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 깡패영업 전말

2010.06.15 09:54:44 호수 0호

“그 따위로 살지 마라~가식 떠느라 고생했다 XX년”

L사, 상담원 진술에도 끝내 진실 외면



지난달 28일 오후 이모(29·여)씨는 대기업 계열 카드사인 L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L사 상담원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회원 가입을 권유했다. 이에 이씨는 “죄송하지만 관심이 없습니다”라고 거절했다. 그러자 전화를 건 남성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전화를 끊었다. 통화시간은 불과 32초였다. 그로부터 약 1분 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진짜 그 따구로 살지 마라 열 받어서 모라하고 싶지만 참는다 내 입만 더러워지지 가식 떠느라 고생했다 XX년”이라는 내용이었다. 보낸 사람의 번호는 ‘4444’였다. 입에 올리기도 힘든 욕설 문자를 받은 이씨는 순간적으로 겁이 나기도 했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 L사 콜센터에 전화해 상담원 이름을 대고 진상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약 1시간이 지나고 L사에서 전화가 왔다. 자신을 담당 매니저라고 밝힌 사람이 “욕 문자를 보낸 것은 사실이나 다른 사람에게 보내려고 했던 문자를 잘못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당한 변명에 부아가 치민 이씨는 “김씨가 휴대전화에 직접 내 전화번호를 입력해 문자를 보냈는데 다른 사람에게 보낼 문자를 실수로 보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이씨는 일부러 욕 문자를 보낸 것을 인정하고 사과를 요구했으나 L사 측은 고의가 아니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이씨는 욕 문자를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난 이달 3일 상담원을 직접 만나 고의로 문자를 보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자리에는 L사 관계자가 동석했다. 상담원은 이미 퇴사처리된 상태였다. 이씨는 상담원한테서 잘못을 시인하는 각서와 20시간 사회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사과를 수용했다.

그러나 L사는 상담원이 고의로 보낸 문자가 아니라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L사 관계자는 지난 8일 “여자친구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다투던 중 실수로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며 “상담원 실수에 대해 고객께 사과하며 앞으로 직원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전했다. L사는 끝내 진실을 외면했지만, 이씨는 해당 상담원이 욕설문자를 고의로 보냈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통화 후 성공건 처리가 되지 않아 욱한 마음에 고의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실수라고 번복한 점 죄송합니다. 또 실수란 거짓말은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쓴 이메일을 이씨에게 보낸 것. 이에 이씨는 “상담원이 함부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악용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상담원 개인의 단순 실수로 몰아 사태를 회피하려는 L사의 태도가 너무 괘씸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