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세계가 주목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2015.01.05 11:11:34 호수 0호

"잃어버린 빛, TV로 찾아냈죠"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지난달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이 작가는 '다시 태어나는 빛'을 주제로 설치미술과 평면 미디어아트 작품 30여점을 소개했다. 특히 이 작가는 전시목록에 인간과 빛에 대한 성찰이 담긴 미발표 신작을 다수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국내 미술계에 낭보가 전해졌다. 광주 출신의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초청 소식이다. 이 작가는 오는 5월9일 개최되는 세계 3대 미술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Personal Structures(개인적 구축물)'에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곧 그의 작품은 대륙을 건너 유럽으로 날아갈 계획이다.

특별한 특별전

이 작가 참여하는 특별전은 아르눌프 라이너, 로렌스 와이너,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등 현대미술의 주목받는 거장들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한국에선 김아타 작가(2009년)와 이우환·서수경 작가(2011년), 서정민 작가(2013년)가 각각 출품한 바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은 출품 신청작 가운데 주최 측이 직접 초청작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베니스비엔날레 측은 이 작가의 작품과 이번 전시주제가 잘 부합한다고 여겨 초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미술계 안팎에서 높아진 이 작가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작가는 본인의 작업에서 진일보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대중과의 소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매체로 TV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엔 고전적인 회화와 디지털 기술이 공존한다. 둘을 융합한 작품은 전설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백남준은 명실공히 아날로그 시대를 대표하는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다. 백남준의 후예격인 이 작가는 디지털 시대의 최전선에서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인간과 미디어아트, 나아가 인류역사를 관통하는 알고리즘에 주목했다.

'다시 태어나는 빛' 전시
인간 영혼과 육체 비유
베니스비엔날레 특별 초청
"백남준의 후예" 호평 일색

인간의 영혼과 육체를 TV에 비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작가에게 TV는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TV에 투영되는 예술은 사각의 프레임(육체)과 프레임 속에 회전하는 콘텐츠(영혼 또는 빛)로 나뉜다. 즉 프레임이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면 TV의 실제 이미지는 인류의 사상과 문화, 예술, 사회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빛의 그릇으로 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아날로그(정신)와 디지털(물질)의 대립을 시대적 충돌로 전제하고, 정치·도덕·문화·예술의 혼돈에서 비롯된 인간성 상실을 '빛을 잃어버린 시대'로 풀이했다. 때문에 '순수한 빛의 출현'에 대한 대중적 요구가 있다는 것이 이 작가의 설명이다. 빛을 표현한 그의 작품은 결국 구원에 대한 알레고리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이 작가는 성서 속 메시아를 등장시킨 작품을 수차례 선보인 바 있다. 성서의 주인공인 예수를 모티브로 한 작업이 대표적이다. 앞선 전시에서 이 작가는 빛을 전면에 내세운 미디어아트와 기독교적 세계관을 접목해 기존과는 차별화된 시각경험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이 작가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동서양의 명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전통회화가 갖고 있는 공간이란 개념에 시간이란 변수를 덧칠한 것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이 작가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다시 태어나는 빛'이란 주제로 전시를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물과 나무를 비롯한 자연물,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조각 등 각종 오브제를 설치한 뒤 빛과 영상을 결합하는 시도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디지털이 가진 평면성을 넘고자 하는 그의 고민은 LED TV 등 다양한 설치 작업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디지털을 넘어

이 작가의 작품은 가나아트부산과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에서도 전시되고 있다. 이 작가가 선보이는 놀라운 '빛의 마술'은 오는 2월8일까지 계속된다.

  

<angeli@ilyosisa.co.kr>

  


[이이남 작가는?]

이이남 작가는 1969년 전남 담양 출생이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예술학 박사과정과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광주·대구·부산 등 한국 전역을 순회했고, 미국·중국·대만 등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자문위원, 광주문화재단 미디어아트페스티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수상 내역으로는 2010 선 미술상, 2009 대한민국 올해의 청년작가상, 2005 올해의 미술가 대상, 올해의 청년작가상,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 하정웅 청년작가상, 2002 광주미술상 등이 있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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