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2008.09.22 11:56:05 호수 0호

이 책은 <리딩 그룹>의 작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엘리자베스 노블의 신작이다. <선데이 타임스>를 통해 현대판 <작은 아씨들>로 평가받은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둔 엄마가 네 딸에게 쓰는 편지와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하는 딸들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장례식을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마지막 파티’로 계획하고 딸들에게 밝은 드레스를 입을 것을 부탁하는 씩씩한 엄마 바바라가 남긴 편지는 슬프지만 유쾌한 감동을 준다. 평소에 딸들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 엄마 이전에 한 여자였던 엄마의 삶과 네 딸에게 각각 들려주고 싶은 당부의 이야기들은 결코 무겁지도, 포장되지도 않았지만 가슴을 울리는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지금껏 많은 문학 작품에서 다뤄왔던 주제이다. 가장 편하다는 이유로 끝없이 상처주기도 하고 그만큼 의지하는 관계, 엄마와 딸. 이 작품에 나오는 엄마 바바라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이혼과 재혼을 통해 딸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죽고 난 후 편지로 셋째 아만다의 출생의 비밀을 밝혀 딸들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한다. 엄마라는 존재가 성인(聖人)이 아니라 한 인간임을 보여준다. 엄마는 일기 형식의 편지를 통해 불완전했던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딸들에게 보여준다. 완벽한 엄마의 조언이 아닌,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삶을 살아왔던 엄마의 이야기가 딸들에게, 독자들에게 더욱 더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이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하는 딸들의 인생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첫째 딸 리사는 30대 중반의 멋진 커리어 우먼으로 지나치게 독립적인 성격을 가졌다. 현재 만나고 있는 이혼남 앤디와의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 결혼 8년 차인 둘째 딸 제니퍼는 완벽주의자로 자신의 결혼생활이 완벽하지 못한 것이 늘 고민이다. 셋째 딸 아만다는 세계를 돌아다니는 자유주의자로 늘 현실을 도피하며 살아왔다. 엄마의 죽음 이후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혼란을 겪는다. 막내 한나는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이제 막 열여섯이 된 사춘기 소녀로, 엄마의 죽음 이후 이성에 눈 뜨게 되는 과정이 풋풋하게 그려진다.
작품은 엄마의 장례식을 시작으로 딸들이 엄마의 죽음을 극복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나가는 1년간의 모습을 네 딸의 시각과 엄마의 편지까지, 5개의 시점으로 빠르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고전인 <작은 아씨들>같은 설정으로 훈훈한 감동을 주는 동시에, 우먼 픽션계의 여왕이라는 작가의 명성답게 <색스앤더시티>, <브리짓 존스의 일기>처럼 트랜디하고 톡톡 튀는 구성으로 네 딸의 다른 삶과 사랑 이야기를 선사해 독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함께 안겨준다. 세련된 문장과 치밀한 구성력, 꼼꼼한 디테일과 딸들의 심리 묘사가 젊은 세대의 감성과 취향과 맞물려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어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작가는 마지막 엄마의 편지를 통해 세상 모든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 책을 읽고 가족의 소중함, 인생의 진지함, 사랑의 달콤함을 함께 느끼며 엄마나 딸에게 편지 쓰고 싶어질 것이다.

저자인 엘리자베스 노블은
영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우먼 픽션 작가인 엘리자베스 노블은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후 영국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작가로 활동하게 됐다. 2002년 처음 발표한 <리딩 그룹>은 50만 부가 넘게 팔리며 화제를 모았고, 이어 <우정 테스트> , <알파벳 주말> 등의 작품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여성들의 일상과 삶을 리얼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노블의 소설은 세대를 초월해 널리 사랑을 받으며 출간되는 작품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2008년 4월에 출간된 <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나오자마자 <뉴욕 타임스>와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독자들은 죽음을 앞둔 엄마가 사랑하는 네 딸에게 쓰는 진솔한 편지를 통해 묵직한 감동을, 네 딸의 일상과 심리를 통해 트랜디한 유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엘리자베스 노블 저/램덤하우스코리아 펴냄/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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