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린이대공원 사자 처리문제로 '골머리'

2015.03.19 10:53:40 호수 0호

"살려두자" VS "안락사시키자"

[일요시사 사회2팀] 박 일 기자 = 지난달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사육사를 사망케 했던 사자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최근 서울시와 어린이대공원 측이 사고를 일으킨 사자 2마리의 처분(?)을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사육사 김모씨가 사자 2마리에 물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자들은 2006년생 수컷과 2010년생 암컷 2마리로 사자사 방사장 내 내실에 있다가 철문이 열린 틈을 타 방사장에 있던 김씨를 습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어린이대공원 측은 일단 크게 4가지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우선 가장 높은 가능성은 독방에 격리시킨 채 유지하는 방안이다.

2013년 11월 서울대공원에서는 호랑이 한 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사육사 심모씨를 공격, 사망케 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해당 호랑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당시 총리)이 2011년 선물한 시베리아 호랑이 한 쌍 중 수컷 '로스토프'. 여러 조치들이 검토됐지만 서울대공원 측은 별 다른 조치없이 결국 격리만 시켜오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물론 이번 어린이대공원에서 사고를 일으킨 사자 2마리는 동물원 내 자체 번식한 사자들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는 서울대공원 호랑이와는 경우가 다르다"며 "격리 후 유지하는 경우 들어가는 먹이값 등 비용이 상당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은 '안락사'. 하지만 이는 동물단체 등 여론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여 실행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야생본능이 남아 있는 사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생긴 인재임에도 사육사의 죽음을 사자의 안락사로 해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또 다른 방안은 사자가 부족한, 또는 규모가 커 맹수류를 관리하기 쉬운 국내의 다른 동물원에 보내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동물원의 경우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류는 이미 포화 상태인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물원 규모가 작은 편인 어린이대공원만 해도 사자 7마리, 호랑이 3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린이대공원은 주(主)가 동물원이 아니기 때문에 맹수류 등 큰 동물은 서울대공원으로 보내 관리하는 방안도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서울대공원도 맹수류는 이미 포화 상태라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공원은 호랑이(수컷 7마리, 암컷 17마리) 총 24마리, 사자 (수컷 12마리, 암컷 6마리) 총 18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사자들의 처리 문제는 전문가가 포함된 위원회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서울시가 판단하게 되는데 아직 위원회가 구성되지도 않았다"며 난감해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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