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는 없다” 정면돌파 선언한 길환영 KBS 사장

2014.05.22 17:49:55 호수 0호

[일요시사=경제팀] 한종해 기자 = 길환영 KBS 사장이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청와대의 보도 간섭 의혹으로 불거진 퇴진 여론에 대해 사실상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이다.



길 사장은 지난 21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담화문을 발표하고 “사퇴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제작거부, 보직사태, 파업 등의 행위에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자리에는 연연하지 않지만, 온 신념을 바쳐서 KBS를 정상화 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며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폭력 선동에 무너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외압설’과 관련해서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언급한 청와대의 보도 개입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힌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기사를 바꾸거나 고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 청와대로부터 기사와 관련한 전화를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 “물러나라” 사퇴 촉구
제작 거부 투쟁 무기한 연장

앞선 지난 16일 김 전 보도국장은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해 “청와대와 길 사장으로부터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달라’는 등 요청을 받았다”며 자신의 사퇴 과정에도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길 사장은 KBS 양대 노조가 준비하는 파업에 대해 “엄중하게 사규와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명분 없는 불법파업으로 회사가 좌지우지 할 수 잇다는 헛된 꿈은 버리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길 사장의 단호한 입장표명으로 KBS기자협회와 양대 노조의 투쟁 수위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KBS 기자협회가 제작거부에 돌입하고 보도본부 부장단, 팀장급이 사퇴해 제작거부에 사실상 합류했으며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13명도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기술본부 팀장급, 팀장급 PD들도 보직을 내려놨고, 경영직군 팀장 35명도 보직을 사퇴했다. 다만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취재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키로 했다.

외부에서도 길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19일부터 길 사장의 즉각 퇴진과 청와대 방송장악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한편 KBS기자협회의 제작거부를 지지하고 있다.
 

<han1028@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