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집애 같은 사내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2010.01.26 10:42:19 호수 0호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주위에서 상당히 여성스러운 남자 혹은 반대로 남성스러운 여자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남자인데 말투, 웃음소리, 행동거지가 여자 같은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가. 또 만약 이유가 존재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선천적인 문제일까 후천적인 문제일까.

이는 사회심리학적 또는 발달심리학적으로 2차적인 인성형성과정에서 받게 되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환경적 등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다.

심리학적인 요인은 이미 ‘누나들 밑에서 자란 남자아이’ ‘사내들 속에서 자란 여자아이’등의 일반적으로 수긍할 만한 얘기들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심리학에서 바라보는 후천적·환경적 요인도 존재하지만 선천적·유전적으로 이미 결정돼 태어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이는 ‘반음양자’ 즉 ‘Intersex’라는 의학적 상태에 대해서 언급할 수 있다. 100% 남자인데 조금 여성스럽다, 100% 여자인데 조금 남성스럽다 하는 것과는 달리 흔히 반음양자하면 ‘남성과 여성의 성적 기관과 특질을 모두 지니고 있는 이들’이라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성염색체는 XY로 남성, XX로 여성이지만 외모와 성기가 본래의 성에 반대되는 성의 신체적 특징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남아공 육상선수인 세메냐의 경우 여자인데 왜 그리 남자같이 보일까. 검사결과 그녀는 반음양자로 밝혀졌으며 영화 <트루라이즈>에 출연한 제이미 리 컬티스도 유전학적으로 남성임이 밝혀졌다.
미즈러브여성비뇨기과 김경희 원장은 “세메냐 같은 이런 간성 즉 intersex는 외관상 좀 남성적인 여성이지만 실제로는 자궁과 난소가 없고 오히려 잘 찾아보면 고환이 발견되며 남성호르몬이 여자들보다 몇 배나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세메냐는 자신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춘기가 지나도 생리를 하지 않아서 병원을 찾았다는 얘기를 봐도 그렇고 지금까지 여자로 살았는데 남성 생식기를 몸속에 가졌다고 그녀를 남자로 만들어 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음양자는 조금 극단적인 얘기지만 이 같은 논리에서 이른바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들에 대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강동우성의학연구소 강동우 원장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태아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6주에서 12주 사이에 분비되는 일종의 호르몬이 있는데 그것이 태아의 성별을 결정해준다”며 “모든 태아는 본래 모두 여자였다가 이 호르몬에 의해 남성과 여성의 성향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즉 남자의 경우 이 기간 동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 노출이 돼서 남성적인 기전을 받아야 되는데 이것이 보통 사람에 비해 부족하거나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좀 더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강동우 원장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 네 번째 손가락(약지)이 둘째 손가락(인지)에 비해 길어진다”며 “그렇게 되면 골격도 성격도 두뇌의 구조도 ‘남성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원장은 “따라서 태아 때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남자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수다를 즐기는 등 여성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며 “주위에서 본인의 성에 반대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을 보면 손가락 길이를 확인해 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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