를 거뒀다. 또 코엑스, 올림픽공원, 서울 경마공원 등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거리응원을 주관하는가 하면 원정응원단 선발, 응원댄스 UCC 공모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경기장 A보드(골라인과 사이드라인에 설치된 광고판)를 통해 전 세계 170여 개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브랜드를 알렸다. 현대·기아차는 한 경기당 최대 8분 간 단독으로 A보드 전체를 사용했다. 현대·기아차는 A보드 광고 외에 경기 ‘리플레이(Replay)’때 가상광고도 내보냈다.


이같은 ‘홍보 대박’으로 현대·기아차는 이번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 효과는 천문학적이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얻는 직접적인 홍보효과만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월드컵에 들인 비용이 약 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입 비용의 20배에 달하는 광고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여기에 국내와 세계 각국에서 진행한 월드컵 마케팅을 통한 간접 효과까지 계산하면 이를 훨씬 웃돌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15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종 한양대 교수는 “전 세계 170여 개국에 전파되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 경기당 후원사들이 얻는 홍보효과는 약 1000억원”이라며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총 64경기 동안 산술적으론 6조400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16강전 등 토너먼트로 갈수록 광고단가가 높아져 전체적으로 10조원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A보드 광고 효과만 봐도 그렇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에 따르면 한국이 그리스와 펼친 1차전에서 국내 방송사의 초당 광고 단가는 614만원이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기아차의 로고 노출 시간은 289초로, 광고 효과는 1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가 170여 개국에서 생중계 됐으므로 광고 효과는 한 경기당 평균 1000억원 가량이다.

현대·기아차도 10조원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6조원,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7조원 이상의 홍보효과를 달성한 바 있다.

회사 측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던 2006년 독일 월드컵의 후원효과가 약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에 성공한 만큼 마케팅 효과는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기아차 다음으로 들뜬 곳은 KT와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이다. KT는 월드컵 공식 파트너가 아니지만 국가대표 축구팀 응원단 붉은 악마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응원 슬로건, 응원가 등을 공동 제작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렸다.

2001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축구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 KT는 국가대표팀 훈련복에 자사 로고인 ‘올레 KT’를 수놓아 대표팀의 훈련 모습이 뉴스 등을 통해 방영될 때마다 브랜드가 노출됐다. 업계에선 KT가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 시간대의 광고비가 15초당 1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뉴스가 2분 정도만 방영돼도 약 1억원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KT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현대차와 함께 유일하게 FIFA의 공식 파트너를 맡아 400억원을 투자해 그 100배가 넘는 5조원 이상의 효과를 봤었다. KT 자회사인 KTF 역시 100억원을 투자해 1조2000억원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

SK텔레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KT와 마찬가지로 수백억∼수천억원의 마케팅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2002년 추억을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월드컵 마케팅의 주요 전략을 ‘다시 한번 大한민국’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거리응원’으로 삼았다.

관련상품 매출 급증
평소 2배 이상 판매

SK텔레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예인(장동건, 비, 신민아)과 스포츠스타(박지성, 박태환, 최경주)를 앞세운 스타마케팅을 통해 월드컵의 거리응원 열기를 한껏 높였다. SK텔레콤은 한일 월드컵 당시 ‘Be the Reds’캠페인으로 3000억원의 이미지 제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민들의 뇌리에 남는 성공적인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월드컵 특수를 실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3D TV 광고모델인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의 활약으로 한국팀이 선전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달 들어 3D TV 판매가 급증, 매주 전주 대비 30%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한 것. 삼성전자는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6월 들어서만 8000대 이상의 3D TV를 국내에서 팔았다. 월드컵 기간 국내에서 3만대, 해외에서 60만대 판매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4개 기업은 월드컵 하면 떠오르는 회사 순위에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635명을 대상으로 ‘월드컵 하면 연상되는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28.5%가 SK텔레콤을 지목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어 현대·기아차(17.5%), 삼성전자(17.3%), KT(12.8%) 등의 순이었다. SBS(2.5%), 아디다스(2.2%), LG(1.4%), 코카콜라(1.3%), 나이키(1.1%), 하이트(0.9%) 등도 월드컵 연상 회사로 이름을 올렸다.

수혜 분야는 통신(38.1%), 외식·식음료(13.9%), 주류(11.3%), 축구용품(10.7%), 패션(7.6%) 등을 꼽았다. 기업의 월드컵 마케팅 효과에 대해선 ‘매우 효과적’(38.3%), ‘다소 효과적’(40.6%) 등 10명 중 8명 정도가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이밖에 KB금융도 ‘국민남매’김연아, 이승기를 내세운 광고로 월드컵 효과를 볼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엠페러스 팰리스에서 홍보용 대형 워터스크린을 운영하는 등 각종 월드컵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LG전자는 6월 중 3D TV가 7000대 가량 팔렸다.

월드컵 단독 중계를 맡은 SBS는 광고 매출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따르면 한국팀 16강 진출로 SBS가 벌어들일 광고 판매액은 최소 65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GS칼텍스는 대표팀 주장인 박지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재미가 쏠쏠하다. GS칼텍스 측은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한국대표팀의 간판선수인 박지성이 모델로 나선 광고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는데 대표팀이 선전해 금액으로 따질 수 없는 마케팅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마케팅과 별도로 월드컵 수혜를 보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주류·외식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월드컵 개막식이 있던 지난달 11일부터 17일까지 주류 매출이 35.8% 늘었다고 밝혔다. 맥주 판매액은 92%나 급증했다. 치킨도 17일 하루에만 1만2000마리가 판매돼 일주일간 매출 신장률이 367%에 달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도 맥주는 1주일 전보다 71.3%나 많이 팔렸다. 소주(25.1%)와 막걸리(23.2%)도 판매가 뛰었다. 전체 주류 매출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각각 35%, 55.1% 증가했다. 홈플러스 역시 대표팀이 그리스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둔 지난달 12일부터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17일까지 6일간 치킨과 맥주 매출이 각각 190%, 58% 신장했다.


치킨·피자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파파존스는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이 있던 날 경기시간 전후로 매출이 평소보다 300% 이상 급증했다. 피자헛과 도미노피자도 같은 기간 평소보다 250∼300% 이상 매출이 올랐다. BBQ치킨은 월드컵 특수로 가맹점에 따라 평소보다 매출이 3∼5배나 늘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월드컵과 무관할 것 같은 홈쇼핑업체들도 활짝 웃었다. GS홈쇼핑은 나이지리아전 때 하프타임과 경기 직후 디지털카메라와 쌀을 생방송으로 내보내 각각 목표대비 320%, 310% 초과하는 효과를 거뒀다.

맥주 많이 팔리고
치킨 인기 무섭다

CJ오쇼핑도 같은날 휴대폰과 미니캠코더 판매를 생방송으로 편성한 결과 당초 예상치의 2배가 넘는 각각 1700대, 250대가 팔렸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24시간 특별생방송으로 휴대전화 판매를 진행해 목표대비 650%를 달성했다. 이 시간대 매출론 역대 최고 기록이다. NS농수산홈쇼핑은 쥐포와 치킨세트 등 간식거리로 평소 대비 약 40∼50% 이상 매출이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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