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보람상조 경찰 수사, 왜?

2014.05.19 11:12:18 호수 0호

인천발 사정…4년 전 악몽 '또?'

[일요시사=경제1팀]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이 좌불안석이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심상찮은 '사정 바람'이 또 다시 회사를 덮쳐서다. '콩밥'을 먹은 적이 있는 최 회장으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인 최 회장의 속 끓는 사연을 담아봤다.



300억원대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쇠고랑을 찼던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은 2002년 12월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이후 경영에 복귀한 최 회장은 자신의 부재로 휘청거리던 회사를 재정비했다.

부당이익 있었나

상조업계 1위였던 보람상조는 프리드라이프(구 현대종합상조)에 밀린 데 이어 순위가 3위까지 떨어졌지만, 최 회장의 고군분투로 다시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남은 건 선두 재탈환. 그런데 아직 갈길 먼 최 회장이 돌발 악재를 만났다. 경찰 수사가 그것이다.

보람상조에 또 다시 '사정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한달 전부터다. 경찰은 고객들을 속여 100억원 상당을 편취한 의혹을 받고 있는 보람상조를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인천지검의 수사지휘를 받고 있는 인천 계양경찰서는 앞서 지난달 보람상조 계열사인 보람장의개발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보람상조는 보람장의개발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장례용품을 제공하면서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기존 회비에 추가로 비용을 내면 최고급 대마 수의를 제공한다고 회원들을 모집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보람상조가 이런 수법으로 100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갈 길 바쁜데…대형 악재 돌발
100억대 고객돈 편취의혹 제기

수의는 구성에 따라 크게 '평 수의'와 '가진 수의'로 나뉜다. 평 수의는 바지(치마)와 저고리 등 일부만 갖춰져 있는 것. 가진 수의는 두루마기, 도포, 저고리, 치마 등 20여 가지 안팎의 모든 구성을 말한다. 수의 가격은 종류에 따라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른다. 보람상조의 장례상품엔 기본적으로 수의가 포함돼 있다. 최고급 대마, 즉 이른바 '명품수의'는 프리미엄 상품을 제외하고 추가로 비용을 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고객들을 속여 편취한 돈을 특정 개인이 수령한 정황이 있다"며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분석이 끝나면 회사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람상조 측은 경찰 수사를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정확하게 말하면 보람상조로 수사가 들어온 게 아니고 행사 전문 관련 계열사인 보람장의개발로 수사가 들어왔다"며 설명했다.

그는 "수의로 고객들의 돈을 편취했다는 혐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수의 원산지와 가격표기 등을 홈페이지와 상담을 통해 명확하게 게재하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모를 리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장님은 단순히 보람장의개발 대표라 조사를 받고 있다.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 중인 상황이고 아직 결정 난 것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수사를 받고 있는 보람장의개발은 장례행사 지원 등 장례서비스 대행업체로, 100% 지분을 소유한 최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다.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이 회사를 둘러싸고 잡음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일반 수의를 대마로 속인 혐의
최철홍 회장 피의자 신분 조사

최 회장은 2010년 4월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보람장의개발은 최 회장의 '비자금 창구'로 지목됐다. 검찰이 밝힌 횡령 수법을 보면 문제의 보람장의개발이 등장한다. 최 회장은 개인 사업장 형태의 보람장의개발을 차려놓고 보람상조개발과 보람상조라이프, 보람상조프라임 등 영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와 독점 계약을 맺은 다음 불공정 계약을 통해 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00억원대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최 회장은 돈을 빼돌려 부동산 구입과 자녀유학 비용, 정기예금 등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당시 고객들에게 납입 받은 돈을 '쌈짓돈'처럼 쓴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다. 이후 상조업계 전반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됐다.

당초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던 최 회장은 2010년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나 2011년 1월 2심에선 횡령액이 거의 변제됐다는 점이 참작돼 징역 3년으로 감형 받았다. 그해 6월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고, 최 회장은 2012년 12월 가석방됐다.


지난해 10월엔 거액 연봉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현숙 의원(새누리당)은 건강보험공단으로 제출받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수월액 상위 50위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엔 예상대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수두룩했는데, 그중 유독 튀는 인물과 회사가 있었다. 바로 7억8000만원으로 14위에 오른 C씨다.

또 보람장의개발

그의 월급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무려 93억6000만원에 이른다. C씨 월급은 내로라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오너와 유명 CEO보다 많았다. 김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C씨가 소속된 사업장은 보람장의개발로 나타났다. 따라서 C씨는 최 회장인 것으로 추정됐다.

상조회사의 특성상 고객들이 믿고 맡긴 돈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고액 월급은 충분히 논란이 될 만했다. 그때도 보람상조 측은 "보람장의개발은 법인이 아닌 (오너의) 개인 사업체로 보람상조와 절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지금처럼 말이다.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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