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2014.11.03 09:51:03 호수 0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원저), 데키나 오사무 저 / 흐름출판 / 1만3000원

나이를 먹으면 더는 방황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가졌지만, 방황을 그치기도, 열심히 살고 있는 삶에 확신을 갖기도 여전히 어렵다. 이럴 때 이 시기를 먼저 지나온 어른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은 매우 소중하다. 고전에서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많은 이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동양고전이나 현대의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잠시 눈을 돌려 이번에는 18세기 지의 거장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작가이자 시인인 동시에 자연과학자, 정치가, 법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통찰력으로 시대를 이끌었던 괴테.
시·소설·희곡·자서전·편지 등 다양하고도 폭넓은 괴테의 작품이 모두 자기 경험의 고백과 참회라는 점은 그가 우리의 괴로움을 충분히 공감하리라 짐작케 한다. 당시 <젊은 베르터의 고뇌>가 대중에게 가져온 베르터효과는 유명하다. 그러나 ‘파우스트’ 혹은 ‘베르터’ 정도로만 그의 이름을 되뇌기엔 아쉬운 구석이 많다.
문학작가로는 드물게 자연과학에도 관심이 많던 괴테의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는 <친화력>이다. 친화력이란 특정 물질 사이의 화학적 성질로, 서로 합쳐져 안정을 이루는 관계를 말한다. 두 물질이 결합해 안정을 이루고 있더라도 친화력이 더 높은 원소를 만나면 원래의 안정된 결합은 해체되고 보다 견고한 결합관계가 새롭게 형성된다.
‘이러한 친화력의 법칙이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가’가 소설 <친화력>의 주제로, 괴테는 이렇게 화학물질들이 결합하고 분리하는 개념을 네 인물들의 관계로 옮겨놓았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일련의 행동들이 모두 인간 자신의 의지로 이뤄지는 일인지, 오랜 기간 ‘인간’에 대한 괴테의 애틋한 관찰이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 책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은 괴테의 인간 연구가 오롯이 담겨 있다는 호평을 받는 작품
<친화력>에 등장하는 격언과 독창적인 견해, 재기 넘치는 문구들을 중심으로 ‘인간관계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영원한 주제의 답으로 안내한다.
일본에서 철학자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데키나 오사무는 주로 <친화력>에서 발췌한 괴테의 문장을 인간관계, 사랑, 성공 등 살면서 매순간 갈등하게 되는 여덟 가지 대표 키워드로 나눴다.
인용문은 길지 않지만 괴테의 사상과 그 품은 의미를 현 시대의 상황에 맞게 심화해 풀어내는 편저자의 능력은 괴테의 글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독자를 격려한다.
또한 책 속 그림들은 괴테와 동시대인 18세기 명화로 인생의 지혜를 사색하기에 맞춤한 여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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