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비 2009 아시아투어 ‘Legend of Rainism’

2009.09.08 10:12:09 호수 0호

다시 비에 젖은 아시아

지난 8월29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에서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의 2009 아시아투어 ‘Legend of Rainism’이 막을 올렸다. 무대를 가리고 있던 흰 천이 떨어지자 좌우 비대칭으로 된 2층 무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는 이번 무대를 통해 솔로 가수인 자신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가로 3.6m, 세로 7.2m 길이의 스크린을 양쪽에 설치했으며 무대를 마주했을 때 우측에 또 하나의 세로로 긴 스크린을 설치했다.

무대 왼쪽에는 5개의 높낮이가 다른 원통을 설치, 무대 양면을 분할해 언밸런스한 독특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전 대부분의 무대들이 대칭된 무대를 통해 안정을 추구한 반면 비는 이러한 비대칭적인 무대를 통해 기존의 관념에서 탈피해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두세 개의 곡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들이 밴드 음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비의 대부분의 곡들이 댄스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음악을 밴드곡으로 재편성, 오케스트라급의 장엄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또 이에 맞게 퍼포먼스도 화려해졌다. 기존의 히트곡들도 댄스 부분을 변형, 풍성하고 신선한, 기존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웅장한 오프닝 음악과 함께 비가 등장, ‘My Way’와 ‘Touch Ya’를 현란한 퍼포먼스와 함께 전달했다.

이어 마이클 잭슨을 ‘팝의 황제’로 만든 노래 ‘Billie Jean’이 흘러나왔다. 중절모를 쓴 비가 마이클 잭슨의 춤을 추며 관객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이 다시 살아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었다.

“내가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는 말로 고인을 추억한 바 있는 비는 완벽한 댄스 재연을 통해 팝의 황제이자 자신의 댄스 스승이었던 마이클 잭슨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장엄한 사운드·더욱 화려해진 퍼포먼스
25곡 혼자 소화… 마이클 잭슨 추모 무대


그동안 강렬한 댄스를 통해 ‘퍼포먼스의 황제’라 일컬어졌던 비지만 이번 공연에서 그는 자신의 허스키하고 독특한 음색을 통해 팬들에 대한 마음을 최대한 표출할 수 있는 각별한 무대를 마련했다.

바로 5집 수록곡인 ‘사랑이라는 건’과 ‘내 여자’ 등 감미로운 발라드 곡을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선보인 것이다. 그간 강렬한 댄스에 묻혔던 비의 특이한 음색이 팬들의 마음에 녹아들었다.

비가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보인 이런 로맨틱한 무대는 비가 단순히 ‘퍼포먼스의 황제’가 아닌 감성적인 가수임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아시아투어의 타이틀 ‘Legend of Rainism’에 걸맞게 비는 이번 공연에서 5집 수록곡 중 8곡을 선보였다. 타이틀곡인 ‘Rainism’을 밴드곡으로 각색해 선보였을 뿐 아니라 ‘Only You’와 ‘Fresh Woman’ 등도 밴드와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팬들에게 전달했다.

그 외에도 기존에 대중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Because of You’와 ‘사랑이라는 건’ ‘내 여자’ ‘My Way’ 등을 짜임새 있게 보여주면서 항상 성장을 멈추지 않는 가수임을 각인시켰다. 이번 공연에서 비는 홀로 앵콜곡까지 포함해 25곡을 선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대부분의 노래가 파워풀한 댄스곡임을 고려하면 이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하지만 비는 게스트 한 명 없이, 2시간30분여의 시간 동안 모든 노래를 혼자 소화해 내며 관객들에게 최선의 무대를 선사했다.

비는 이런 풀 타임 공연을 위해 지난 반 년 동안 체력 운동을 병행하며 공연과 같은 수준의 리허설을 매일 해 온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 번 ‘노력파’임을 확인시켰다. 이미 영어 실력을 통해 언어 습득에 재능이 있음을 보인 비는 이번에는 일본어 실력으로 관객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표했다. 비는 세 번째 곡인 ‘It’s Raining’이 끝난 뒤 “곤니찌와”(안녕하세요)라는 간단한 인사로 포문을 열었다.

그 후 모든 멘트를 일본어로 시도함으로써 공연장을 매운 일본 관객들과 하나 되는 시간을 마련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비는 지난달 29일 일본에서의 공연을 통해 2009 아시아투어 ‘Legend of Rainism’의 포문을 연 데 이어 오는 10월9일과 10일에는 한국에서 두 번의 쇼를 통해 투어의 열기를 이어가게 된다. 올림픽공원 체조 경기장에서 열릴 이 공연은 지난 투어와 같은 장소에서 3년 만에 국내 관객을 찾는다.

공연에 앞서 당일 오후 4시 열린 기자회견에는 일본 내외의 약 100개의 매체가 참여해 비의 아시아투어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일본에서는 선거가 이뤄지고 있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도가 다소 떨어진 상황에서 비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은 그 자체로 상당한 이슈다.

기자들의 질문은 주로 투어 및 영화, 드라마 계획 등에 관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아시아투어의 첫 번째 공연일인 8월29일이 얼마 전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의 생일이며 마이클 잭슨 역시 비의 생일인 6월25일 사망한 것이 질의응답 시간에 드러나 기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