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관광은 여전히 소리 없이 진행 중이다. 이제는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없어졌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여전히 소주 파티로 시작되는 묻지마 관광은 하루 종일 취한 남녀들의 흐느적거리는 모습이 사라지지 않는다.
서로에게 쏟아지는 은밀한 시선과 ‘끈적’한 손길들도 여전하다. 그런데 요즘의 묻지마 관광은 예전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성업 중이다.
이들 간에도 두서너 개의 등급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남성이 참석하기위해선 일인당 최하 25만원에서 50만원 정도가 지출되는 럭셔리 묻지마 관광은 이른바 ‘섹스투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의 묻지마 관광에 소요되는 비용이 3만원에서 5만원 남짓이었음에 비교해 볼 때 1회 여행에 드는 비용이 그 몇 배를 상회하는 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되지 않는 남성들은 애초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VIP코스에서는 음식부터 세심하게 준비되고 고급스러운 펜션이 제공된다. 물론 대미는 각 커플마다 하나씩 지급되는 각방의 열쇠다. 처음부터 남녀가 짝을 맞추고 떠나기 때문에 누구든 한 사람하고는 반드시 방으로 들어가야 한다. 남녀가 함께 들어감은 물론이다.
이러한 묻지마 관광은 완전히 하나의 해방구로 정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색다른 일탈 욕구를 가진 남녀에게 묻지마 관광은 정말이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새로운 차원의 섹스 파트너 찾기다.
이러한 묻지마 관광은 대형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에서 키워드만 쳐도 금방 찾아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남녀가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관광은 외로움에 찌든 우리 세대 중년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나이트에서 부킹을 하고 낯선 남녀가 ‘번개’를 해서 서로의 성욕을 충족시키듯이 중년을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 남성과 여성들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성욕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