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안철수에 반기 든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

2014.05.20 10:00:26 호수 0호

"급조된 '안철수계'와 5:5지분 어떻게 맞추나?"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광주 전략공천의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2일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광역시장의 후보로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경쟁후보였던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전 의원은 이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또 그들을 따르던 당원들까지 집단 탈당하는 등 후폭풍이 더욱 거세지자 당 지도부는 결국 다른 지역에서의 전략공천은 모두 중단했다. 하지만 광주의 민심은 여전히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17일 광주를 방문했던 안철수 대표는 성난 군중들에 둘러싸여 차안에서 1시간가량이나 감금되기도 했다. 과연 이번 전략공천의 문제는 무엇일까? 탈당 후 무소속 광주시장 후보로 나선 이용섭 전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전략 공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는 우리 정치 역사상 가장 구태하고 포악스러운 정치 행보를 자행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전략공천이 아니고 낙하산 공천이며 자기 사람 심기의 대표적인 사례다. 다른 곳도 아닌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전략공천이 이뤄졌다. 그것도 연휴 전날 심야에 전격적으로 밀어붙인 것은 공작을 일삼는 정보기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공천심사위에서 한 차례 논의도 없이 두 대표가 밀실에서 이렇게 자기사람을 공천하는 것은 21세기 민주정당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광주시민들에게 정치적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결국 안철수 대표는 자기 사람을 챙기는 대신에 새정치연합의 미래를 버렸고, 김한길 대표는 당권 유지를 위해 시민을 버린 것이다.

- 전략공천은 정치신인의 발굴과 개혁정치를 위해 때때로 필요한 것이고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천의 경우는 어떤 점에서 문제라고 보는가?
▲ 이번 공천은 전략공천이 아니다. 전략공천은 장애인이라든지, 여성이라든지 소수자를 배려하거나 또는 당내 경선에서는 다소 지지율이 떨어지지만 본선 경쟁력이 아주 높다든지 할 때 전략공천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전략공천은 필요하다.

그러나 윤장현 후보는 장애인이나 여성도 아니고, 광주에서는 본선에서 새누리당과 경쟁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오직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차원에서 공천이 이뤄졌기 때문에 전략공천이라고 볼 수 없다.

- 광역단체장의 경우 현재 광주를 제외하고는 새정치계 인물이 단 한명도 없다. 최소한 한 두 곳 정도는 민주당계가 양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새누리당에서는 17개 광역단체 중 한 군데도 전략공천을 안했다. 새정치연합도 광주를 제외하고는 한 곳도 안했다. 그런데 왜 민주화의 성지라고 불리는 광주에서, 광주시민들을 희생양으로 삼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힘들 때는 광주는 민주당의 심장이다, 어머니다 하면서 지지를 요구하면서 공천이랄지 이럴 때는 광주시민들만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에 광주시민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온 것이다.


물론 지분을 조금 요구할 수도 있다. 구의원이나 시의원 같은 경우는 다수이기 때문에. 하지만 광주시장 자리는 취임하자마자 광주 시민들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예산도 따와야 하는 자리인데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자리를 누가 광주를 발전시킬 수 있느냐 이런 측면에서 보지 않고 자기 사람 심기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은 구태정치 중에서도 구태정치다.

- 새정치계 후보들은 정치신인이 많고 조직 동원력이 약하다. 무조건 경선을 하자는 것은 새정치계를 모두 몰아내겠다는 것 아니냐는 반발도 있는데.
▲ 좋은 사람을 데려와 가지고 공정한 경선을 거쳐야지 처음부터 5:5로 해야 한다? 아니 60년 전통의 민주당과 급조된 안철수계 사람들이 5:5지분을 어떻게 맞출 수 있나? 처음부터 무리였던 것이다. 5:5로 맞추자는 것은 창당과정에서 위원회나 그런 것이나 5:5로 맞추자는 것이었지, 단체장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내 사람이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아주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 새정치계 후보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도로민주당이라는 비판도 들린다. 전략공천 외에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다고 보는가?
▲ 선출직 자리를 전리품처럼 생각해서 나눠먹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안철수가 계파 수장에서 벗어나 큰 사고를 해야 한다. 자기 사람이나 챙기려면 뭐 하러 통합했나? 그러면 안철수신당 만들어서 그 사람들 챙기면 되는 것이다.

안철수하고 민주당하고 통합하는 것의 의미는 민주 진보 진영이 하나가 돼서 분열되지 않고 2017년 정권교체 하자는 건데 이런 식으로 지방 선출직 자리를 공공연하게 나눠먹기로 한다면 어떻게 경쟁력이 생기고 어떻게 2017년 정권 교체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겠나?

- 광주는 어차피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데 현역 의원의 출마가 필요했냐는 비판도 있다. 광주시에 이 후보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 제가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이 분리되어 있었다. 그래서 안철수신당 후보를 이길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필요했고 김한길 대표 등이 나에게 강력하게 출마권유를 했다. 또 누가 가장 광주를 발전시킬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보면 지방행정은 종합행정인데, 저는 공직에서의 경험도 있고 국회에서의 의정경험도 있다. 민생이나 예산 확보 등에서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 강운태 시장과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강 시장의 경우 재임기간 광주시가 검찰로부터 다섯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했고, 측근들이 구속되는가 하면 잦은 탈당 경력까지 있다. 그런 강 시장과 연대를 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 박근혜정부가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민주주의를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북한군이 어느 날 우리를 공격하면 야권은 박근혜정부와 힘을 합쳐 대항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공천으로 광주시민들의 참정권이 빼앗길 위기에 처했으니 같이 힘을 합쳐 대항할 수밖에 없다. 물론 강운태 후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외세의 침입에는 같이 힘을 합쳐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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