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김해 여중생 암매장사건 전말

2014.05.12 11:29:23 호수 0호

"죽이고 묻었다" 무서운 가출소녀들

[일요시사=사회팀]  강현석 기자=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윤모(15)양은 한 달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가출 후 비슷한 처지의 또래들과 어울렸던 윤양은 믿었던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심지어 그들은 죽은 윤양의 시체를 야산에 묻고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붙잡힌 그들은 이제 갓 열다섯을 넘긴 앳된 여중생이었다. 충격적인 범죄에 여론은 들끓었다.



여중생 4명이 함께 살던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죽인 친구의 시신을 암매장하는 등 범행 수법에서 어른 못지않은 대담함을 드러냈다.

이제 갓 15세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지난 7일 살인 등 혐의로 양모(15)양 등 여중생 4명을 조사했다고 알렸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출 후 함께 살던 윤모양이 "집에 보내달라"고 하자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 양양은 동갑내기 허모(15)양, 자퇴생 정모(14)양, 또 다른 양모(16·구속수감)양과 더불어 가출생활을 하고 있었다. 피해자 윤양은 가출 후 이들과 어울렸는데 주로 대전·대구 등지의 모텔에서 투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양양 등과 붙어 지낸 '질 나쁜 오빠'들이 있었다. 윤양과도 김해지역 선·후배 관계로 얽힌 이모(25)씨 등 20대 남성 3명은 양양 등과 소위 말하는 '가출팸'을 형성했다. 이중 이씨 등 남성 일당은 갈 곳 없는 양양 등을 이용, 돈을 벌려 했던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씨 등이 조건만남을 미끼로 돈을 갈취하는 범죄를 모의하자 윤양은 "집에 가고 싶다"며 가출팸과 선을 그으려 했다. 그러나 이씨 등은 윤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오히려 끔찍한 보복을 가했다.

지난달 10일 0시30분께 이씨 등 7명은 대구시 한 모텔 인근에 정차돼 있던 대포차량으로 윤양을 끌고 갔다. 그들은 차 안에서 주먹과 벽돌 등으로 윤양을 무참히 내리쳐 숨지게 했다.

윤양이 숨을 거두자 이씨 등은 즉각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이들은 A양의 시신을 대포차량 트렁크에 싣고 범행 장소에서 수십여㎞ 떨어진 경남 창녕군 대지면 용소리에 있는 한 야산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이씨 등은 A양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도록 암매장했다. A양의 시신은 범행으로부터 1달여가 흐른 2일 오후 4시께야 수습됐다.

지역 언론인 <경남도민일보>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3월31일 윤양의 실종을 최초 인지했다. 이날 윤양의 부모는 집 나간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윤양이 부모와 함께 다녔다는 교회 CCTV를 분석하는 한편 친구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앞서 별건으로 구속수감된 양양으로부터 윤양이 숨졌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숨진 윤양의 통화내역을 조회한 결과 윤양이 가해자 양양 등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양양과 허양, 정양을 차례로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이들은 A양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2일 전원 체포됐으며, 이틀 뒤인 4일 감금·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현재 경찰은 이씨 일당이 윤양 등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는지 여부를 집중 파악하고 있다.

가출팸 형성 조건만남 성매매 돈벌이 모의 
거절하자 집단폭행…숨지자 야산에 암매장

사건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의 범행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윤양의 죽음에 연루된 이씨 등은 범행으로부터 채 열흘이 지나지 않은 4월19일 한 남성을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1일 대전 둔산경찰서는 미성년자와의 조건만남을 미끼로 40대 남성을 모텔로 유인해 살해한 뒤 금품을 훔친 혐의(강도 살인)로 이씨 일당(3명)과 열여섯인 양양을 구속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김모(47)씨에게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미끼로 금품을 뜯어내려다가 실패하자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당시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이씨 일당은 양양에게 김씨를 유인토록 한 뒤 모텔에 투숙하면 협박하기로 공모했다. 실제로 김씨는 양양을 만나기 위해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모텔을 찾았으며, 양양과 대면했다. 그런데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김씨는 양양을 만난 직후 현장에서 도피를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 일당은 김씨를 놔주지 않았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차량에 김씨를 강제로 태우고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김씨가 의식을 잃자 이씨 일당은 김씨의 시계 등 36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질주했다. 잠시 후 김씨가 호흡을 멈추자 이들은 대전 서구 탄방동 한 공원 주차장에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 이들이 놔두고 간 차 안에서는 김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김씨도 윤양처럼 차 안에서 살해당한 것이다.

한번도 아니고…

수사 결과 양양을 포함한 이씨 일당은 몇 달 새 김해 등지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숨겨진 피해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대전교도소에 구속수감 중인 이들은 각각 범행에 가담한 정도에 따라 가중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주 사이 2명이나 죽인 '막장 가출팸'의 탈선은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중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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