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 강원랜드 사장 말 바꾸기 <구설수>

2010.04.13 09:32:06 호수 0호

동전 한 번 뒤집으니 마음 바뀌네~


최영 강원랜드 사장의 ‘철새’ 행보가 도마에 올랐다. 최근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보름 만에 철회하자 공기업 사장으로서 신중치 못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그런 그의 컴백 소식에 지역 민심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분위기다.

지역시민연대는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둔 채 떠날 것이라 선언했다 되돌아 온 최 사장에 대해 더 이상 신임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선 공기업 사장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대두되고 있다.


꿈 꿨던 강원도지사 출마 선언 보름 만에 철회 ‘해프닝’
공천 후보 몰려 ‘포기’·선관위 적발 ‘발목’ 등 추측 난무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을 신청했던 최영 강원랜드 사장이 출마를 포기했다. 최 사장은 지난달 25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 리조트에서 열린 강원랜드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주주 권익을 위해 열심히 사장직을 수행하겠다”며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강원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지 보름만이다.
앞서 최 사장은 지난달 11일 한나라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강원도지사 출마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그는 25일 강원랜드 주주총회 의장직 수행을 끝으로 26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도지사 출마를 위해 전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갑작스런 출마철회 왜?



하지만 강원랜드 수장으로서의 마지막 업무였던 이 자리에서 그는 보름 전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사장 선임 당시부터 도지사 출마를 위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했던 최 사장이 임기 1년 만에 출마를 선언,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표하자마자 이를 번복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사실 최 사장은 강원랜드로 자리를 옮길 때부터 이번 지방선거 출마가 확실시 됐던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최 사장은 MB의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청 산업국 국장, 경영기획실 실장 등을 지내며 MB의 주요 핵심인사로 성장한 인물이다. MB와의 친분 덕분에 이후 정부 주요 요직의 인선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SH공사 사장직을 그만두고 강원랜드 사장에 취임하자 일각에선 1년 뒤 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경력 관리를 위한 준비에 들어 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임기 도중 그의 퇴임 선언에 대해 각계가 크게 ‘놀랄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갑작스레 출마를 철회하자 그 이유에 대한 갖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선 강원도지사 후보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보이자 미리 발을 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실제 이번 강원도지사 한나라당 예비후보는 이계진ㆍ허천 의원 등을 포함, 최영 강원랜드 사장, 권혁인 전 행정자치부 지방행정본부장, 심재엽 전 국회의원, 조관일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 조규형 전 주브라질대사,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최흥집 전 도정무부지사 등 모두 9명에 달했다.

최 사장은 당의 공천심사위원회를 통해 이들 모두와 경선 대상후보를 놓고 경쟁에 나서야 했다. 스스로를 ‘MB 핫라인’으로 지칭할 만큼 도지사 출마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최 사장이지만 치열한 후보군 경쟁이 부담으로 작용, 미리 노선을 바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강원지역 일각에선 지난 2월 개최한 출판기념회가 최 사장의 발목을 붙잡는 꼴이 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2월2일 최 사장은 춘천 베어스타운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첫 에세이집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한 1500일’을 펴낸 최 사장이 출판기념회 및 일종의 도지사 선거 출정식을 마련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강승규 국회의원, 권오룡 전 행정자치부 차관, 권혁인 전 행정자치부 지방행정본부장을 비롯해 각계 지지자 15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행위가 적발됐다며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출판기념회에 자사 직원 및 친인척 등을 참석시키도록 지시하고 식사 등을 제공한 혐의로 모 운수회사 노조위원장 김모씨 등 8명을 적발했다. 태백시민연대는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고발 건이 도지사의 갑작스런 사퇴와 연관성이 있다는 의구심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시민연대는 지난달 30일 “후보 사퇴의 진실이 무엇인지 시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23일 선관위의 고발 이후 26일 이어진 최 사장의 선거 출마 사퇴 선언이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진실을 소상히 밝혀주길 바란다”며 공사측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최근까지 시민연대의 공개질의에 무 회신으로 일관하고 있는 최 사장의 공식 해명은 “강원랜드의 발전을 위해 남은 임기를 마쳐달라는 주변인들의 간곡한 요청에 마음을 바꿨다”는 것이 전부다.

갑작스런 출마 철회에 대한 최 사장의 진짜 속내야 어떻든 그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다. 동전 뒤집듯 변하는 그의 잦은 변심이 상장 공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적절한 처신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 사장은 앞서 SH공사 시절에도 임기 1년을 남겨두고 돌연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2개월 만에 강원랜드로 옮겨온 전적이 있어 ‘철새’ 행보가 결국 수장으로서의 자질 문제로 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미 ‘뜨내기’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어버린 그의 사장 컴백은 식어버린 민심을 되돌리기에도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선 최 사장의 사퇴 촉구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태백시민연대는 지난 3일 월례회의를 통해 최 사장의 퇴진요구에 대한 입장표명을 결정했고, 폐광지역 4개시군 문화원장협의회 역시 지난 2일 최 사장의 퇴진 및 거취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역 민심 이미 ‘싸늘’

문화원장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최 사장은 개인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서 강원랜드 사장직을 사퇴 한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드러냈다”며 “최 사장은 이미 강원도민과 폐광지역민에게 신뢰를 잃어버려 강원랜드 사장이라는 막중한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기에 즉각 사퇴함이 옳다”고 밝혔다.


최영 강원랜드 사장 프로필

△강릉 출생 △강릉고 고려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20회 △미국 남가주대학원 도시행정학 석사 △서울대공원 관리사무소 국장 △동작구 강서구 부구청장 △서울시청 문화관광국장 산업국장 △서울시 농수산물공사 사장 △서울시청 경영기획실장 △SH공사 사장 △강원랜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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