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워크아웃 신청…건설경기 침체 및 '장기화' 우려

2013.10.30 13:37:03 호수 0호


[일요시사=경제2팀] 경남기업 워크아웃 신청…건설경기 침체 및 '장기화' 우려



시공 능력 순위 21위인 경남기업 워크아웃 신청 소식이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해외건설 면허 1호' 기업인 경남기업은 29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는데,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2년만에 다시 신청했다.

경남기업마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 장기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 해외 사업 적자, 공공수주 입찰 제한 등 잇딴 악재는 건설업계를 생존의 기로 위에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100대 건설사 4곳 중 1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경험했고 나머지 업체들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침체된 민간 주택사업 외 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중견업체들은 돈 될 만한 것을 내다 팔며 연명하는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이미 부동산경기 부진과 해외 저가수주의 여파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위기에 접어들었다. 올해에만 쌍용건설과 STX건설이 나란히 워크아웃에 돌입했으며,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불러오기도 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을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원을 넘었고 GS건설은 7,993억원에 이른다. 


업계는 경기한파를 넘기 위해 증자와 자산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라건설은 지난 4월 3,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SK건설도 지난 25일 4,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두산건설도 올해 초 이미 두산중공업에서 1조원의 자금을 수혈받기도 했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만기 도래한 188억원 규모 외상매출담보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것이 워크아웃 배경으로 꼽힌다.

연말까지 차입금 상환 등에 2650억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신용등급 강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은 채권단에 1000억원을 긴급 운영자금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남기업은 워크아웃 졸업 후 베트남과 스리랑카 등 해외 수주와 공공 수주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 부분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주물량과 수익성이 줄어 위기에 봉착, 지난해 당기순손실 2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경남기업은 베트남에 지은 초고층 복합건축물 '랜드마크72'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강점인 해외 사업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랜드마크72의 호텔과 사무동 등을 매각하면 9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미분양 물량이 없고 도로건설 등 해외 토목 분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일시적 자금난 해소를 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채권단은 경남기업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고 보고 운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웅 기자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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