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확산 연예계 초비상

2009.09.22 10:02:47 호수 0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신종 플루’ 확산으로 연예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공연, 팬미팅, 뮤직비디오 촬영, 광고 촬영 등 해외 일정이 많은 가요계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국내에선 신종 플루 여파로 각 지방자치단체 행사들이 대거 취소되기도 했지만 일본, 중국을 비롯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예정된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어 관계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가요계 공연 취소 잇따라…‘최악의 상황’ 울상
영화계 간만에 호황 주춤하지 않나 ‘노심초사’



공연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했지만 가요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대형 공연을 개최하는 데 부담을 느낀 가수들의 공연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그룹 SS501의 멤버 김현중과 안무팀 1명이 최근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아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윤도현 밴드(YB)는 오는 9월27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YB콘서트-날아라 YB’를 잠정 연기했다.

YB소속사인 다음기획의 한 관계자는 “신종 플루의 발생으로 공연 관련 업체들이 예방차원에서 행정안전부의 행사 취소 및 축소·자제에 관련한 지침을 통보 받은 상태”라며 “YB는 관객이 좀 더 원활하고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때까지 공연 개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윤도현 밴드, 콘서트 연기

그는 이어 “공연을 진행하더라도 공연장 내에 발열 감지 장치, 손 세정 장치, 공기정화 시설 등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사)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조직위원회도 신종 플루 감염 및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오는 10월1일부터 15일까지 경남 진주성 일대에서 열기로 했던 ‘2009 코리아 드라마페스티벌’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TBS교통방송 주최로 오는 9월2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09 TBS 행복콘서트-서울’ 역시 신종 플루 확산 우려로 취소됐고 주최 측은 TBS홈페이지에 콘서트 취소를 공지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행사마저 되지 않으면 아이돌이나 성인가수나 타격을 입기는 매 한가지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뾰쪽한 대책이 없다”고 허탈해 했다.

방송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이미 SBS <태양을 삼켜라>의 스태프 4명이 지난 7월 미국 현지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뒤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고, 최근에는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김현중이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드라마 해외 촬영을 앞둔 연예인이나 소속사 관계자들은 일정을 조정하거나 취소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순 해외 프로모션을 계획 중인 한 남자 연기자 역시 당초 계획을 수정할지를 놓고 소속사 관계자들과 대책 회의에 들어갔다. 소속사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해외 활동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는데 김현중의 확진 판정까지 나오자 더 우려된다”며 “아직 행사 취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만약의 경우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해외 프로모션을 확정한 연기자들은 무작정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없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오는 9월25일과 26일 양일간 일본 퍼시픽 요코하마 전시홀에서 열리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프로모션에 참석하는 현빈과 이달 말 한·일 양국에서 여행 에세이 출간 기념식을 하는 배용준은 예정대로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방송가도 신종 플루 감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MBC 새 주말드라마 <인연 만들기>에 출연하는 유진 등 일부 연기자들이 촬영을 위해 지난 7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한 상태다. 제작 관계자는 “위생에 더욱 신경을 쓰며 만일의 사태에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오는 10월8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도 비상이다. 매해 영화제 기간 동안 수십만 명이 부산에 몰리지만 올해에는 신종 플루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의식한 듯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신종 플루 간염 예방을 위해 상영관 입구에 열 감지기를 설치하고, 주요 참석자들에 손 세정제를 지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안심하고 영화를 보러 오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부산시로부터 영화제 취소에 관한 통보를 전해듣지 못했다. 하지만 신종 플루 예방차원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시와 백병원이 공동으로 신종 플루 대책팀을 구성해 의료팀을 행사 현장에 상시 대기시키고 영화 상영관 입구에는 열 감지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손세정제 8만여 개를 확보해 행사 주요 참석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심각’ 단계 땐 큰 타격

영화계는 또한 최근 <해운대>와 <국가대표>로 인해 불기 시작한 흥행 분위기가 신종 플루로 인해 주춤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극장들은 환기와 소독을 철저히 하며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CGV 한 관계자는 “한국 영화들이 선전하면서 오랜만에 극장가에 관객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종 플루가 확산되고 있어 당황스럽지만 나름대로 철저히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가을 대목을 기대하고 있는 공연업계 또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현재 ‘경계’ 단계인 신종 플루 위험경보가 ‘심각’으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심각’ 단계가 되면 정부는 1000명 이상이 모이는 공연·집회를 금지해달라는 권고를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한 공연관계자는 “실내체육관이나 시민회관 등 공연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시설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공연취소나 연기를 종용하는 요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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