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번엔 페이스북 해명글 '도마'

2015.03.27 16:51:04 호수 0호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홍준표, 이번엔 페이스북 해명글 '도마'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최근 미국 출장 첫날 부부동안 골프를 즐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홍 지사의 페이스북 해명글이 도마에 올랐다.

홍 지사는 "(첫날 골프가) 사려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정치를 시작하고 난뒤 해외 장거리 단독출장시에는 대부분 사비를 들여 집사람과 같이 간다"고 말했다. 선출직 부인들은 평상시나 선거 때 후보자들보다 더 고생하기 때문에 혼자 훌쩍 떠난다는 것은 마음이 편치 않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같이 나가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마음에 안정을 갖고 일의 능률도 더 오른다"고도 했다.

홍 지사의 말처럼 부부가 함께 출장길에 올라 표면적으로 업무능률이 올랐다거나 도의상 편한 마음이라는 발언은 기술적으로 능률 여부를 판단할 수 없을 뿐더러 개인 사유의 영역인만큼 이에 대해 왈가왈부할 순 없다.

하지만, 평상시 지자체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등의 아내들이 고생한다는 발언은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가족들이 선거기간 동안 유세를 돕는 등 그 누구보다 고생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면 선거운동원을 투입해 가족들을 고생시키지 않도록 하거나 후보등록을 만류하면 된다. 선거운동에 대한 후보자 가족들의 부담은 고스란히 후보자의 선택에 달려 있는 셈이다.

선거철 이외의 평상시에 고생한다는 말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지자체단체장의 부인들이 그들의 도정업무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양반이다. '출장 중 골프'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미국 출장 중 금요일 오후에 골프를 했다는 것은 사려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금요일 오후'는 개인시간이 아닌 업무시간이고 업무시간에 골프를 쳤다는 사실에 공식적인 사과를 한 셈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보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보다 진정성을 전달하고 싶었다면 "죄송하다"고 쿨하게 인정했으면 어땠을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미스로 인한 실수나 잘못에 대해 깔끔하게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배포 큰 정치인'이요, 도정을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또 "집사람 외 두 분은 경남도의 농수산물 수출을 도와주는 분들로 제가 접대를 해야 할 입장에 있어 그 비용을 사비로 지불했다"고 해명했다. 홍 지사 입장에서는 골프를 쳐야 했는지에 대해 밝혔지만 왜 주말, 휴일 등 개인시간이 아닌 굳이 업무시간에 쳤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비즈니스석 이용 논란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비행기 비즈니스석은 공무원 출장여비규정에 따른 것이지 피곤해서 탄 것은 아님에도 그것이 비난의 구실이 되고 있는 것을 보고 이코노미를 타는 정치쇼 기술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홍 지사의 말처럼 광역자치단체장들이나 국회의원의 경우 차관급 예우를 받으므로 공무원 출장여비규정에 따라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규정 역시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이들이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해서 문제삼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즈니스석 논란에 대해서 경남도 측은 "늘 비즈니스석을 이용하진 않는다. 지사님이 피곤하다고 할 때 예매해달라고 요청한다"고 해명했는데 정작 홍 지사는 "규정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놨다. 한술 더 떠서 "이코노미를 타는 정치쇼 기술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빈정대기까지 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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