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MB 청계재단, 기부금 재산증자용으로 전용"

2013.10.22 11:42:40 호수 0호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 ?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은 지난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장학재단인 '청계재단'이 장학금 지급 목적으로 증서를 작성하고 기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부금을 재산증자용으로 적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서울특별시교육청을 통해 청계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청계재단 운영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재단은 기부자가 장학금을 지급하는 데 쓰라며 증서를 제출한 기부금을 재단의 재산증자 목적의 적립금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멋대로 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재단의 기부금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2010년 이 전 대통령의 사돈인 조석래 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가 현금 3억원을 기부한 것을 포함해, 지난 2010년 사망한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의 미망인인 권영미씨가 기부한 101억원 상당의 주식회사 다스 주식 1만4900주와 2011년 또다시 한국타이어가 기부한 현금 3억원 등 3건이 전부다.

즉 이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작년 이후로는 기부금 납입이 중단된 상태인데, 이에 따라 이 재단이 지급하는 장학금 규모도 2010년 6억2000만원에서 2011년 5억8000만원, 2012년 4억6000만원, 올해는 4억5000만원(3/4분기 기지급액 3억 4140만원과 4/4분기 지급예정액인 1억 1380만원을 포함한 금액)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이 전 대통령의 동서인 권 씨가 작성한 기부증서에 따르면 기부목적을 "설립자의 설립취지를 생각하고 재단 발전을 위함이며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청계재단은 이 기부금을 전액 재산증자 목적의 기부수입으로 편성함으로써 거액의 기부금을 장학금 지급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기부금 수입을 편입할 때 목적사업기부로 편성하게 되면, 해당 금액은 전액 장학금 지급 등의 재단 설립목적에 따른 사업비용을 사용해야 하지만 재산증자기부로 사용하면 이 기부금을 재산으로 적립하고, 이자수입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 명의로 사돈인 조석래 회장이 기부한 6억 원의 현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부증서 작성 없이 기부금을 계좌이체로 납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기부증서가 기부자가 재단 설립자의 설립목적에 동의함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기부자가 기부금이 어떠한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할지를 밝히는 서류라는 점에서 기부의사가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기부증서를 받지 않은 부분은 절차상 미비한 점이어서 즉시 제출하도록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면서 "향후에는 기부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재단 기부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임기 중 전 재산 사회환원이라고 선전하며 요란을 떨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재단이 장학사업이라는 본연의 임무는 계속 줄여가면서 거액의 기부금을 재단 재산보전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이 전 대통령의 환원 의사와는 관계없이 세간의 의혹이 커지는 만큼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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