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 기념사 -열세 살 <일요시사>의 다짐

2009.05.19 09:47:01 호수 0호

참으로 각박한 시절입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신록의 계절이 돌아왔는데도 푸르름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들려오는 소식이라곤 온통 비보들뿐이니 뉘라서 감히 눈부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겠습니까.



불황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는 운신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신종 인플루엔자라는 불청객이 가뜩이나 힘에 겨운 지구촌에 일격을 가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국내 상황은 더 어수선하기 그지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족의 도덕성 파문으로 온 나라가 연일 시끄럽고, 정치권은 4월 재보선 결과를 놓고 밥그릇 싸움으로 날 새는 줄 모르는 형국입니다. 특히 검찰에 소환된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의 불명예를 안은 노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가슴은 아프다 못해 시커멓게 멍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시절이 하수상한 가운데 타블로이드판형 시사주간지의 역사와 정통성을 자랑하는 <일요시사>가 창간 13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996년 당시 불모지였던 타블로이드판형 신문시장을 개척하며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와 함께해온 <일요시사>는 이듬해 1997년 IMF체제라는 한국경제의 몰락 과정에서 큰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온 국민과 더불어 참담한 심정으로 잘 이겨냈고, 지금까지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숱한 애환과 화제를 뿌리며 애독자 여러분과 줄곧 함께해오고 있습니다.

<일요시사>의 성장 과정에는 세 차례의 대통령선거와 네 번의 국회의원 총선, 그리고 반세기 민족 분단사의 획기적 사건이었던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 역사적 사건들도 참 많았습니다.


이처럼 20세기 말과 21세기 초라는 세기적 전환기의 한가운데서 때론 권력과 재벌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두드리는 ‘목탁’처럼, 때론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는 ‘등불’처럼 정의와 진실의 파수꾼으로서의 소명을 다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소명은 <일요시사>만의 3대 편집방향 속에서 앞으로도 대한민국 역사와 영원히 함께할 것입니다.

지금 화제와 특종에 강한 정통 시사주간지 <일요시사>를 만나보십시오. 여러분은 그 속에서 다른 매체에선 느낄 수 없는 <일요시사> 만의 세 가지 감각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일요시사>에서는 향기가 풍깁니다. 신문에서 나는 진한 잉크냄새가 아닌 사람의 은은한 향기입니다.

둘째, <일요시사>에는 색깔이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고 보듬는 조화로운 색깔입니다.

셋째, <일요시사>에서는 소리가 납니다. 힘있는 자와 가진 자의 큰소리가 아닌 억울한 자와 소외된 자의 작은 목소리입니다.

<일요시사>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열세 살의 나이를 먹은 <일요시사>는 사람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에 불과한 아직은 짧은 연륜입니다. 그렇기에 삼가 조심스럽고 겸손하게, 그렇지만 불의와 부정부패에는 단호하고 자신있게 맞서 싸워나갈 것입니다.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고 가차없이 채찍질해주십시오. 반드시 애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반듯한 <일요시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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