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의원 안산 출마 논란 막전막후

2015.06.15 10:21:53 호수 0호

"안산 출마하려 세월호 이용했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휘말렸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안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미 지난달 지역구사무실까지 마련하고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김 의원의 안산 출마 논란 막전막후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비례대표인 김현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안산 단원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지역구사무실까지 계약하고 현재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빈약한 명분

안산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김 의원이 안산 출마를 준비하자 보수진영에선 벌써부터 “김 의원이 내년 안산 출마를 염두에 두고 그동안 세월호 사태 해결에 앞장서온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새정치연합 의원들 중에서도 세월호 사태 해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왔던 인물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안산 지역 출마와) 세월호 사고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며 “경기도에 여성 국회의원이 상당히 부족하다. 또 새누리당이 해당지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안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굳이 정치적 논란을 감수하며 안산에 출마할 이유는 없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한양대를 나왔다. 김 의원 측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안산이 한양대와 인접해 있으면서 강원도 출신이 많다는 점을 출마 이유로 내세웠지만 이 역시 명분이 약하다.

게다가 김 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간부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대리운전기사를 집단폭행한 혐의로 현재 불구속 기소돼 있는 상태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안산에 출마할 경우 제2의 권은희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7·30재보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의원을 전략공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권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해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권 의원의 진술과 다른 증거들이 나오면서 김 전 청장은 무죄를 선고 받았다. 때문에 새정치연합이 권 의원을 야권의 텃밭인 광주에 전략공천하자 거짓 폭로의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고, 결국 재보선 판세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친노 대 비노 계파갈등 가능성도

7·30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11:4로 참패했다. 공동대표였던 김한길, 안철수 의원은 이 일로 대표직까지 사임해야 했다. 이 같은 경험이 있는 새정치연합으로서는 김 의원의 안산 출마가 찜찜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안산에 출마하면 자칫 새정치연합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그동안 세월호 유가족을 도운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리 당이 세월호 사태 해결을 위해 투쟁해온 진정성을 국민들이 의심하게 될 것”이라며 “전국적인 판세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다른 지역구도 많은데 왜 하필 안산인지 모르겠다”면서 “다른 곳은 몰라도 김 의원이 안산에 출마하는 것은 보수진영에 좋은 먹잇감을 던져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는 안산 단원구갑은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곳이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새정치연합 시절 4선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비록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야권단일화 과정에서의 잡음으로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이 어부지리로 당선되긴 했지만 안산 지역구 4곳 중 단원구갑을 제외하고는 모두 야권인사가 당선됐다.

자당의 현역의원이 없고 야권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김 의원이 손쉬운 총선 승리를 위해 단원구갑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편 현재 안산 단원구갑은 새정치연합 고영인 지역위원장이 활동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천정배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따라서 대표적인 친노인사인 김 의원이 이 지역 공천 경선에 나서면 친노 대 비노의 계파갈등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크다.

지역위원장이 꼭 공천을 받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지역에 연고도 없을 뿐더러 그동안 안산에서 별다른 활동도 하지 않았던 김 의원이 공천을 받는다면 고 위원장 측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 위원장 측 관계자는 “고 위원장이 벌써 몇 년 째 지역에서 조직기반을 닦아왔는데 김 의원이 경선에 나선다고 해도 우리를 이길 수 있겠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만에 하나 당이 김 의원을 전략공천하거나 김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지역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만에 하나다. 그동안 친노인사들은 각종 당내 경선에서 당원투표서는 지고도 국민경선서 크게 앞서면서 역전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총선에 영향?

지난 4·29재보선 관악을 선거가 대표적인 사례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정태호 후보는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김희철 후보를 국민경선에서 크게 이겨 공천됐는데 당시 국민경선을 실시한 양쪽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무려 15%p나 차이가 나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동일지역, 동일시간에 실시한 여론조사가 15%p나 차이가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철 후보 측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새정치연합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끝까지 여론조사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김 후보는 당의 거듭된 요청에도 정태호 후보를 끝까지 돕지 않았고, 이는 지난 4·29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야권의 텃밭인 관악을을 새누리당에 빼앗기는 한 원인이 됐다.

어느 날 갑자기 안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 의원이 몇 년 동안 조직기반을 닦아온 고 위원장을 꺾고 공천된다면 당내에서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김 의원 측은 이 같은 지적들에 대해 모두 ‘노코멘트’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해 왔다. 김 의원의 안산 출마가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mi737@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