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막가는 A사 내홍 사연

2013.04.17 16:50:30 호수 0호

잡지만 넘기다 퇴근하는 공주님

[일요시사=경제1팀] 경영난에 빠진 A사가 잇단 악재로 쑥대밭이 되고 있다. 전 부인과 남편의 ‘불편한 동거’로 내홍을 겪더니 결국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여기에 내부 문제까지 회자되며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A사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직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A사의 속사정을 들쳐봤다.





업계 ‘원조’로 통하는 A사는 1990년대 부부가 함께 세워 1000억원대 이상 매출을 올리는 중견 브랜드로 성장했다.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하던 어느 날, 남편의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회사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

현대판 장미의 전쟁

함께 회사를 일궈낸 부인은 두고 볼 수만 없다는 생각에 남편과 이혼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경영 참여를 선언했고 부부간 경영권 다툼이 불거졌다. 당시 세 자녀들이 어머니쪽으로 손을 들어주자 남편은 회사를 떠났고 부인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이 경영권을 갖는 대신 부인의 지분을 인정하기로 하면서 남편은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러나 ‘협의 이혼’까지 마무리한 상황에서 전 부인과 남편의 ‘불편한 동거’가 얼마나 지속 되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A사는 또 다시 남편의 횡령배임설로 진통을 앓았고, 이후 경영이 어려워지며 매각 타진에 나서게 됐다. 공격적으로 늘린 사업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오히려 비용만 늘어 실적을 갉아먹은 것이다.


그러나 호조세를 보이던 매각작업 역시 순탄치 않았다. 당초 몇 개의 대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참여한 곳은 중견 업체뿐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한 대주주와 매각주관사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미루면서 입찰이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A사는 매각 가능성이 낮아지자 자체 생존을 위해 몸부림 쳤다. 조직슬림화를 위해 사업부를 50% 대폭 줄이고, 경영난 해소를 위해 사옥 매각을 추진, 최근 B사에 700억원대에 사옥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A사는 이 건물을 매각한 자금을 경영에 투입해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A사는 7월께까지 사옥 매각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매각을 추진해 왔다”며 “사옥을 팔고 빌딩 몇 개 층을 임대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사가 이렇게 회생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낙하산으로 앉혀 둔 자녀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서다. A사는 지난해 초 회사 지분을 가진 아들과 딸을 각각 과장과 대리로 입사시켰다.

이혼한 옛 부부오너 ‘불편한 동거’ 입방아
임금체불 등 경영난에도 무능 자녀들 낙하산

아들은 군대에 입대했고, 딸은 이후 회사에서 보이지 않다가 최근 차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내부에선 20대 중반의 딸에게 A사를 물려주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내부 관계자는 “대리로 입사했던 딸은 주임, 과장 절차 없이 최근 차장을 달고 나타났다”며 “일도 안하고 회사에 와서 잡지만 보고 놀다간다. 10시쯤 출근해서 퇴근도 빨라 내부에선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표가 딸에게 회사를 물려줄 계획으로 안다. 일도 안하는 딸은 경영 수업을 받는 건지 품평회, 외부 출장 등 이곳저곳을 다 따라다니는 편”이라며 “안 그래도 회사 사정이 어려운데 낙하산 딸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선이 고울 수 있겠냐”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A사의 재정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직원 월급도 밀려 있는 상태다. A사 직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2달간 임금이 밀렸고,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가 나가자 A사는 다음 날 밀린 임금을 모두 지급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2월분부터 또 다시 월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 한 직원은 “올초 부서 당 30% 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나갔다. 근무 중인 직원 월급도 2월분부터 또 밀려 있는 상황”이라며 “가끔 월급이 늦어지긴 했지만 이제는 임금체불이 반복되는 것 같아 힘들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사 직원들은 이직도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내 소문이 빨라 ‘A사 출신’이라고 하면 이직의 불이익을 받는 다는 것이다.


A사 또 다른 직원은 “업계에서 A사 출신은 심지어 ‘재수없다’는 소리까지 나온다”며 “회사가 불안정해 하루 빨리 퇴사하고 싶지만, 이런 저런 소문까지 들려와 쉽게 그만두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씁쓸해 했다.

“재수없다”고용 피해

회사와 관련해 이런 저런 내부 잡음까지 끊이지 않자 A사는 내부 입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사가 대내적으로 악재를 겪고 있어 민감한 때인 만큼, 내부 직원들 입단속으로 더 이상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차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미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