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2010.05.18 09:15:00 호수 0호

“박정희가 제일 나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임 원내대표 취임 인사차 예방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돌발 발언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상도동 자택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고흥길 정책위의장과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 정옥임 원내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에게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다수결 원칙이 살아나야 민주주의가 꽃피울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 정치가 살아있음을 보여 달라”고 덕담을 건넸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화 투쟁의 스승인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의회주의를 배웠다”며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겠다. 여당이 모든 것을 다 취하려 해서는 안 되고, 또 야당도 극한투쟁에 매달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야당 시절 선거를 통해 당시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다섯 차례나 원내총무를 역임하고 장면 정부 때에는 대변인을 맡았던 일을 거론한 뒤 “한국정치에 있어 쿠데타 세력이 가장 나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긴급조치로 국민들을 괴롭혔던 것을 다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에 가시를 섞었다. 

김 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주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 ‘YS 의원직 제명사건’을 거론하며 “내가 4일날 제명을 당하고 부마사태가 16일에 벌어졌고, 26일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에 죽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사실 그것 (YS 제명) 때문에 죽은 거 아니냐. 박 전 대통령이 죽으려고 별 짓을 다 했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이 같은 발언에 김 원내대표는 “여야 총무회담에서 원하는 것 다 줄 수 없다. 강경파가 반대하곤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원내대표 시절에 대해 묻는 것으로 화제를 돌렸다. 김 전 대통령도 “내가 눌러서 합의한 대로 갔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발언이 취재진이 있는 공개석상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면담은 서둘러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비공개 전환 후엔 지방선거에 대한 말이 오갔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이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 묻자 김 전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는 서울,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이길 것”이라며 “강원도와 충청북도도 낙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경남지사 선거가 5% 오차 범위라고 하나 결국은 승리할 것”이라며 “원래 중간선거는 언제나 여당이 패배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엔 크게 이겨 이 기세가 2년 후의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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