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소망교회 발길 끊은 이유

2013.08.26 15:01:02 호수 0호

신구 목사 간 알력 다툼에 30년 인연 뚝?

[일요시사=정치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소망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 소망교회의 인연은 특별하다. 이 전 대통령은 소망교회의 설립 초기 멤버이며, 교회 장로가 되기 위해 수년간 직접 주차봉사활동을 했을 정도로 교회 내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엔 고소영 인사(고려대·소망교회·영남)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소망교회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기도 했다. 이렇듯 소망교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소망교회를 찾지 않고 있는 진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소망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통령 내외는 퇴임 후 첫 일요일이었던 지난 3월3일 소망교회를 찾아 예배에 참석했지만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소망교회에 나오지 않았다고 소망교회 관계자는 전했다. 벌써 6개월째다.

유별난 교회사랑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소망교회는 신도 수만 7만여 명에 달하는 국내 5대 대형교회 중 하나다. 이미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교회였지만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이 전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978년부터 소망교회를 다녔다. 소망교회가 설립된 바로 다음해다.

소망교회는 1981년 현재의 부지에 자리 잡았는데 이 과정에서 교회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당시 현대건설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이 전 대통령이 교회에 지원을 해 줄 정도로 그의 소망교회 사랑은 각별했다. 또 소망교회에서 장로가 되기 위해서는 봉사활동이 중요한데, 이 전 대통령은 장로가 되기 위해 수년간 직접 주차 봉사활동을 했을 정도로 교회 내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비로소 장로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엔 이른바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소망교회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임명한 고위공직자 총 3300여명 가운데 소망교회 출신은 이경숙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을 포함해 모두 4명에 불과했다며 고소영 인사가 아니라고 적극 항변했지만 특정 교회에서 한 정권의 고위공직자가 4명이나 배출된 사실도 무척 드문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렇듯 소망교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소망교회를 찾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대통령 측은 현재 소망교회를 나오지 않고 있는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추측만이 나돌 뿐이다.

가장 유력한 설은 소망교회 내 벌어지고 있는 전임 목사와 현 목사 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설이다. 소망교회는 설립자인 곽선희 전 목사가 물러나고 2003년 김지철 현 목사가 담임을 맡으면서 신도들 사이에 파벌이 조성되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곽 전 목사는 지난 2003년 만 70세가 되면서 교회법상 정년퇴임했다. 그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 김 목사다.

곽 전 목사 측 교인들은 김 목사가 부임한 후 곽 전 목사 측 사람들을 주요 자리에서 밀어냈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1년엔 김 목사가 곽 전 목사의 비서팀에 있었던 부목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이들은 김 목사가 자신들을 갑작스럽게 해임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김 목사를 찾아왔다가 감정이 격해지자 폭행까지 저지른 것이었다. 김 목사를 폭행한 최 모 부목사는 사건 발생 석 달 전 김 목사로부터 일방적인 부목사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교회를 상대로 소송 중이었다.

이권 다툼에 교인끼리 비방하고 난투극까지
경호 어렵고 복잡한 정치상황, 개인사정 때문?

또 곽 전 목사 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김 목사의 비리 의혹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들은 "김 목사는 '상담 목사' 자리를 자신의 부인에게 넘기기 위해 부인의 경력증명서를 허위로 꾸며 목사 안수를 받도록 했다"며 또 "제2교육관을 짓겠다며 땅 구입을 독단적으로 결정해놓고 44억원짜리 땅을 70억원에 산 것처럼 위장했다"고 주장하며 김 목사를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목사 측은 "곽 전 목사 측이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기 위해 김 목사를 근거 없이 비방하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실제로 곽 전 목사는 담임목사 은퇴를 앞두고 분당에 200억 원대 교회를 지으면서 소망교회 재정으로 130억이나 지원해 변칙 세습논란에 휩싸였었다. 이 교회는 곽 목사의 아들인 곽요셉 목사가 시무할 교회였기 때문이다. 곽 전 목사는 현재 아들이 담임목사로 있는 분당 예수소망교회에서 일요일마다 설교하고 있다.

이처럼 전임 목사와 후임 목사 간의 알력 다툼이 계속 되면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양측이 연루된 크고 작은 소송만 4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소망교회 내분은 지난 3월 김 목사의 무혐의 처분 이후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때문에 소망교회에서 만난 한 신도는 "소망교회 내 갈등은 벌써 10년이 넘은 이야기다. 게다가 최근에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교회 내 갈등을 이유로 이 전 대통령 내외가 교회를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 전 목사와 소망교회의 성장을 함께 이뤄냈던 이 전 대통령인 만큼 전임목사와 현 목사 간 내분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에 다니는 것을 불편해 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일각에선 다른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전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4대강 사업이나 국정원 사건 등은 이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잦은 외부활동이 언론에 노출될 경우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이 전 대통령이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뿐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개인사무실을 마련하고 활발한 외부활동을 펼칠 것을 예고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공식일정 없이 두문불출하고 있다. 소망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닌,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숨겨진 이유는?

또 다른 주장도 있다. 소망교회는 너무 교인이 많아 이 전 대통령을 제대로 경호하기가 어려워 좀더 한적한 교회를 물색 중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 전 대통령이 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몰려드는 인파와 경호인력으로 인해 주위가 마비되다시피 해 이 전 대통령이 주민들과 교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한적한 교회를 찾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소영 내각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이 전 대통령과 소망교회의 특별한 인연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일까? 귀추가 주목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소망교회도 정권 교체 중?  
박근혜 대통령 남동생 부부에 스포트라이트

 
소망교회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에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소망교회에는 이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 부부인 박지만 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전 법무법인 새빛 대표)도 신자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 박 회장이 서 변호사와 결혼식을 올릴 때 소망교회 설립자인 곽선희 원로목사가 주례를 맡았었다. 서 변호사는 원래 불교신자였으나 결혼 후 기독교로 개종해 남편을 따라 소망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을 소망교회로 이끈 사람은 고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소망교회의 집사였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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