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저 / 문학과지성사 / 1만3000원
우리 시대의 재담꾼 이기호의 소설집 <김 박사는 누구인가?>. 제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비롯한 여덟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작가는 기억과 기억 사이의 공백을 이야기로 보수해가면서 삶과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을 규명하는 데 주력한다. 또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색조를 유지하면서도 서사와 문장의 열기를 유연하게 다스리고 있다.
이 책은 교원임용고시에 실패하고 쓸모없는 인간이 되는 것 같아 두려운 화자가 김 박사라는 인물과 상담을 주고받으며 전개되는데, 마지막에 김 박사가 누구인지 빈칸을 채워보라는 여백을 제시하는 독특한 형식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