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모크림 함부로 쓰다간 병원신세

2009.05.19 11:40:12 호수 0호

부적절한 제모크림 사용, 접촉성 피부염 위험↑

대학생 최모(22)양은 갑자기 무더워진 날씨로 그동안 잊고 있던 겨드랑이 털 제모를 하기 위해 제모크림을 발랐다. 그런데 갑자기 제모한 부위가 따끔거리고 화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용 후 웬 트러블?

혹시 제모크림을 계속 쓰다 보면 피부에 무슨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왠지 부끄러운 마음에 병원에 가는 것이 꺼려진다.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이 같은 증상은 일시적인 접촉성 피부염이므로 하루나 이틀 후면 증상이 가라앉게 되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고 민감성 피부인 사람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모크림의 원리는 설파이드나 글리콜레이트 등의 화학성분이 털을 녹이는 것이다. 이 화학성분은 털의 주성분인 케라틴을 녹이는 역할을 하지만 피부 각질층도 부드러운 케라틴으로 구성돼 있어 피부 각질층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민감성피부, 아토피, 건선 등 알레르기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피부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피부에는 피부상구균 등 세균이 살고 있는데 제모크림 등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된 경우 유해한 균이 피부 속으로 침투해 피부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이때 균이 털이 난 구멍으로 들어가면 모낭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가 건강한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제모크림에 들어있는 성분 자체가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희의료원 피부과 김낙인 교수는 “제모크림은 피부 바깥으로 자라난 털을 녹여 없애는 것으로 모근까지 뽑아내는 왁스와 달리 털이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한 번에 털을 제거하기 위해 제모크림을 바른 후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면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제모 후 털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일주일에 1~2회 이상 제모를 하게 되면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제모크림을 사용하기 전에는 제모할 부위를 청결하게 한 후 제모크림을 바르되 설명서에 나온 시간을 지켜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한다.
제모 후에는 남아 있는 크림을 잘 닦아내 피부에 남아 있는 화학 물질을 깨끗이 제거하도록 하고 로션 등의 보습제를 발라 제모 후 건조해진 피부를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

사용법 정확한 숙지 ‘중요’

한편 제모 후 염증이 생겼을 경우 차가운 생리식염수를 거즈에 적셔 씻어주고 냉찜질을 한 후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정확한 의사의 처방이 없이 약을 바르는 것은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양대학교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혹시 제모크림을 통해 피부에 트러블이 생겼을 경우에는 피부접촉검사를 통해 접촉성 피부염 혹은 알레르기 피부염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피부접촉검사는 기본 알레르기 검사까지 병행하므로 혹시 트러블이 있다면 대학병원에 가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교수는 “굳이 검사를 받지 않더라도 손목이나 겨드랑이 아래쪽에 하루에 한 번씩 일주일간 제모크림을 발라본 후에 큰 문제가 없으면 괜찮지만 부작용이 있다면 그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가정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일회적 제모로는 제모크림 외에도 왁스나 면도 등의 방법이 있다.
왁스는 끈끈한 물질을 제모할 부분에 바르고 굳은 후에 뜯어내는 것으로 지속력이 1달 정도로 길어 제모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점이 있다.

다른 방법은 없나?


그러나 물리적인 힘으로 털의 모근까지 뽑아내므로 제모크림보다는 자극이 심해 모낭염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뜨겁게 데워서 써야 하는 왁스는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족집게로 털을 뽑는 경우에도 세균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면도기를 이용한 제모 또한 칼에 의한 상처로 흉터가 생길 수 있으며 모낭에 염증을 야기할 수 있다.

면도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면도날이 너무 피부를 닿게 하지 않고 털이 누워있는 반대 방향으로 털을 제거해 모근 뿌리까지 한꺼번에 제거 되도록 한다.
BL클리닉 오수연 원장은 “제모크림이나 면도기, 왁스 등 일회적 제모 외에도 레이저를 이용한 영구 제모의 방법 등이 있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피부에는 자극이 생기기 때문에 제모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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