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사회환원 약속 점검

2010.06.22 08:54:09 호수 0호

그간 일부 대기업들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총수의 사재 출연과 사회 헌납 카드를 내놨다. 재판이나 수사 등과 관련돼 여론무마용으로 비치면서 세인들의 비난을 받아온 재벌 총수들의 ‘사회 환원’. 당시의 비리들이 차츰 머릿속에서 사라져 가는 지금, 아직도 총수들은 과거의 약속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일요시사>가 집중 점검해봤다.



이건희 회장…8000억 기부, 1조원 용처 고려 중
정몽구 회장…1500억 출연, 지속적으로 기부할 것
최태원 회장…6000억원 상당 주식 계열사에 출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재 출연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2월 불법 대선자금 제공과 이른바 X파일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 증여 문제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한 약속이다.
당시 이 회장은 8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 등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4.12%를 비롯한 계열사 주식을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에 헌납했으며 교육부에 별도로 삼성에버랜드 주식 10만6149주(4.25%)를 기부했다. 여기에는 이 회장의 셋째딸인 고(故) 윤형씨의 유산 2200억원도 포함됐다.
현재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으로 이름이 바뀐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은 국내 최대의 민간위탁 장학재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어려운 형편의 초·중·고 학생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주로 수행 중이다. 이 회장은 2006년 당시 약속을 지킨 것.
또 지난 4월 ‘삼성 특검’으로 차명 재산 관리 사실이 드러난 계좌에 대해 세금 등을 내고 남은 돈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액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익한 일’의 용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 측은 장학기금으로 출연한 8000억원과는 다르게 사용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2006년 4월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소환을 앞두고 “사재 출연으로 1조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해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 선고에서 “2013년까지 매년 1200억원씩 총 8400억원을 출연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최종적으로 ‘집행유예에 사회봉사명령 300시간’ 판결을 받게 됐다. 법적으로는 사재를 출연할 의무에서 자유로워진 것. 그럼에도 정 회장은 판결 확정 뒤 항소심 법정에서 발언한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 회장은 900억원을 자신이 만든 ‘해비치재단’에 출연했다. 이 재단은 장학사업, 문화·예술 지원 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이어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해비치재단에 600억원대 주식을 기부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향후에도 계속해서 기부활동을 이어 나가리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은 대주주로서 계열사에 재산을 몇 차례 내놨다. 지난 1998년 시민단체가 대한텔레콤(현 SK C&C) 저가매입 의혹을 제기하자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보유 지분 30%를 SK텔레콤에 증여했다.
또 지난 2003년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지면서 촉발된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로 한때 최 회장은 어려움에 처했다. 당시 최 회장은 채권단에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그 중에서도 워커힐 주식 40.8% 등은 SK네트웍스 정상화를 위해 출연한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SK네트웍스와 채권단 간 양해각서(MOU)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2005년 경영 사정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도 최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그에 따른 비난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2007년에서야 최 회장은 본인이 갖고 있던 1200억원 상당의 워커힐 주식 워커힐 지분 40.69%(325만5598주) 전부를 SK네트웍스에 출연해 약속을 지켰다.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60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 총수들도 적지 않다.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대표, 류시문 한맥기업 회장, 정석태 진성토건 회장, 우재혁 경북타일 대표, 최신원 SKC 회장,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박조신 아름방송 회장, 박순용 인천폐차사업소 회장, 홍명보 홍명보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회원들로 개인의 경우 1억원 이상, 법인은 연간 30억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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