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산으로 들로 자연을 만끽하려는 나들이객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이상 고온현상으로 더위가 일찍 찾아와 풀밭 작업을 시작하는 시기도 빨라지고 있으며, 진드기나 모기 등의 출현과 활동시기도 덩달아 앞당겨지고 있다. 뇌염모기의 경우 2000년대 초 5월 말이던 첫 출현시기가 현재 4월 중순까지 당겨졌다고 한다.
야외활동 후 초기 감기, 구토, 설사 증상
긴 옷 착용, 함부로 풀숲에 눕지 않기
화창한 날씨로 나들이와 야외활동 후 진드기나 모기 등을 매개로 하는 감염질환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봄철 주의해야 할 감염질환과 그 예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최근 제주도 야산 곳곳에서 ‘살인진드기’라 불렸던 ‘작은소참진드기’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진드기 매개 질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봄철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진드기로 인한 감염성 질환은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병이다.
진드기 매개 감염은?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은 ‘작은소참진드기’가 매개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난해 전국 36명의 환자가 발생해 그중 17명이나 사망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은 6〜14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전신근육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풀밭이나 야산에서 활동을 한 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원인을 진단받아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야외활동이 많은 봄철이나 성묘 가는 추석 전후에 전국적으로 발생한다. 숲이나 들쥐 등의 설치류에서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면 균이 인체 혈액과 림프(액)를 통해 전신에 퍼져 발열과 혈관염을 유발한다.
감염이 되면 보통 10~12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발한, 두통, 결막충혈, 림프절 증대,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구토, 설사 등 위장관련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초기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자칫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게 되는데, 심해지면 뇌수막염, 기관지염, 폐렴, 심근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감염자 대부분이 물린 자리에 특징적인 딱지가 생기기 때문에 야외활동 후 갑작스러운 고열증상이 나타나고 피부에 이상이 있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가도록 한다.
김종형 청심국제병원 내과과장은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과 쯔쯔가무시병 모두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외활동 시 지켜야 할 예방수칙은 다음과 같다.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들판, 풀숲에서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팔, 긴 바지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한다. △함부로 풀숲 위에서 옷을 벗거나 눕지 않는다. △풀숲에서 용변을 보지 않는다. △야외활동 후에는 착용한 옷이나 사용한 돗자리를 잘 세탁하고 몸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이외에도 해충 기피제를 뿌리고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진드기를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일본뇌염, 아이들 예방 접종에 신경써야 질병관리본부는 4월 올해 첫 일본뇌염 매개모기가 확인되어 일본뇌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은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빨간 집모기가 인체에 감염시키며 발생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전파되면 증상이 급속도로 나타난다. 고열(39~40도),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고 병이 진행되면서 의식장애, 경련, 혼수 증상에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른다. 또 회복되더라도 마비, 중추신경계 이상, 기면증, 폐렴증상 등 합병증 발생 비율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방접종 사업이 확대되면서 일본뇌염 감염환자가 거의 사라졌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매개모기에 물린 사람의 95%는 무증상이고 드문 비율로 뇌염으로 진행된다.
예방수칙 잘 지켜야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확진 환자가 34명으로 확인되었고, 그중 8명이 사망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뇌염에 대해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일반적으로 감염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잘 하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실내에서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사용하고,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새벽과 해질 무렵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한다. 만약 야외활동을 할 경우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옷, 긴 바지를 착용하도록 한다.
김종형 청심국제병원 내과과장은 “일정대로 백신을 접종하면 98%가량은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며 “최근 예방접종률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일본뇌염 예방접종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만 12세 아동은 표준 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