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병의 실체는? 한주호 준위 왜 사망했나

2010.04.13 10:31:14 호수 0호

뇌경색·심근경색 유발 피부가 변하거나 폐가 터지기도

지난달 30일 천안함 침몰 사고 해역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중 숨진 해군 특수전여단(UDT) 소속 잠수요원 한주호 준위가 잠수병(감압병과 공기색전증)으로 사망했다. 그는 왜 잠수병으로 사망할 수 밖에 없었을까.

잠수병이 생기는 현상은 사이다에서 기포가 생기는 원리와 비슷하다. 사이다를 만들 때 병 속에 이산화탄소를 압축시켜 넣고 뚜껑을 닫게 된다.
이때 기체가 액체 속으로 녹아들게 된다. 반대로 뚜껑을 따면 기압이 풀리면서 사이다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가 기포 형태로 쏟아져 나오게 된다.
잠수병도 이러한 원리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잠수부용 공기통에는 질소가 79%, 산소가 21% 정도로 들어있는데, 공기를 마시게 되면 체액 내 공기가 포화되다가 수중 밖으로 나오게 되면 기포가 생기면서 인체에 영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잠수병의 인체 부위별 파급효과는?

깊은 바다 속은 수압이 매우 높기 때문에 호흡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간 질소기체가 체외로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녹게 된다.
그러다 수면 위로 빠르게 올라오면 체내 녹아있던 질소기체가 갑작스럽게 기포를 만들면서 혈액 속을 돌아다니게 되면서 이것이 체내 통증을 유발하게 되고, 잠수병에 이른다.

이러한 통증은 호흡기 뿐 아니라 림프계, 근골격계 등에서 발생한다.
한양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동원 교수는 “기포가 뇌에 생기면 뇌경색이, 심장에 생기면 심근경색이 발생케 된다”며 “피부에 혈액이 공급되는데 기포가 피부의 혈관을 미세하게 막을 경우 피부가 대리석처럼 단단하게 굳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위장에 복통이 생기기도 하고 구토, 설사, 출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장에 공기가 들어가 온몸의 여기저기가 막히면서 문제가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폐의 과도한 팽창으로 인해 폐가 터져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잠수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감압규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10m 들어가면 20분 내에 올라와야 하고 5m에서 감압을 하는 게 원칙이며 수심 30m 이하로 내려갈 경우 고압의 질소가 인체에 마취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감압규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손상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류병연 교수는 “기본적으로 잠수 깊이, 주위 온도 등이 잠수 시간을 결정하지만 어쨌든 정해진 시간 이상으로 잠수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다 밑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 천천히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류 교수는 “즉 기압이 점점 낮아지는 환경에서 녹아 있던 질소 가스가 갑작스러운 상승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우리 몸이 충분히 적응을 하면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최근에는 공기통에 질소보다 액체로 녹아들어 가는 성질이 낮은 헬륨 가스를 대신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감압규칙 어기면 ‘치명타’

한편 잠수 시 잠수병 못지않게 주의할 것은 체온 유지다.
김동원 교수는 “다이버들 가운데 입술을 비롯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청색증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청색증은 체온이 떨어졌음을 알리는 적신호로 인식하고 담요를 덮는 등 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쿠버 다이버들이 옷을 입는 것도 체온유지를 하기 위함인데 이는 바닷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온도가 떨어지면서 체온 손실이 오기 때문이다.
경희대의료원 응급의학과 최한성 교수는 “체온이 32도 이하로 떨어지면 호르몬 대사가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못한다”며 “추운 바다에서 4~5시간 있으면 체온이 3도 이상 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교수는 “체온이 30도까지 떨어지게 되면 순환도 안되고 의식이 소실되면서 잡고 있던 튜브도 놓치게 된다”며 “설사 이 상태에서 구조되더라도 저체온증으로 인해 구조 시 주의를 안할 경우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고 신속히 응급대처를 하지 않으면 치료 와중에 맥없이 사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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