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정보 매매의 위험성

2015.03.25 16:45:40 호수 0호

KT에 근무하던 1999년말 경이었다. KT주가가 지금은 3만원대를 벗어 나지 못하는 장기 소외주가 됐지만 신도시 30평대 아파트값이 2억원을 밑돌던 당시 20만원 정도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다. 우리 사주 1000주를 팔면 좋은 집을 한 채 살 수 있었는데도 당시 신문에 30만원 이상 갈 수 있다는 기사를 본 후 매도치 않고 가지고 있었다. 이제 와 보면 큰 기회를 놓친 것이다.



오랜 세월 후 필자는 4만원 대에 매도하며 씁쓸한 마음이었지만 이는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주가가 5분의 1로 하락하는 것을 지켜만 본 것은 스스로 적정 주가에 대한 기준이 없던 터라 신문에서 본 전문가의 말을 맹신한 탓이었다.

KT 주가가 10만원 정도일 때 당시 병원장으로 있던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데 내용인 즉 “장기 투자할 주식을 찾는 중인데 마침 KT 주가가 많이 빠져 있어서 사 놓으려 하네. KT가 설마 망하겠어?”라며 필자의 의견을 물었다. 나도 잘 모르던 터라 매수를 권유하지 않았으나 만약 그랬다면 KT 간부가 매수 권유했다는 새로운 정보가 만들어 질 뻔 했다.

정보는 사전적 의미로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되도록 한 자료”라 했는데 시장에는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한 ‘은밀한 정보’가 지나치게 만연해 있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투자자가 바로 ‘정통한 소식통’에 의한 ‘은밀한 정보’에 의해 손해를 본 경험이 있고 어느 지인은 심각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투자에 있어서 가장 유념할 점은 바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고 그를 위해서는 ‘팩트(정보)’와 ‘노이즈(잡음)’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증권 시장에는 특정 세력이 고가에 매도하기 위해 만들어 낸 소위 지라시라고 하는 허위 정보가 많다. 이를 믿고 매수하면 주가가 빠져도 추가 매수하면서 세력의 물량을 그대로 받게 되어 결국 큰 손실로 이어진다. 또한 어떤 정보가 사실이라 해도 원천에서 본인에게 전달되기까지 시차로 인해 매수하면 결국 고점에서 소위 설거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만 아는 정보는 없다고 보면 된다.


역시 정보는 뜨거운 종목에서 주로 나오게 되고 그런 종목의 수개월 후 예후는 좋지 않기 때문에 분명한 팩트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보에 의한 투자는 지양하여야 한다.

시황을 보자면, 수년간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비동조화)을 보이던 한국 증시는 유로존 양적 완화에 이어 중국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게 될 것이라는 예측 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보이며 풍부해진 돈의 힘으로 끌어 올리는 랠리가 연출되고 있다.

“주가는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라는 말이 있는데 지나치게 상황을 경계하여 모처럼의 작은 잔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금년은 상저하고의 장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는데 최고의 전문가들도 틀릴 수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uncertainty)와 변동성(volatility)이다. 즉 향후 어떻게 될 것인가 예측하기 보다는 급변하는 상황에 어떻게 유연한 대응을 하는가가 투자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황호탁은?]

▲공학박사, MBA
▲EU(유)인베스트먼트 대표
▲전 KT, 동원그룹 상무
▲전 성결대학교 교수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